연예인 대신 AI…지자체·페스티벌까지 번진 버추얼 홍보 전쟁[Ce:포커스]
입력 2026. 03.04. 19:36:08

플레이브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AI 버추얼 아이돌이 기업과 공공기관 홍보대사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맡아온 ‘브랜드의 얼굴’을 이제는 가상의 아티스트가 대신하는 흐름이다. 일회성 화제성을 넘어,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 실제 사례로 본 ‘공공 홍보대사’ 확산

버추얼 아이돌의 공공 영역 진출은 상징적 이벤트를 넘어 제도권 홍보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남산업진흥원은 2024년 9월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게임문화축제 ‘GXG 2024’의 공식 홍보대사로 AI 버추얼 아티스트 수비를 위촉했다. 수비는 AI 버추얼 아티스트 그룹 ‘SEASON’의 멤버로, 행사 홍보와 현장 부스 참여를 병행했다. 게임과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축제의 정체성과 캐릭터 이미지가 맞물린 사례다.

서울시는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를 ‘스타트업 서울 홍보대사’ 1호로 위촉했다. 플레이브는 청년 창업 정책 홍보 영상에서 AI·바이오·환경·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 대표로 등장해 정책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실 아티스트가 아닌 가상 아이돌을 정책 홍보 전면에 세웠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서울디자인재단 역시 디자인 행사 ‘서울디자인 2024’ 홍보대사로 SM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를 선정했다. 개막식 공연과 SNS 릴스 콘텐츠를 통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처럼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디지털 전환, 청년 정책, 창업 생태계, 문화 콘텐츠 산업 등 ‘미래 산업’과 연결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버추얼 캐릭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버추얼 아티스트의 최대 경쟁력은 안정성이다. 사생활 논란, 이미지 훼손, 스케줄 변수 등 현실 인물이 안고 있는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설정된 세계관과 캐릭터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어 장기 캠페인 운영에도 유리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고주는 예측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AI 아티스트는 통제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 페스티벌도 AI 결합…운영 효율까지

상업 이벤트 현장에서도 버추얼 캐릭터는 단순 홍보 모델을 넘어 운영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여름 음악 페스티벌 워터밤은 지난 2월 생성형 AI 기반 공식 버추얼 휴먼 제나를 론칭했다. 제나는 다국어 응대가 가능한 AI 챗봇이자 페스티벌 인플루언서로 기획됐으며, 티켓·라인업·교통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향후 버추얼 아이돌 데뷔까지 예고된 상태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마케팅을 넘어, 대규모 행사에서 폭증하는 고객 문의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운영 효율 차원의 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캐릭터가 홍보와 고객 응대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다.

워터밤 관계자는 “폭주하는 문의를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며 “제나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페스티벌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나



◆확장 가능성과 함께 따라오는 과제

그러나 확장 속도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상업 페스티벌이나 이벤트와 결합할 경우, 과도한 외형 이상화나 선정적 콘셉트가 기술을 통해 더욱 정교하게 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실 인물이라면 사회적 비판과 이미지 관리 부담이 따르지만, 가상 캐릭터는 물리적 제약이 없는 만큼 표현 수위가 쉽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노출 콘셉트 논란이 반복돼온 행사에 버추얼 캐릭터가 결합할 경우, 기술이 ‘자극성’을 증폭하는 장치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확산 구조와 맞물리면, 자극적 이미지가 빠르게 소비되고 재생산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는 중립적 기술이지만, 어떤 가치와 방향성을 담느냐에 따라 사회적 영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상업적 성공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대체가 아닌 ‘공존’의 시대

업계에서는 인간 아티스트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실 아티스트는 현장성과 서사, 즉흥성에서 강점을 갖고, 버추얼 아티스트는 확장성과 통제 가능성에서 경쟁력을 지닌다.

결국 관건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콘텐츠 전략과 운영 역량이다. AI 버추얼 아이돌이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독자적 IP(지적재산권)로 안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서울 청년창업 홍보영상 캡처, 워터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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