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고 강한' 숏폼 드라마, 성장 이면의 한계[Ce:포커스]
- 입력 2026. 03.26. 17:10:17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숏폼 드라마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5분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 모바일 중심 소비 방식에 힘입어 플랫폼 경쟁의 핵심 콘텐츠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각 드라마 포스터
무엇보다 제작 기간과 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이병헌, 이준익 감독 등 기존 영화·드라마계를 대표하는 창작자들까지 숏폼 시장에 합류하면서 흐름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지난달 숏드라마 '애 아빠는 남사친'을 선보였다. '애 아빠는 남사친'은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 육아는 함께하는 남사친·여사친의 관계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숏드라마다. 공개 이후 작품 특유의 말맛과 리듬감 있는 전개로 호평을 얻었다. 주요 앱 마켓 엔터테인먼트 무료 앱 순위 상위권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 '왕의 남자' '박열' 동주'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 역시 '아버지의 집밥'을 통해 숏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사고 이후 '요리 백지증'에 걸린 아내를 대신해 집밥을 맡게 된 남편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정진영, 이정은, 변요한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 밖에도 이상엽, 박한별, 손담비 등이 복귀작으로 숏폼 드라마를 선택했다.
이병헌-이준익 감독
이용자 반응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콘텐츠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6%가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짧아서 부담이 없다'는 응답이 76%로 가장 높았다.
시장 전망도 밝다. 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에 따르면 숏폼드라마 수익 규모는 2023년 50억 달러(약 6조 8천억 원)에서 2030년까지 260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카카오벤처스 역시 국내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를 2024년 기준 약 65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빠른 성장 속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하는 구조상 자극적인 설정과 익숙한 클리셰가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내 남자친구는 600살' '애 아빠는 남사친' '엄마의 남자' '야한 결혼' 등 일부 작품은 제목부터 비현실적 설정과 도파민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갈등과 반전을 빠르게 이어붙이는 전개가 반복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방송 관계자는 "초반 수십 초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선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가 불가피하다"라며 "이 과정에서 완성도나 서사적 깊이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이어 "숏폼 드라마가 일정 기간 시장을 주도할 순 있지만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제작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짧은 호흡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다. 빠른 성장세 속에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는 숏폼 드라마가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또 하나의 주류 포맷으로 자리 잡을 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주식회사 풀림, 레진스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