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규리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재결합…씨야 "만날 운명이었죠"[인터뷰]
- 입력 2026. 03.30. 17:40:14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그룹 씨야(남규리, 김연지, 이보람)가 어려운 길을 돌아 15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도 남을 시간. 그 시간을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원동력으로 씨야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씨야
씨야는 최근 서울 송파구 한 카페에서 신곡 '그럼에도 우린' 발매를 앞두고 셀럽미디어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씨야 멤버들은 데뷔 20주년과 15년 만의 재결합 소감을 묻자 입을 모아 "팬분들 덕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오랜 시간 변하지 않고 기다려준 팬들 덕분에 다시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
"저희가 정규 앨범 내는 건 15년 만이에요. 이런 시간이 올 거라고 막연하게 꿈은 꿨지만 현실이 될거라 상상 못 했죠. 처음 만났던 것처럼 필연적으로 결국 하나가 되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이 모든 게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요. 음악적 깊이와 성숙한 모습으로 (팬분들이) 기다려주신 만큼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요. 화합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남규리)
"20주년이라는 빅 이벤트가 있어서 준비하게 됐어요. 많은 시간이 흘렀다 보니까 팬분들이 저희를 얼마나 기다려주시는지 가늠이 되지 않더라고요. (재결합 소식이) 오픈이 되면서 큰 관심과 사랑 주셔서 감격스러웠어요.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동시에 있는 것 같아요."(김연지)
"15년이나 흘렀다는 게 사실 믿겨지지 않을 정도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죠. 팬분들이 기다려주셨기 때문에 모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이 오랜만에 녹음하면서 셋을 참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트별로 쌓아 올라가는데 목소리의 조화가 너무 좋아서, '어떻게 이렇게 뽑았지?' 싶어서 행복하더라고요. 들으시는 팬분들도 반가워하시고 행복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이보람)
씨야의 재결합은 우연처럼, 운명처럼 이뤄졌다. '슈가맨' 이후에 한번, 지난해 두번 좌초를 겪었지만, 의외로 남규리의 전화 한 통에 물꼬가 트였다고. 남규리는 "각자 회사가 있고 개인 활동을 하다보니까 현실적으로 화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전과 똑같이 안되겠구나 하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제가 혼자 행사를 하게 됐는데, 씨야 노래를 불러 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MR이 없어서 전날 밤까지 막 작업을 하는데도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연락하고 살진 않았지만 이전에 재결합 논의 과정에서 '한번 만나자' 한 적이 있어서 용기내서 보람이한테 밤 12시에 연락했어요. 'MR 좀 빌려줄 수 있냐' 물어봤더니 흔쾌히 빌려주더라고요. 급하게 다음날 행사하고 끝나자마자 보람이한테 '시간되면 밥 먹자'고 했어요. 기다렸다는 듯이 '언제 언제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만나자는거구나 싶어서 바로 만났죠. 그때 '슈가맨' 때 이뤄질 수 없었던 앨범에 대한 얘기부터 비하인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러다 보니까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고, 오해를 풀었어요. 이후에 '연지도 만나볼까?' 하고 만나고, 다 같이 만나서 얘기를 해보니까 이제는 조율해서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어요. 저희를 기획해 주시려던 분들께 말씀을 잘 드렸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남규리)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세 멤버는 씨야가 '운명'임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남규리는 "사실 씨야는 급하게 조합된 팀이었다. 저 같은 경우에는 2주 만에 합류해서 데뷔했다. 동거동락한 시간이 사실 길지 않다"라며 "그럼에도 이렇게 각자 포지션에서 정확히 본인의 장점을 살려서 조화롭게 음악할 수 있었던 건 운명이지 않았나. 저희가 꼭 만났어야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웃었다.
씨야는 2006년 1집 앨범 '여인의 향기'로 데뷔해 5년 만인 2011년 해체했다. 5년의 활동과 15년의 공백, 20년의 시간 중 3/4은 기다림이었다. 활동기의 3배가 되는 공백에도 대중과 팬이 여전히 씨야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이유는 무얼까.
"씨야가 짧고 굵었어요. 짧은 시간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곡들을 사랑해주고 계시죠. 더 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짧게 끝난 것 같아서 애틋함이 있는 것 같아요. 한번은 더 보고싶은 마음이 든 것 아닐까요? 15년이 지났어도 같은 마음이라는 게 생각하지 못했던 사랑과 응원이라서 많은 힘을 받고 있어요."(김연지)
재결합의 첫 단추인 이번 신곡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은 씨야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박근태 프로듀서가 작곡을 맡고, 세 멤버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세 멤버는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고스란히 곡에 담았다고 전했다.
"이 곡을 선공개곡으로 선정한 이유는 가사에 담겼어요. '한때 핀 꽃이 아니라 계절을 견딘 나무로'라는 가사가 있어요. 저희 꽃 피는 계절은 어릴 때 지나갔어요. 이제는 단단해진 나무가 되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팬분들께서도 이런 시기를 보내신 분도 있고 보내셔야 하는 분도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단단해진 마음으로 변함없이 노래하고 싶어요. 가장 드리고 싶은 마음을 드리고 싶었어요. 어렵게 모인만큼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진심을 보여주려면 어떤 노래를 해야하지 고민하다가 이 노래를 선정하게 됐어요"(남규리)
"박근태 작곡가님께서 저희가 오랜만에 돌아오는만큼, 기존의 음악과 요즘 트렌드를 섞어서 만들어주셨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사가 저희 이야기로 쓰여지게 돼서 조금은 다를 수 있고 도전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희의 시간들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힘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고, 진심으로 다가가서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오래오래 사랑받는 노래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커요. 씨야만의 장르가 다시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김연지)
씨야가 활동을 쉬는 동안 음악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다. 발라드 가수, 아이돌 가수, 트로트 가수가 동시에 한 음악방송에 출연하고 음원, 음반에서 비등하게 경쟁하던 시기는 지나가고 글로벌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됐다. 음악을 감상하는 플랫폼은 물론 감상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저는 멜로디가 잘 붙는 음악을 원래 선호했어요. 요즘 유행하는 영어가 많이 들어간 노래도 즐거움 줄 수 있는 음악인게 분명해요. 하지만 좋은 곡과 오래 듣고 있는 곡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오래 듣는 곡은 마음에 와닿고 흥얼거릴 수 있는, 가사가 깊이 남는 명곡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정서가 요즘 없어서 옛날 노래를 많이 찾아듣는것 같아요. 저희의 멜로디컬한 음악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조금 다른 차이를 느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봐요. 다양성이 나와야 하는 시대에 한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잖아요. 이번 곡이 잘돼서 멜로디컬하고 아이덴티티가 있는 개성 강한 아티스트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흐름이 바뀌면서 씨야의 음악도 진정성과 멜로디로 다시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남규리)
"저희끼리 농담으로 '씨야가 '케데헌'의 원조다' 했어요. 화이팅 하자는 의미로 얘기했는데, 20년이 지났어도 씨야의 음악을 여전히 많이 사랑해 주시잖아요.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음악이 많아요. 저희는 그런 음악은 아닐지 몰라도 사람들의 가슴에 오래 남는 음악이겠구나 싶어요. 저희만의 진심으로 승부를 해보고 싶어요."(이보람)
15년 만에 컴백, 완전히 달라진 음악 시장의 분위기 등 남규리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히 이야기했다.
"혼자일 때보다 셋이어서 든든한 게 있어요. 혼자일 때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다같이 하니까 너무 든든해요. 연지도 목상태가 안좋지만 든든하다, 이런 얘기 많이 했고요. 저도 어릴 때 몰랐던 것들을 지금에야 알게되는 부분이 있어요. 기댈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이 이야기하다보면 힘이 나기도 하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화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남규리)
씨야는 이번 활동을 앞두고 '씨야'라는 법인을 세우며 지속적인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남규리는 법인 설립 이유에 대해 "우리가 씨야의 주인이 되기 위해"라고 전했다. 씨야의 2막은 그 누구도 아닌 멤버들이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은지 물었다.
"팬미팅 조차도 20년 만에 처음 해요. 단독 콘서트도 한 번 밖에 안해봤어요. 씨야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온전히 사랑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그런 시간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이보람)
"이번 20주년을 통해서 많은 분들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 어떤 마음이었는지 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최대한 기다림을 채워드릴 수 있도록 많이 듣고 그 부분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얘기 나눌 수있으면 좋겠어요."(김연지)
"워낙 짧고 굵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오래 하고 싶어요 좀 더 나이가 들어서도 한번씩 모여서 할 수 있는, 학교 동창같은 노래 친구로, 우리가 모이고 싶으면 나이가 더 많이 들었어도 또 같이 노래할 수 있는 장이 있다면 너무 축복일 것 같아요."(남규리)
한편, 씨야는 30일 선공개곡 '그럼에도 우린'을 발매하고, 서울 종로구 이들스(EDLS)에서 팬미팅 'RE:BLOOM'을 개최해 팬들을 만난다.
이후 완전체 예능 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오는 5월 박근태·김도훈 프로듀서가 합류한 정규 앨범으로 본격적인 '레전드 보컬 그룹'의 귀환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남규리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4월 중으로 또 음악이 나올 거다. (선공개 곡과 정규 앨범 사이 텀이) 길지 않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귀뜸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