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묵은 ‘끝장수사’, 의외의 완성도 [씨네리뷰]
입력 2026. 04.01. 07:00:00

'끝장수사'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기대치는 낮았고, 결과는 그보다 나았다.

오는 2일 개봉하는 영화 ‘끝장수사’(감독 박철환)는 촬영을 마친 지 7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작품이다. 당초 2020년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주연배우 배성우의 음주운전 논란과 코로나19 여파가 겹치며 긴 시간 창고에 머물렀다. 이력만 놓고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영화다.

영화는 한때 잘 나가던 광역수사대 에이스였지만 사건을 말아먹고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과 명석한 두뇌와 패기로 무장한 인플루언서 출신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의 만남에서 출발한다. 성향도 방식도 전혀 맞지 않는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는 관계 속에서 파트너로 묶인다.

그러던 중 시골 교회 헌금함에서 돈을 훔친 절도범을 검거한 이들은 그가 서울 강남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하지만 이미 사건의 범인은 체포된 상태. 수상함을 감지한 재혁과 중호는 진범을 찾기 위해 서울로 향하고, 검사 미주(이솜)의 지원 아래 재수사에 나선다.

강남경찰서 형사팀과의 공조는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팀장 오민호(조한철)를 중심으로 한 형사들의 미묘한 태도 속에서 두 사람은 사건의 이면에 다른 진실이 있음을 직감한다. 하나의 사건, 두 명의 용의자. 벼랑 끝에서 물러설 수 없는 수사가 시작된다.

실제로 작품은 시작부터 익숙하다. 좌천된 형사 재혁과 신입 형사 중호가 파트너가 돼 사건을 파헤치는 구조, 투닥거리다 결국 고조하는 전개는 장르의 전형을 그대로 따른다. ‘이미 많이 본 이야기’라는 인상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그런데 의외로 이 익숙함이 단점으로만 작용하진 않는다. 이야기의 골격이 단단하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비교적 촘촘하다. 두 명의 용의자를 둘러싼 설정은 단순한 장치에 그치지 않고, 극 후반까지 긴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과하지 않은 유머가 더해지면서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배성우는 특유의 생활감 있는 연기로 극을 끌고 가고, 정가람은 거칠지만 열정적인 신입 형사의 에너지를 무난하게 풀어낸다. 두 사람의 호흡 역시 전형적이지만 그만큼 익숙하게 받아들여진다. 이솜, 윤경호, 조한철 등 조연진도 균형을 맞춘다.

다만 7년이라는 시간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캐릭터의 설정이나 일부 연출, 의상과 헤어스타일에서는 당시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지금의 트렌드와 비교하면 다소 낡게 느껴지는 지점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마주한 가장 큰 변수는 작품 밖에 있다. 주연배우의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감상 요소로 남아 있고, 이는 극 몰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완성도와 별개로 관객이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끝장수사’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영화다. 한편으로는 시간을 버티고 나온 예상 밖의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시간을 온전히 지우지 못한 흔적과 외부 논란을 함꼐 안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평가는 단순히 ‘재밌다’ 혹은 ‘아쉽다’로 나뉘기보다,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문다. 분명 기대보다 괜찮지만 그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오는 2일 개봉. 러닝타임은 97분. 15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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