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성우, ‘끝장수사’로 돌아온 이유 [인터뷰]
- 입력 2026. 04.03. 15:12:12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죄송한 마음은 계속 가지고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끝장수사' 배성우 인터뷰
긴 공백 끝에 돌아온 배우의 말은 무거웠다. 그러나 작품은 멈추지 않는다. 단돈 4만 8700원 절도 사건에서 시작된 수사가 살인사건으로 번지며 ‘진범 찾기’에 끝까지 매달리는 범죄 수사극 ‘끝장수사’(감독 박철환)가 극장가를 찾았다.
‘끝장수사’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이 신입 형사 중호와 함께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범을 쫓는 과정을 그린 범죄 수사극이다.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하나의 사건, 두 명의 용의자’라는 구조 속 반전과 추적의 재미를 전면에 내세운다.
배성우는 작품보다 먼저 자신의 시간을 꺼냈다. 오랜 시간 묶여 있던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배우에게도 부담은 컸다.
“작년에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감독님이나 제작진 분들과는 계속 만나왔지만 그런 걸 떠나서 죄송한 마음은 계속 가지고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당연한 부분이고요. 시간이 좀 지난 작품이다 보니까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앞서지만 그래도 즐겁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이 작품의 출발은 의외로 사소하다. 교회 헌금 4만 8700원 절도 사건. 그러나 수사는 곧 살인사건으로 확장된다. 배성우 역시 이 지점에서 작품의 힘을 느꼈다고 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약간 레트로한 감성이 느껴졌어요. 어릴 때 영화 보면서 느꼈던 재미 같은 게 있었고요. 무엇보다 이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이 저한테는 안정감을 줬어요. 완전히 뜬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누가 진범인가.’
그리고 그 답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특히 하나의 사건에 두 명의 용의자가 얽힌 구조 속에서, 이미 종결된 사건을 다시 뒤집는 설정이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좌천된 베테랑 형사와 재벌 3세 출신 인플루언서 신입 형사라는 극과 극 조합이 더해지며 단순한 수사극을 넘어선 버디 케미를 완성한다. 형사 버디물이라는 익숙한 장르 속에서도 배성우는 전형성을 경계했다. 특히 강조한 건 ‘자연스러움’이다.
“처음부터 전형적인 형사물로 보이지 않게 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사건은 무겁지만 너무 어둡게만 가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까 위트를 섞되 희화화는 피하자고 했죠. 억지로 웃기려고 하면 오히려 안 웃겨요. 인물이 살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재미가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연기에서도 의도가 보이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연기라고 생각하고요.”
티키타카 케미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치밀하게 준비된 결과였다. 말이 많은 대본과 배우들의 에너지가 더해지면서 장면은 계속해서 변주됐고, 애드리브 역시 무작정 던지기보다는 사전 조율을 거쳐 만들어졌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덜어내고 다시 채우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일부 장면은 예상보다 확장되기도 했다.
“대본도 말이 많은 편이었고 배우들도 다들 말이 많아서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붙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저도 애드리브를 좋아하긴 하는데 갑자기 던지는 건 지양하려고 했어요. 상대 배우들도 당황할 수 있고 감독님이 생각한 흐름을 벗어날 수도 있어서 촬영 전에 맞춰보고 들어가는 편이에요. 어떤 건 제가 주장하기도 하고 감독님이 정리해주시기도 하면서 만들어갔고, 현장에서 완성된 장면들도 많아요. 감독님이 제일 많이 한 말이 ‘하지마’였어요. 억지로 재밌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안 웃기고, 인물이 자기 삶을 열심히 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재미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사실을 밝히는 거라고 느꼈어요. 같은 형사라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익숙한 형사물의 틀을 가져오되 두 명의 용의자라는 설정과 반전을 더한 ‘끝장수사’는 한국형 수사극 특유의 ‘아는 맛’에 새로운 변주를 더한다. 이런 점에서 배성우 역시 작품의 감성을 강조했다.
“옛날에 찍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때 감성을 느끼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원래도 약간 레트로한 느낌으로 가려고 했고요. 전형성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도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했어요.”
오랜 시간 묶여 있던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그는 여러 감정을 동시에 안고 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이어간다는 기쁨과 함께 그만큼 더 신중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뒤따랐다. 복귀라는 단어보다 ‘어떻게 다시 설 것인가’에 가까운 고민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조차 저한테는 행복이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하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계속 신경 쓰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