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보기 울렸는데 안내는 없었다…뮤지컬 '스톤'이 드러낸 공연장 안전 공백 [셀럽이슈]
- 입력 2026. 04.08. 09:29:16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뮤지컬 '스톤' 공연 중 화재경보가 울려 공연이 중단된 가운데, 현장에서 별다른 안내나 대피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스톤'
7일 오후 8시에 진행된 뮤지컬 '스톤' 공연은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해 중단됐다.
관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공연 중 갑자기 화재경보가 울리기 시작했지만 별 다른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출연 배우는 무반주로 넘버를 소화하며 공연을 이어갔고, 그 와중에도 화재경보는 계속 울리고 있었다.
약 5분 뒤에서야 한 스태프가 뒤늦게 무대로 나와 공연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때도 화재경보나 대피와 관련된 안내는 전혀 없었고, 결국 영문도 모른 채 관객들은 객석에서 줄지어 빠져나왔다.
다행히 이는 화재경보기 오작동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날 '스톤' 제작사 엠제이스타피시는 공식 SNS를 통해 "7일 오후 8시 공연 중 화재경보기가 울려 공연이 중단됐다"며 "확인 결과 실제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고 시스템 오류로 인한 오작동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제작사는 "공연 관람 중 발생한 상황에 대해 큰 불안을 겪은 관객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무엇보다 관객 안전이 최우선임에도 불구하고 화재 경보 발생 직후 신속하게 공연을 중단하지 않았고, 관객분들을 대피시키지 못하고 지연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한 관객 전원에게는 110% 환불이 진행된다. 제작사 측은 "금번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향후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 안전 점검 및 극장 내 상주 스태프에 대한 안전 교육을 강화해 관객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관객들 사이에서는 공연장 안전 관리와 비상 대응 체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행히 이번 사태는 오작동으로 인한 해프닝으로 넘어갔지만, 실제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을시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이번 사고는 단순한 오작동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공연장 안전 구조 전반에 대한 우려를 남긴다.
대학로 중·소극장의 경우 구조적 한계로 인한 안전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형 공연장과 달리 출입구와 통로가 제한적이고, 200~400명에 달하는 관객이 밀집해 공연을 관람하는 환경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에 위치한 공연장도 적지 않아, 실제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뮤지컬 '스톤' 공연장인 예그린씨어터 역시 지하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현장 대응 매뉴얼의 실효성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통상 공연 시작 전 관객을 대상으로 "비상 상황 발생 시 공연장 내부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대피해 달라"는 피난 안내가 이뤄지지만, 정작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현장 인력의 적극적인 안내나 통제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행 공연법 체계는 이러한 한계를 드러낸다. 공연법 시행령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500석 미만 공연장은 공연자 대상 안전교육과 관객 피난 안내 등 최소한의 기준만 규정돼 있다. 500석 이상인 공연장의 경우에만 안전총괄책임자와 안전관리담당자를 의무적으로 두어야 한다. 이에 최소한의 규정만을 충족하는 형식적 대응으로는 실제 위기 상황에서 관객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형식적인 안내에 그칠 경우, 실제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응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번 사태는 형식적인 매뉴얼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관객들을 안전히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규정이 존재하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고, 유사한 혼란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공연장의 안전이 진정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더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엠제이스타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