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 들썩였다”…전 세계 아미 집결, 방탄소년단 ‘월드 클래스’의 귀환 [종합]
- 입력 2026. 04.11. 21:27:4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방탄소년단의 귀환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도시 전체를 흔들었다.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은 3일간 회당 4만 4천명, 총 13만 2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시작부터 압도적 스케일을 입증했다.
방탄소년단
공연 당일, 경기장 인근은 국적을 가늠하기 어려운 글로벌 팬들로 가득 찼다. 식당과 카페는 공연 시작 전부터 긴 줄이 이어졌고, 거리 곳곳은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후드티부터 렌즈 색깔까지 맞춘 팬들의 디테일은 이 공연이 단순한 소비가 아닌 ‘참여형 축제’임을 증명했다.
공연 전 흘러나온 한국 전통 가락 위에 팬들이 멤버 이름을 연호하는 장면은 이 투어가 지닌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아리랑’의 확장…무대 위에 구현된 한국적 정체성
이번 투어의 핵심은 신보 ‘아리랑’이 담고 있는 ‘뿌리와 정체성’이다.
무대 연출은 이를 시각적으로 확장했다. 경희루를 모티브로 한 정자형 파빌리온이 360도 중앙 무대에 설치됐고, 바닥은 태극 문양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건곤감리에서 영감을 받은 돌출 무대는 상징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았다.
VCR 또한 단순한 영상이 아니었다. 하늘·땅·물·불, 그리고 음양과 순수까지 총 7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멤버 각각을 상징화했다. 대형 천, 레이저, 수면처럼 퍼지는 빛, 연기 연출이 결합되며 하나의 ‘예술 설치물’에 가까운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특히 두 번째 VCR의 연리지 모티브는 팬들과의 오랜 관계를 은유적으로 풀어내며 감정선을 끌어올렸다.
◆국악·민요·탈…전통을 ‘현재형 퍼포먼스’로
무대 곳곳에는 한국 전통 요소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배치됐다.
LED 화면에는 국악과 민요가 삽입됐고, 한지 질감의 그래픽 위에 전통 문양이 더해졌다. ‘데이 돈트 노우 어바웃 어스(they don’t know ’bout us)’에서는 탈을 모티브로 한 비주얼이 활용됐고,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는 승무에서 영감을 받은 천 퍼포먼스로 구현됐다.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에서는 LED 깃발과 상모를 연상시키는 리본을 활용해 강강술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풀어냈고, ‘아이돌(IDOL)’ 무대에서는 50인의 댄서가 대형 깃발과 함께 경기장을 도는 퍼레이드로 확장된 스케일을 보여줬다.
전통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언어로 재구성됐다.
◆셋리스트의 힘…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사 구조’
공연은 신곡과 대표곡을 유기적으로 배치하며 하나의 흐름을 완성했다.
초반부는 ‘훌리건(Hooligan)’, ‘에일리언(Aliens)’, ‘달려라 방탄’으로 시작해 에너지를 끌어올렸고, 중반부 ‘페이크 러브(FAKE LOVE)’, ‘스윔(SWIM)’, ‘노멀(NOMAL)’로 감정선을 확장했다.
후반부는 ‘낫 투데이(Not Today)’부터 ‘마이크 드롭(MIC Drop)’, ‘파이어(FYA)’, ‘불타오르네’까지 이어지는 하이라이트 구간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어 ‘아이돌’ 퍼레이드로 절정을 찍은 뒤, ‘버터(Butter)’, ‘다이너마이트(Dynamite)’ 등 글로벌 히트곡으로 대중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3일 ‘아리랑’의 디럭스 바이닐을 발매했다. 이번 바이닐에는 기존 앨범에 수록된 14곡에 깜짝 신곡 ‘컴 오버’가 추가돼 총 15곡이 담겼다. ‘컴 오버(come over)’는 슈가가 프로듀싱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RM, 제이홉이 크레디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컴 오버’는 투어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지점이었다. 낯설지만 앞으로를 예고하는 선택이었다. 슈가는 “‘컴 오버’는 제가 프로듀싱한 곡이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첫날 쓴 곡이라 낯설 것이다. 차차 알아 가면 된다”라고 말했다.
◆“변하지 않은 것”…7인의 진심이 만든 엔딩
엔딩 멘트는 이번 공연의 핵심 메시지를 집약했다. 슈가는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여러분의 텐션도 높은 것 같아 오늘 너무 즐거웠다. 여러분 덕분에 이튿날, 좋은 기억 가지고 간다. 감사하고,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지민은 “여러분 재밌게 놀았냐. 오늘 비 안 와서 저기 위에 계신 분들까지 너무 잘 보인다”라며 “저희가 너무 열심히 준비했는데 비도 와서 중요한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못했던 것 같다. 저희가 투어한지 6년 반이 됐고, 앨범이 나온 지 4년이 됐다. 그동안 너무 보고 싶었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했다. 저희가 이번 투어를 준비한 것처럼 늘 여러분들에게 좋은 무대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앞으로 계속 열심히 할 거다. 저희 곁에 있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앞으로도 저희는 여러분 곁에 있겠다”라고 약속했다.
뷔는 “저는 그저께 공연 1회차를 진행하면서 너무 신나서 목을 많이 써 끝나고 나니 뒷목이 아프더라. 또 아미를 보니까 뒷목 아픔이 사라져 신기하다. 저는 80번의 엔딩 멘트를 해야 한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는데 근황을 얘기하는 게 좋겠더라. 저는 어제 샤브샤브를 먹었다. 그리고 잠은 12시 반 정도에 자서 많이 잤다. 감사하다. 사랑한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진은 “스트레스 좀 풀리셨냐. 마지막으로 소리 한 번 크게 지르고 아름답게 마무리하자”라고 했으며 RM은 “진심으로 기다려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 ‘2.0’ 제목으로 노래도 내고 많은 변화를 보여드리고 있지 않나. 중요한 건 변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저희 7명이 이 일을 서로 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저희가 여러분을 생각하는 진심이다. 여기에 가득 채워주신 걸 단 한순간도 가볍게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겸허하게 해나갈 거다. 저희가 다 서른 살이 넘었다. 독립된 개체로 15년 간 해오며 한 결정들이니 너그럽게 저희 변화를 지켜봐 주시고, 믿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정국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큰절을 올렸다. 그는 “아무 탈 없이, 멤버들 안 다치게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날씨도, 여러분들의 반응, 환호도 너무 완벽했다”면서 “최근 라이브하면서 여러분들에게 어떤 상황이든 간에 모든 팬들을 향한 마음은 진심이라는 것.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앞으로도 몸 부서져라 할 거다. 여러분들을 위해서. 여러분은 그냥 기다려주시면 제가 다양한 모습, 멋진 모습으로 보답하는 멋진 가수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슈가는 “첫 공연이 끝나고 저희끼리 이야기하며 준비를 했다. 공연을 한다고 해서 막 올라가는 게 아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어떤 좋은 감정과 추억을 만들어드릴까 생각하며 디테일하게 고민하고 맞춰보고 공연을 한다. 7명은 무대에 진심이다. 앞으로 보여드릴 무대가 많다. 최고의 무대를 계속해서 보여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월드 클래스’의 재정의…다시 시작된 거대한 물결
고양에서 시작된 이 투어는 일본 도쿄돔을 거쳐 북미·유럽·남미·아시아 34개 도시, 총 85회 공연으로 이어진다. 이미 수백만 관객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아리랑’ 투어는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K팝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방탄소년단은 그 답을 다시 무대 위에서 증명하고 있다. 이번 투어는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시대의 기록’에 가깝다.
고양에서 시작된 이 거대한 물결은 이제 전 세계로 향한다. 이미 수백만 관객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은 또 한 번 ‘월드 클래스’의 기준을 새로 쓰고 있다. 단순한 투어를 넘어 하나의 시대를 증명하는 여정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