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야면 좋노…‘짱구’가 남긴 불편한 지점 [씨네리뷰]
- 입력 2026. 04.21. 14:11: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 ‘바람’의 기억을 안고 돌아온 ‘짱구’(감독 정우, 오성호)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혹평에 휩싸였던 작품은 일부 편집 변화를 거쳐 돌아왔지만 웃음을 건지는 순간과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지점은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짱구'
부산에서 올라온 짱구(정우)는 배우라는 꿈 하나로 서울살이를 버텨내는 청춘이다. 전기세조차 밀릴 만큼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그는 수없이 오디션에 도전하지만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신다. 서툰 서울말과 꼬이는 대사,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상 속에서도 짱구는 포기 대신 다시 일어서는 쪽을 택한다.
낯선 도시에서의 삶은 연애에서도 쉽지 않다. 관계는 어긋나고 감정은 엇갈리지만 짱구는 좌절 속에서도 특유의 낙천적인 태도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넘어지면 털고 일어나고, 쪽팔리면 더 크게 웃으며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불안한 청춘의 단면을 담아낸다.
‘짱구’는 ‘바람’ 이후 10여 년의 시간을 지나 20대로 성장한 짱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정우가 주연과 함께 연출에 참여했으며 신승호, 정수정, 조범규 등이 출연한다.
앞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야외 상영 당시에는 작품 전반의 정서와 캐릭터 설정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진 바. 이후 이번 시사회에서는 일부 편집 변화가 감지되며 전반적인 호흡이 다듬어진 인상을 남긴다.
실제로 극중 짱구와 장재(신승호)의 호흡은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지점이다. 두 배우가 주고받는 대사와 상황 설정은 생활감 있는 유머로 이어지며 자품이 의도한 ‘날 것의 청춘’ 톤을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순간으로 작용한다. 친구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러운 티키타카가 웃음을 유발하며 극의 리듬을 살린다.
다만 서사의 중심축으로 자리한 민희(정수정) 캐릭터를 둘러싼 설정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인물의 감정선과 행동 변화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전개되며 캐릭터가 이야기의 기능적 장치로 소비된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특히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최근 흐름과는 결을 달리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작품 전반 역시 청추의 현실을 담아내려는 의도와 달리, 특정 설정과 배경이 과장되거나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나이트클럽, 유흥업계 등으로 구성된 환경은 인물들의 삶을 설명하기보다는 오히려 서사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정우의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성장 서사’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의미를 가진다. 오디션에 반복적으로 도전하는 과정과 실패를 견디는 청춘의 모습은 익숙한 구조 속에서도 공감 가능한 지점으로 기능한다.
결과적으로 ‘짱구’는 일부 편집을 통해 완성도를 보완했으나, 캐릭터 설정과 서사 설득력 측면에서 아쉬움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남는다. 특정 장면에서 드러나는 유머와 배우들의 호흡은 분명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이야기 전반을 끌고 가는 힘은 다소 분산된 인상을 준다. 오는 22일 극장 개봉. 러닝타임은 95분. 15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