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원필”…4년 2개월 만 ‘언필터드’, 진심으로 채운 150분 [종합]
입력 2026. 05.03. 19:15:55

데이식스 원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비가 올 듯 흐린 날씨에도 잠실실내체육관 앞은 공연 시작 전부터 팬들로 가득 찼다. 데이식스 원필의 두 번째 솔로 콘서트 ‘언필터드’ 마지막 날. 약 4년 2개월 만에 열린 단독 콘서트이자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한 이번 공연은 제목 그대로 ‘필터 없는’ 원필의 시간을 오롯이 담아냈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원필의 솔로 콘서트 ‘원필 솔로 콘서트 '언필터드'(WONPIL SOLO CONCERT 'Unpiltered')’가 사흘간 개최됐다.

공연의 시작은 강렬했다. 첫 곡 ‘톡식 러브(Toxic Love)’가 불꽃 연출과 함께 터지자, 원필은 “다 일어나 볼까요”라고 외쳤고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이어 ‘어른이 되어 버렸다’까지 쉼 없이 몰아치며 단숨에 공연장의 온도를 끌어올렸다.



오프닝 이후 원필은 “반갑습니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드디어 두 번째 솔로 콘서트로 돌아온 데이식스 원필이다. 오늘은 ‘언필터드’ 콘서트 마지막 날이다. 저도 너무 아쉽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는 앨범이다. 저는 거칠고, 마냥 잘 웃고, 귀여운 사람은 아니다. 다양한 저의 모습을 계속 보여드릴 것”이라며 이번 공연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휴지조각’, ‘지우개’, ‘그리다 보면’으로 이어진 초반부는 한층 서정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끌어당겼다. 특히 ‘그리다 보면’ 이후에는 보다 솔직한 내면을 꺼냈다. 원필은 “저는 현재진행중인 것 같다. 제가 그린 모습에서 조금은 아직 못 도달한 것 같다. 미완성인 사람 같다”라며 “여러분도 꿈꿔왔던 그림이 완성하지 못했다면 저와 함께 살아가며 완성해나갔으면 한다”라고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공연은 단순한 세트리스트 나열이 아닌, 한 편의 ‘성장 서사’처럼 구성됐다. 첫 솔로 앨범 ‘필모그래피’ 수록곡과 신보 ‘언필터드’의 전곡을 유기적으로 엮으며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비췄다. 원필은 “그때는 군 입대도 앞두고 있고, 코로나도 있어서 마음이 아픈 앨범이었다”라며 “‘언필터드’ 콘서트하면서 후련하게 털어놓고 갈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다”라고 털어놨다.



공연 중반부 ‘우리 더 걸을까’, ‘언젠가 봄은 찾아올 거야’에서는 계절과 감정을 맞물리며 공감대를 확장했다. 그는 “지금 누군가는 혼자서 외롭게 추운 겨울을 보내고 계신 분들도 있을 텐데 저는 언젠가 정말 이 곡처럼 우리에게 따뜻한 봄이 올 거라고 믿는다”라며 “지금이 너무 괴롭거나, 힘들 수 있겠지만 제가 있고, 데이식스가 있지 않나. 너무 힘들지 마라. 제가 계속 힘을 주겠다”라고 말해 객석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어 “소심하지 말기, 옆 사람 눈치 보지 말기”라는 당부와 함께 1층부터 3층까지 관객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하며 공연장을 하나로 묶었다. 야광 응원봉이 일제히 반짝이는 장관은 이날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무대는 더욱 다채로워졌다. ‘축가’, ‘사랑, 이게 맞나 봐’, ‘백만송이는 아니지만’에서는 안무까지 더해졌고, ‘피아노’ 무대에서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연출과 관객의 휴대폰 플래시가 어우러지며 감각적인 장면을 완성했다. 특히 ‘예뻤어’에서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마이데이(팬클럽명)의 떼창이 더해져 감동을 배가시켰다.



멤버들과의 연결도 인상적이었다. ‘사랑, 이게 맞나 봐’ 무대에서는 관객석에 있던 데이식스 멤버 도운이 한 소절을 부르며 특별한 순간을 만들었고, 이후 원필은 성진과 도운을 언급하며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라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원필은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 여러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다. 준비하면서 행복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이후 ‘외딴섬의 외톨이’, ‘소설 속의 작가가 되어’, ‘위시(Wish)’, 그리고 타이틀곡 ‘사랑병동’까지 이어지는 클라이맥스 구간에서는 밴드 사운드와 감정이 폭발하며 공연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원필의 솔로 콘서트는 청각에 제약이 있는 관객을 위해 배리어프리(Barrier-free) 인프라를 확충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사단법인 히어사이클과 협업해 공간의 한계 없이 오디오를 수신기로 전송할 수 있는 청취보조시스템(오라캐스트) 송수신기를 도입했다. 이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기준 최초의 청취보조시스템 시행으로써 지속가능경영 진정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공연 접근성을 높이는 실질적 변화를 이끄는 것으로 의미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원필은 “이번에 많은 걸 준비해봤다. 춤을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데이식스 공연 준비할 때도, 솔로 콘서트를 준비하면서도 너무 행복했다. 4년 전 콘서트가 아픈 손가락이라 이번엔 그저 행복하게 마이데이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두 번째 솔로 콘서트라 그런지 더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엄청 컸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틀에 박혀 있는 건 아닌가, 도전 해보고 싶었는데 ‘언필터드’ 앨범으로 새로운 저의 음악과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창작자로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니까 겸허히 담으려 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중 마이데이가 큰 힘이 됐다”라며 “데이식스에게도 너무 고맙다. 가족이자 전우 같은 느낌이 있다. 저들이 없으면 제가 없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업 올 나잇(Up All Night)’, ‘행운을 빌어 줘’, ‘스텝 아비 스텝(Step by Step)’까지 약 150분을 가득 채운 이번 공연은 ‘있는 그대로의 원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화려한 장치보다 진심, 완벽함보다 솔직함으로 채운 ‘언필터드’. 그 이름처럼 필터를 걷어낸 순간이 가장 깊이 남았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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