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고' 강미나의 멈추지 않는 욕심[인터뷰]
입력 2026. 05.04. 17:29:33

강미나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강미나가 대중이 알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 보였다.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한계를 깨부수며 낯설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넷플릭스 YA 호러 시리즈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어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받은 고등학생들이 그 저주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미나는 "공개한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사랑을 많이 주시는 것 같다. 사실 아직 실감이 잘 안 나지만 생각 이상으로 더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기리고'를 통해 수위 높은 오컬트물에 출연한 강미나는 사실 평소에 공포물을 즐겨 보지 않는다. 하지만 '기리고'라는 작품의 세계관은 그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굉장히 재미있게 봤고, 제가 제일 좋아했던 씬은 3부의 저주 공간씬이다. 제가 평소에 게임을 즐겨 하는데, 마치 그런 게임을 하는 것처럼 혼란스러운 느낌이었다. 대본을 보면 어디서는 뒤를 보라고 하고, 어디서는 보지 말라고 적혀 있었는데,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읽듯 굉장히 흥미롭게 봤었다."

또한 '기리고'에 합류하게 된 계기 역시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었다. 그는 "대본 보자마자 나리라는 캐릭터가 안쓰러웠다"며 "나리가 극적인 상황에 계속 부딪히지만 결국에는 18살 소녀지 않나. 그런 감정들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거고, 그래서 많이 이해되고 안타까웠다. 이 캐릭터로 몰입이 돼서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강미나는 나리의 감정이 뒤틀리기 시작한 지점을 초반부터 쌓아나갔다. 친구들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나리가 몰랐을 리 없다는 해석과 함께 그는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1화 첫 시작에 등교를 하면서 형욱이가 건우와 세아한테 '너네 둘 요즘 좀 이상해' 하면서 둘이 사귄다는 뉘앙스의 말을 흘린다. 사실 친구들끼리 매일 붙어다니고 건우를 좋아하는데, 두 사람이 만난다는 걸 나리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거고, 거기서부터 엇나가는 게 시작됐을 것 같다. 그 감정이 쌓이고 쌓인 뒤에 '나리한테 비밀이야'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질투가 많이 커진 것 같다. 거기서 비롯된 불안정한 감정이 귀신에게 가장 큰 먹잇감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질투에서 비롯된 애정결핍을 표현하려고 했다."

빙의 연기를 위해 준비한 디테일도 많았다. 평소 가위를 눌려본 적이 없던 강미나는 미세한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거울을 보며 직접 표정을 연습했고, 영상을 돌려보며 연구를 거듭했다.

"제가 사실 가위를 한 번도 눌려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귀신에 빙의가 되면 눈동자랑 손가락, 발가락 조금씩밖에 못 움직인다고 하더라. 침대에 누워있다가 한가해지면 거울 보면서 눈동자도 굴려보고, 가위 눌렸을 때의 이야기들을 푸는 유튜브 영상들도 많이 봤다. 영화 '서브스턴스'에서도 그렇게 묘사되는 씬들이 있어서 계속 돌려봤던 기억이 난다. 또 5회 이후로부터는 나리가 시원이에게 잠식이 된다. 거기에서는 이게 시원인지, 나리인지 헷갈리게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었던 포인트였다. 감독님께 항상 이 씬은 각 캐릭터가 몇 퍼센트인지 물어보고, 그걸 조절하면서 연기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작품 속에서 나리는 친구들 각자와 다른 관계성을 맺는다. 모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사건이 발생하는 만큼 강미나는 전사부터 생각하며 이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세아에게는 건우라는 사랑이 중간에 껴있다. 나리로서는 풋풋한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거기서 나오는 질투심이 컸을 것 같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세아가 '주말에 뭐 입을까' 물어보면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라고 하는데, 결국 그것도 세아를 긁는 거다. 그런 미묘한 기류를 계속 가져가려고 했다. 형욱이는 절대 싫어하는 게 아니다. 나리가 소원을 빌었을 때는 술김에 그런 것도 있고, '기리고'를 안 믿으니까 그냥 장난삼아 한 거다. 싫어했으면 말도 안 섞고 같이 다니지도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형욱이가 계속 유치한 말을 하니까 화를 푸는 것도 있었을 거다. 건우는 그냥 정말 사랑이었고, 하준이는 '왜 너는 나를 안 좋아하냐', '왜 세아를 좋아하냐'는 식으로 기분이 나쁜 설정을 잡았다. 모두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시기와 질투도 포함됐다."



캐릭터가 자칫 '빌런'으로만 비칠까 걱정은 없었을까. 강미나는 "사실 빌런 역을 맡고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나쁘게 나왔는데 괜찮냐'라고 물으시더라. 그래서 제가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거 아니냐며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좀 많이 못됐다고 얘기하시더라. 그때부터 시청자들이 나리를 미워할까 봐 조금은 걱정됐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강미나는 나리를 단순히 빌런이 아니라 안타까운 캐릭터로 생각했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시원이가 몸에 들어온 뒤에도 눈으로 SOS를 요청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게 끝까지 나리를 놓지 않은 부분이고, 일부러 감독님도 눈 타이트를 많이 잡아주셨다. 8회에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불안정한 감정이 터지는 씬이 나온다. 멀티미디어실에서 세아한테 너는 왜 항상 핑계만 대냐고 얘기하는데, 그 대사를 통해 시청자분들이 조금은 나리를 이해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나리는 굉장히 유리멘탈이다. 그래서 잘 휩쓸리고, 귀신들이 좋아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강미나의 새로운 변신에 팬들은 즉각 반응했다. 무서운 것을 잘 못 보는 팬들조차 "미나가 나와서 봤다"며 상반된 모습에 놀라움을 표했다고. 강미나는 "대중이 아는 제 모습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기회였는데, 잘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시즌 2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시즌2를 한다면 너무 하고 싶다. 사실 나리의 육체는 사실 7회 엔딩 부분에 아지트에서 나리가 사라지고 안 나타난다. 정신만 저주 공간에 갇혀있는 상태다. 시즌2를 하게 되고, 제가 참여하게 되면 그 부분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끝없을 열정을 드러냈다.



강미나는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이했다. 지나온 10년을 돌아보면서 그는 데뷔작 '20세기 소년소녀' 당시를 회상했다.

"내 입으로 데뷔 10년 차 아티스트라고 말할 정도로 성장했나 싶은 생각을 올해 들어 많이 하고 있다. 제가 데뷔작인 '20세기 소년소녀'에서는 감독님들이 무서워서 눈도 잘 못 마주치고 뒤에 숨어있었다. 연기적으로 질문을 해도 혼날까 봐 많이 무서워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소통하면서 모르는 게 있어도 솔직하게 물어본다. 이런 여유를 보면 조금은 성장했다고 느낀다."

지난 10년간 강미나는 다채로운 장르를 통해 얼굴을 비쳐왔다.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내가 끌리는가'와 '재미있게 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고백의 역사' 고인정도 굉장히 매력적인 친구라고 생각했고, 나리도 안타깝지만 이입이 되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끌리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녀에게 연기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연기는 항상 어려운 과제 같은데 수행했을 때 재미있다. 지금처럼 인터뷰를 하면서도 연기를 사랑한다는 걸 문득문득 느낀다. 설명을 하면서 제일 에너지가 넘친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많이 사랑한다는 걸 깨닫는다. 사실 연기는 항상 어려운 벽인데 그걸 뚫고 싶고, 욕심도 난다. 시청자분들, 관객분들에게 어떤 캐릭터가 주어져도 흡수를 잘하는 배우처럼 보이고 싶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미나의 다음 행보는 오피스물 '내일도 출근!'이다. 그는 "저의 첫 오피스물 작품"이라며 "메인커플과 달리 연하남의 매력을 느끼는 풋풋한 사랑을 한다. 나리와는 다르게 굉장히 멜로적이다. 그런 부분을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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