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풍 올라탄 방송가…야구 드라마 쏟아진다[Ce:포커스]
입력 2026. 05.18. 06:00:00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프로야구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방송가에 ‘야구 드라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MBC·SBS·tvN은 물론 OTT까지 야구를 소재로 한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단순 스포츠 소재를 넘어 청춘, 성장, 휴먼 드라마를 결합한 작품들이 줄줄이 출격하면서 야구가 방송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흥행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건 MBC다. 올해 하반기 방송 예정인 10부작 드라마 ‘너의 그라운드’는 배우 한효주와 공명이 주연을 맡았다. 2년째 재활 중인 에이스 좌완 투수가 변호사 출신 에이전트를 만나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 청춘 로맨스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을 연출한 이상엽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SBS는 프로야구팀 내부 경쟁을 전면에 내세운 ‘풀카운트’를 준비 중이다. 배우 김래원과 박훈이 출연한다. '프로야구 감독'이라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스포츠 전쟁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건 이들의 생존 투쟁기를 그린다. 내년 방송 예정이다.

tvN은 야구 드라마의 외연을 넓힌다. 내년 공개 예정인 ‘기프트’는 국내 드라마 최초로 고교 야구부를 소재로 삼았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배우 김우빈이 주연을 맡았다. 불의의 사고 이후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프로팀 코치가 고교 야구팀 감독으로 부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OTT에서도 야구 드라마 제작이 활발하다. 티빙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인 ‘써닝야구단’은 사회인 야구대회 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부남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드라마 ‘신병’ 시리즈를 연출한 민진기 감독의 신작으로, 생활밀착형 코미디와 야구를 결합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방송가가 일제히 야구 드라마 제작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스포츠 콘텐츠 소비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프로야구 중계는 물론 스포츠 예능·다큐멘터리·숏폼 콘텐츠까지 전방위적으로 흥행하면서 스포츠가 핵심 콘텐츠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KBO 리그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치솟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는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올해는 1300만 관중 시대까지 전망된다. 젊은 세대와 여성 팬 유입도 두드러진다. OTT 플랫폼 티빙은 올해 KBO 중계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으며, 20대 여성 시청자 비중이 남성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OTT의 적극적인 스포츠 콘텐츠 전략도 야구 열기를 키우고 있다. 티빙은 ‘슈퍼매치’, ‘팬덤중계’, 현장음 중계, 야구 특화 숏폼 콘텐츠 등을 강화하며 젊은 시청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야구가 단순 경기 시청을 넘어 ‘즐기는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드라마 제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2019년 방영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성공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작품은 최고 시청률 19%를 넘기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일본 리메이크까지 성사됐다. 이후 방송가에서는 ‘야구 드라마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야구는 단순 스포츠가 아니라 팬덤과 서사, 스타성을 모두 갖춘 대중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며 "젊은 여성 팬층 확대와 OTT 중심의 소비 변화가 맞물리면서 방송사와 플랫폼 모두 야구를 매력적인 드라마 소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스포츠 드라마가 선수 개인의 성장 서사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구단 운영, 코치 경쟁, 팬덤 문화, 생활 체육까지 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해졌다"며 "야구 자체가 하나의 세계관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 콘텐츠 업계에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송가 안팎에서는 야구 드라마 열풍이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프로야구 인기가 정점을 찍고 있지만, 스포츠 콘텐츠 소비와 드라마 시청이 반드시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야구는 경기 규칙과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장르인 만큼 비(非)야구 팬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스포츠 드라마는 팬층은 충성도가 높지만 대중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에서는 비슷한 소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시청자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프로야구 인기가 높다고 해서 야구 드라마가 자동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국 야구 자체보다 인물 서사와 감정선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MBC, 티빙,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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