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원→오정세 '와일드 씽', 영리한 예열…결국에 웃음 터진다[씨네리뷰]
- 입력 2026. 05.29. 06: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의 첫인상은 신선함을 넘어 다소 파격적이다. 베테랑 배우들이 선보이는 과감한 비주얼 변신이 묘한 이질감과 생경함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낯섦에 적응하는 순간, 영화가 영리하게 쌓아 올린 유쾌한 에너지가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와일드 씽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풍미했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미디 영화다.
데뷔 1년 만에 지상파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하며 정상에 올랐던 트라이앵글. 그러나 영광도 잠시, 표절 시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바닥으로 추락한 이들은 각자 살길을 찾아 흩어진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들에게 기적 같은 재결합의 기회가 찾아온다.
영화는 생계형 방송인으로 살아가는 '현우'(강동원)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전개를 맞이한다. 빚쟁이 래퍼 '상구'(엄태구), 재벌가 며느리가 된 '도미'(박지현) 등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세 사람이 동상이몽을 품고 다시 호흡을 맞추는 과정은 시작부터 난항의 연속이다. 여기에 과거 라이벌이었던 발라드 왕자 '성곤'(오정세)과 돌연 자취를 감췄던 '박대표'(신하균)까지 얽히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간다.
이 작품은 tvN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시대를 정밀하게 고증한 영화는 아니다. 시대적 분위기보다는 레트로 감성을 한 스푼 얹은 채, 과거의 스타들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르기 위해 벌이는 '우당탕탕 소동극'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그럼에도 1990년대 가요계 전성기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반가움을 선사한다. 은발 브릿지 헤어, 앞머리를 길게 내린 더듬이 스타일, 추억의 응원 풍선 등 세기말 Y2K 감성의 디테일을 비주얼로 충실하게 재현해 냈다.
무엇보다 영화의 가장 큰 무기는 관객을 그 시절로 순간 이동시키는 음악이다. 트라이앵글의 데뷔곡 'Love is'와 2집 컴백곡 'Shout it out', 그리고 성곤의 메가 히트 발라드 '니가 좋아' 등 극 중 삽입곡들은 직관적인 멜로디와 대중적인 구조를 갖췄다. 한 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중독성이 강해, 상영관을 나설 때 전 세대가 함께 흥얼거릴 만한 매력이 가득하다.
영화는 초반부터 무리하게 폭소를 유도하기보다 서서히 예열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우, 상구, 도미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파격적인 모습에 관객이 적응하고, 이들과 정서적 유대감이 쌓이는 중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참았던 웃음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온다. 억지스러운 서사로 웃음을 쥐어짜기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을 묵직하게 밀고 나가며 후반부 폭발력을 노리는 전략을 취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치트키는 오정세가 연기한 '성곤'이다. 과거 여심을 흔들던 발라드 왕자에서, 현재는 '진짜 사냥꾼'이 되어 나타난 성곤의 극과 극 반전은 압도적이다. 영화 후반부에는 그가 화면에 등장하기만 해도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올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역시 작품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춤과 랩, 군무 등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 흔적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연기 구멍 없는 베테랑들의 열연 덕분에 관객들은 초반의 낯섦을 지우고 이들의 무모한 도전을 기꺼이 응원하게 된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범람하는 요즘, 오랜만에 만나는 무해한 웃음과 레트로 향수가 반갑다. 계절감에 딱 맞는 유쾌한 에너지를 장착한 '와일드 씽'이 이번 여름 극장가에서 어떤 흥행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와일드 씽'은 오는 6월 3일 개봉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