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여름"은 옛말…'살목지'·'기리고' 봄부터 부는 '호러 열풍' [Ce:포커스]
- 입력 2026. 05.31. 07: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올 봄은 '살목지' '기리고'가 큰 인기를 끌며 공포 장르의 지평을 새롭게 열고 있다. "공포영화는 여름"이라는 공식을 찢고 '봄철 호러'가 싹튼 배경을 들여다 봤다.
살목지-기리고
과거에는 공포물은 5월 말부터 8월까지 극장에 걸리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이러한 지형도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 올해는 2월 '귀신 부르는 앱 : 영'부터 3월 '삼악도', 4월 '살목지'까지 거의 매달 새로운 공포영화가 관객들을 만났다.
호러의 힘은 '살목지'에서 터졌다. '살목지'는 개봉 직후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데 이어 누적 관객 수 320만 명을 넘기며 역대 한국 공포 영화 흥행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살목지'의 흥행을 뒷받침 한 것은 '입소문'이다. 살목지는 공포 매니아들에게는 이미 '심령사진 스팟'으로 익숙한 장소였다. 이러한 공간 위에서 쌓아올린 이야기가 작품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공포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었고,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을 모았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공포 영화는 기획이 중요한데 '살목지'가 '심야괴담회' 등에서 소개된 적도 있어 인지도가 높았다. 관객 분들이 기대를 많이 해주신 것 같다. 또 살목지에 찾아가는 발길도 늘었다고 하더라. 초반에 화제가 많이 되면서 입소문을 탄 게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다.
기리고
안방극장에서는 넷플릭스 '기리고'가 인기를 끌었다.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어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받은 고등학생들이 저주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작품은 공개된 지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4위에 오른 데 이어, 2주 차에는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물론 필리핀, 이집트, 볼리비아 등 24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글로벌 화제성을 입증했다.
'기리고'가 글로벌 인기를 끈 이유는 '신선함'이다. MZ세대의 생활에 깊이 스며든 '스마트폰' '어플' 등 최신 문화와 최근 이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샤머니즘' 열풍이 만나 신선한 K-오컬트 장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극 초반에는 학원 호러물을 전면에 내세워 K-오컬트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시청자까지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끌어들였다는 점도 글로벌 흥행의 이유로 손꼽혔다.
전소영, 백선호, 현우석, 최주은, 김시아, 이효제 등 신예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한 것 역시 '기리고'의 힘이 됐다. 눈에 익숙한 대형 배우들이 아닌 낯선 마스크들은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현실적으로 작용하며 공포감을 배가시켰다는 평이다.
살목지
봄 시즌은 극장가의 대표적인 비수기로 손꼽힌다. 극장가는 '텐트폴'이라고 불리는 기대작들이 쏟아지는 7~8월이 성수기로 여겨진다. 여름에는 서늘한 공포라는 인식은 여전히 관객들의 인식에 살아있지만,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 공포 영화와 같이 관객층이 제한된 장르가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봄으로 향한 호러의 대표주자는 '곤지암'이다. 2018년 개봉한 '곤지암'은 입소문을 타고 268만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기준 역대 한국 공포영화 흥행작 2위에 올랐다. 대형 작품 중에도 5월에 개봉한 '곡성' 2월에 개봉한 '파묘' 등이 비수기에 개봉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특히 공포 장르가 봄철을 겨냥한 장르로 각광 받는 데에는 '영 어덜트(YA)'의 힘이 있다. CGV에 따르면 '살목지' 관람객의 비율은 20대(34%)가 가장 높았다. 30대(23%), 10대(14%)로 10~30대가 관람객의 대부분(71%)을 차지했다.
실제로 영화계 관계자는 "공포영화가 반드시 여름에 나와야 한다는 공식은 팬데믹 이전부터 조금씩 깨지고 있었다"라며 "봄에 10대 학생 많은 영화, 학교다니고 친구들과 접점 영타겟 입소문 좋은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도 영향이 있는 것 같고 곤지암 등 봄에도 흥행 성적을 기록한 작품이 늘어나며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공포 장르의 행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내달 17일 '신사: 악귀의 속삭임', 24일 '눈동자'가 연달아 개봉하며 극장가의 서늘함을 이어간다.
안방극장에서는 오컬트 로맨스 드라마 '오싹한 연애'가 으스스하면서도 러블리한 매력으로 무더위를 타파할 예정이다. 1994년 방영했던 MBC 낭량특집 드라마 'M'을 원작으로 하는 'M 리부트'도 올해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살목지'), 넷플릭스('기리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