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포스가 옳았다’·‘언체인’·‘플리백’·‘이올라오스’…인간 내면 파고드는 6월 연극[#공연_라인업]
입력 2026. 06.04. 13:03:49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여름의 시작과 함께 대학로의 연극 무대가 또 다시 활기를 띤다.

두 남자의 치열한 심리전을 그린 '댄포스가 옳았다', 기억과 진실 사이를 파고드는 '언체인', 솔직하고 발칙한 고백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플리백', 그리고 전쟁 속 사랑과 희생을 그린 '이올라오스'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 위에 오른다.



◆ 두 남자의 대면 끝에 남는 질문, '댄포스가 옳았다'

장진 감독이 정통 심리극 '댄포스가 옳았다'로 관객들과 만난다.

'댄포스가 옳았다'는 12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과 천재적인 프로파일러의 일곱 번의 대면을 그린 2인 심리극이다. 제목 속의 '댄포스'는 극 중 무대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댄포스가 옳았다'라는 명제 아래 무대 위 두 인물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작품의 배경은 뉴욕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다. 철저히 격리된 공간에서 단 30분씩 허락된 일곱 번의 만남 동안 피의자의 기억과 프로파일러의 분석이 충돌하고, 그 안에서 조금씩 뒤바뀌는 주도권은 관객들을 숨 막히는 심리전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은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선보여온 장진 감독이 정통 심리극에 집중했다는 점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2016년 서보였던 연극 '얼음' 이후로 오랜만에 장진표 심리극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객관적인 데이터로 범죄자의 심리를 해부하는 천재 프로파일러 '조너스 보튼' 역에는 박건형, 최영준, 강승호가 캐스팅됐다. 또한 서늘한 이면을 감춘 연쇄살인범 '존 조우' 역에는 고상호, 김한결, 이현우가 출연해 각기 다른 매력의 심리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진 작·연출은 "두 캐릭터가 하나의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기보다 두 인물 모두에게 공감하고 동일한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며 "그것이 이번 작품의 연출적 목표"라고 전했다.

연극 '댄포스가 옳았다'는 오는 6월 12일부터 8월 30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 6년 만에 돌아온 '언체인', 기억의 틈에서 드러나는 진실

팽팽한 심리전으로 사랑받아온 연극 '언체인'이 6년 만에 돌아온다.

'언체인'은 실종된 딸 '줄리'를 둘러싸고 마주한 두 인물 사이에서 기억과 진실, 죄의식과 연민이 교차하는 과정을 그려낸 2인 심리극이다.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변화에 집중하며 긴장감을 쌓아 올린다.

특히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두 인물의 팽팽한 공방은 '언체인'만의 관전 포인트다.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는 메트로놈 소리와 제한된 공간이 만들어내는 압박감은 인물들의 불안과 긴장을 더욱 극대화한다.

이번 시즌에는 실종된 딸의 흔적을 쫓는 '마크' 역에 최호승, 양지원, 손유동이 출연하고, 흔들리는 기억 속에서 진실을 마주하는 '싱어' 역에는 최석진, 김기택, 박정혁, 강은빈이 캐스팅됐다. 특히 최석진은 2019년과 2020년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싱어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마크 역의 양지원은 "작품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어떻게 쉽고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너무 쉬워지면 작품의 매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조율하고 있다"며 "마크와 싱어, 두 배우의 밀도 높은 심리전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싱어 역의 김기택은 "기존에 좋았던 부분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새로운 연출부와 배우들, 그리고 저만의 장점을 살려 또 다른 매력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싱어는 다양한 성격을 띤 인물로 보인다. 싱어를 만나 제 안의 새로운 모습과 감정들을 깨닫고, 이를 극대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또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선을 찾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라고 준비 과정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마크 역을 맡은 배우들과 다른 작품에서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케미를 낼 것"이라며 기대 포인트를 덧붙였다.

연극 '언체인'은 오는 6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 가장 솔직하고 발칙한 고백, '플리백' 한국 상륙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사로잡은 화제작 '플리백'이 한국 초연으로 찾아온다.

연극 '플리백'은 현대인의 고독과 자기파괴적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여성 1인극이다. 주인공 '플리백'은 런던의 한 골목에서 기니피그 카페를 간신히 운영하며 충동과 실수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웃기고도 위태로운 그의 삶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그 이면에는 외로움과 죄책감, 상실의 감정이 자리하고 있다.

작품은 성적 농담과 냉소, 거침없는 유머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그 안의 외로움과 죄책감, 상실, 자기혐오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특히 주인공이 직접 관객에게 말을 거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관객은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플리백'의 비밀을 공유하는 공범이 된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김히어라, 김주연, 김규남이 주인공 플리백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하나의 인물을 각기 다른 해석으로 풀어내며 서로 다른 매력의 플리백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을 앞두고 '플리백'의 류주연 연출은 "관객은 웃다가 무너지고, 무너졌다가 다시 웃게 될 것"이라며 "플리백의 솔직한 고백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장 깊은 곳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연극 '플리백'은 오는 6월 19일부터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이올라오스', 전쟁 속 사랑의 다채로운 변주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인 정예부대 신성부대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쳐낸다.

연극 '이올라오스'는 기원전 338년 카이로네이아 전투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신념을 지닌 세 인물의 관계와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곁에 둔 이를 두고는 결코 도망치지 않는다"는 믿음 위에 세워진 신성부대의 마지막 기록을 바탕으로 사랑과 희생,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극의 중심에는 명예를 위해 가장 사적인 감정마저 전쟁의 도구로 삼는 지휘관 멜라스, 체제의 모순을 응시하는 참모 아가토, 그리고 뜨거운 신념을 품은 병사 피론이 있다. 한때 깊이 연결됐던 멜라스와 아가토의 관계는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로 균열을 맞고, 그 사이로 피론이 등장하며 세 사람의 운명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올라오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전쟁극인 동시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주되는지를 탐구할 예정이다.

멜라스 역에는 문성일, 김준식, 김재한이 캐스팅됐으며, 아가토 역은 김서환, 정서안, 신수빈이 맡는다. 이어 피론 역에는 최유현, 정태영, 윤여백이 출연해 각기 다른 조합의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올라오스' 박고은 연출은 "사랑조차 도구화되는 참혹한 전쟁 속에서 각자의 사랑이 길을 잃고, 그러면서도 다시 서로를 향한다"며 "각 인물의 감정의 전환점과 선택들을 섬세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움직임으로 표현되는 전쟁의 장면들 또한 관람 포인트가 되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랑이 어떻게 다른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가토 역의 김서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과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며 "서로를 향한 사랑은 진심이었지만, 전쟁 속에서 그 사랑이 서로에게 닿지 못한다. 희생을 강요하는 전쟁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한다는 부분이, 제가 맡은 아가토라는 인물과 비슷한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의 잔인함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안타까움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극 '이올라오스'는 오는 6월 21일부터 9월 6일까지 예스24 아트원 3관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트위스트1971 공연제작소, 콘텐츠플래닝, 브러쉬씨어터, 섬으로간나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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