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웹툰·웹소설=드라마 흥행 공식…'IP 확장' 경쟁 본격화[Ce:포커스]
입력 2026. 06.08. 06:00:00

각 작품 포스터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최근 드라마와 영화, OTT 시리즈 시장에서 웹툰·웹소설 원작 콘텐츠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인기 작품의 영상화에 그쳤다면, 이제는 주요 편성 라인업 상당수가 원작 IP 기반 작품으로 채워지는 추세다.

올해 공개된 주요 드라마와 시리즈 가운데서도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시에 원작 팬덤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화제성과 흥행 가능성이 입증되면서 제작사와 플랫폼 간 IP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 제작사들이 원작을 찾는 이유

업계가 원작 IP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기획 단계에서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웹툰과 웹소설은 독자 반응과 조회수, 매출 데이터 등이 이미 축적돼 있다. 작품성과 시장성을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이미 독자층이 형성된 작품은 투자 유치나 편성 협의 과정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한다"며 "작품에 대한 대중 반응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콘텐츠 IP 거래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원작 기반 콘텐츠를 선택하는 이유로 '원작과의 차이가 궁금해서'(38.4%), '원작 팬심 때문에'(34.6%)를 꼽았다. 원작 인지도가 초기 시청자 유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작 효율성 역시 원작 IP 선호 현상을 이끄는 배경으로 꼽힌다. 같은 조사에서 방송 업계 응답 업체의 67.9%는 기존 IP 활용 시 신규 창작 대비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답했으며, 영화 업계에서도 61%가 제작비 감소 효과를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 드라마 끝나면 원작도 다시 뜬다…IP 선순환 구조

원작 IP의 가치는 영상화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콘텐츠가 흥행하면 원작 이용자가 증가하고, 높아진 인지도는 또 다른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진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른바 'IP 선순환 구조'다.

대표적으로 '판사 이한영'은 드라마 공개 이후 원작 웹소설 다운로드 수가 방영 전보다 147배 증가했고, 동명 웹툰 조회수도 20배 이상 늘었다. '스프링 피버' 역시 드라마 공개 후 2주 동안 동명 웹툰 조회수가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공개 일주일 만에 원작 웹소설 조회수가 170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웹툰 조회수는 61배 늘었다.

'무빙', '정년이', '중증외상센터' 등도 영상화 이후 원작 이용자 유입 효과를 거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영상 콘텐츠가 원작 독자를 늘리고, 확대된 팬덤이 다시 후속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성공 사례가 잇따르면서 웹툰·웹소설 업계 역시 단순한 원작 공급을 넘어 제작 단계부터 참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은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주연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황후' 실사화를 직접 맡았다. 카카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류준열, 설경구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 역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이치하우스, 스튜디오핌과 함께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 원작 의존 심화 우려 속 당분간 이어질 IP 열풍

다만 원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흥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원작 팬덤 규모와 별개로 영상화 과정에서 캐릭터 해석이나 스토리 전개가 달라질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을 얻는 사례도 적지 않다. 원작 팬과 일반 시청자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부담 역시 존재한다.

관계자는 "원작 팬들의 기대치가 높을수록 제작진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원작을 그대로 재현해도 문제고, 각색을 많이 해도 논란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웹툰·웹소설 중심 제작 환경이 심화되면서 오리지널 IP 발굴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슷한 설정과 세계관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콘텐츠의 완성도다. 아무리 화제성을 갖춘 원작이라도 시청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반대로 원작의 매력을 영상 콘텐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한다면 또 하나의 흥행 IP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업계는 원작 기반 콘텐츠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장성을 검증받은 데다 영상화를 통해 원작과 콘텐츠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디즈니+, tvN, 티빙 제공, 각 웹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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