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카' 한 장에 수백만 원? 전용 중고거래 앱부터 랜덤 자판기까지[Ce:포커스]
- 입력 2026. 06.10. 07: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K팝 팬덤의 전유물이었던 '포토카드(포카)'가 단순한 굿즈를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리테일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포토카드는 앨범 속 부속품을 넘어 오프라인 전문 매장, 전용 중고거래 플랫폼, 그리고 이를 꾸미고 보관하는 파생 상품까지 거느린 거대 경제 생태계를 구축했다.
◆'포카' 시장, 단순 굿즈에서 독립적 리테일로
현재 포토카드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기존의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SNS 외에도 최근에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번거로운 대화 없이 쇼핑하듯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포카마켓' 같은 전용 앱이 등장해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포카마켓을 이용하는 A씨는 "앨범을 구매해도 원하는 멤버의 카드가 나오지 않을까 봐 직접 구매를 선택하게 된다"며 "카페나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편하게 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소장하고 기념품처럼 간직하고 싶어 포토카드를 수집한다"며 "요즘은 앨범마다 여러 종류의 포토카드가 랜덤으로 들어 있어 원하는 멤버의 카드를 얻기 쉽지 않기 때문에 포카마켓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C씨는 "예전과 달리 포토카드가 덕질의 상징이 된 것 같다"며 "좋아하는 아이돌의 미공개 포토카드나 럭키드로우 포토카드를 얻는 과정 자체가 팬 활동의 일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카마켓은 전문 검수를 거친 포토카드를 취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사기 위험이 적고 검색도 편리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의 풍경은 더욱 이색적이다. 홍대입구 일대에는 랜덤 포토카드를 뽑을 수 있는 자판기와 전문 매장이 들어서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이곳들은 포카를 안전하고 예쁘게 꾸미기 위한 홀더, 콜렉트북, 탑로더 등을 판매하며 팬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가격도 카테고리도 '천차만별'… 치솟는 포카 가치
포토카드 시장은 카테고리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앨범, 특전, 팬사인회, 시즌그리팅, 팬미팅, 콘서트 MD 등 희소성에 따라 거래가는 수백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형성된다. 일부 희귀 카드는 앨범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상이 고착화됐다.
실제 거래 사례도 다양하다. B씨는 멤버 유닛 포토카드를 약 2만 원에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C씨는 "입덕 전에 판매된 한정판 포토카드가 약 10만 원대에 거래되는 것을 보고 구매를 고민한 적이 있다"며 "결국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고민할 정도로 희소성이 큰 상품이었다"고 말했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전문 플랫폼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해당 서비스들은 검수팀이 입고된 카드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A씨는 "1:1 거래는 다소 번거로운 면이 있는데, 원하는 카드를 골라 즉시 구매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B씨 역시 "1대1 거래는 판매자와 연락하고 상품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빠른 구매는 그런 절차 없이 원하는 포토카드를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C씨 또한 "전문 검수를 받았다는 믿음과 사기를 당할 위험이 적다는 점 때문에 수수료가 있더라도 플랫폼 거래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 성장의 이면… 과잉 소비와 플랫폼의 딜레마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른바 '포카 드볼(모든 종류를 다 모으는 것)'을 위해 앨범을 대량 구매하는 행위가 반복되면서 과잉 소비와 환경 쓰레기 문제가 K팝 산업의 고질적인 과제로 지적된다.
특히 소비자들은 플랫폼의 상업적인 전략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A씨는 "포토카드에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팬들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해졌다"며 "플랫폼들이 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더 높은 가격 형성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일부 플랫폼의 경우 배송료 외에 구매 수량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출고비' 등을 책정하고 있어, 오히려 소비자가 더 많은 카드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구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용자들은 거래 과정에서의 피로감도 문제로 꼽았다. C씨는 "원하는 포토카드를 구하기 위해 계속 검색해야 하는 피로감이 있다"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져 생각 없이 구매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포토카드 중고 거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사기 위험을 지목했다. 그는 "입금 후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가품, 다른 상품을 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C씨는 "원하는 포토카드를 손에 넣었을 때의 만족감과 팬들끼리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은 포토카드 문화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즐거움을 위한 문화가 스트레스나 무분별한 소비를 부추기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건전한 소비 문화 정착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포카마켓 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