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서트→음악방송 출연…日 가수 내한 활동 지도 변화[Ce:포커스]
- 입력 2026. 06.15. 08: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일본 가수의 한국 내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콘서트를 열고 돌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음악방송 출연과 팬덤 구축을 아우르는 본격적인 '활동'으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요아소비
일본 가수의 내한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기점에는 2023년 이마세(imase)의 'NIGHT DANCER'가 있다. 'NIGHT DANCER'는 틱톡 댄스 챌린지를 타고 한국 음원 차트에 진입, 제이팝 최초로 멜론 일간 해외 종합 차트와 톱100 차트에 동시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이마세는 내한 쇼케이스를 열고 한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를 접하는 한국 시청자가 늘면서, OST와 주제가를 매개로 J팝 아티스트에 유입되는 경로도 함께 열렸다.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주제가 '아이돌(アイドル)'로 인기를 끈 요아소비(YOASOBI)는 2023년 9월 '엠카운트다운' 무대에 서며 한국 음악방송에 출연했고, 이후 단독 내한 콘서트로 한국을 찾으면서 흐름을 이어갔다.
2025년에는 내한 공연 규모가 더욱 커졌다. 요네즈 켄시는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회 공연에 2만 2000여 명을 동원했고, 유우리가 KSPO돔에서 2만여 명을 모았다. 나니와단시, 미세스 그린 애플, 세카이노 오와리, 아이D, 아도, 나카시마 미카 등 장르와 세대를 가로지르는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한국 무대에 섰다.
이어 스맙(SMAP) 시절부터 '김탁구'라는 애칭으로 국내 팬층을 보유해온 기무라 타쿠야의 내한 소식이 전해졌다. 기무라 타쿠야는 데뷔 38년 만에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통해 한국 팬들을 만난다. 레전드 급 아티스트의 등장은 일본 가수들의 내한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도 볼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눈에 띄게 많아진 일본 가수들의 내한과 관련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콘텐츠의 소비자층과 일본 콘텐츠의 소비자층 간의 벽이 무너지면서 일본 음악에 대한 흥미가 시작됐다"라며 "기존 케이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이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전했다.
이마세-기무라 타쿠야
유의미한 것은 늘어난 횟수 뿐이 아니다. 일본 가수들의 내한 활동의 방식도 K팝의 문법대로 바뀌고 있다. 과거 일본 가수의 내한은 공연장에서 시작해 공연장에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음악방송과 온라인 콘텐츠를 아우르는 '활동'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아티스트는 일본 걸그룹 큐티 스트리트다. 숏폼 챌린지를 통해 글로벌 Z세대를 사로잡은 큐티 스트리트는 지난 3월 첫 단독 내한 콘서트와 동시에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했다. 이후 7월 재내한 소식을 전하며 메가 히트곡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かわいいだけじゃだめですか?)' 한국어 버전을 정식 발매했다.
재내한 공연을 1달 가량 앞둔 6월 큐티 스트리트는 한국에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밋앤그릿을 통해 한국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프리큐큐(ぷりきゅきゅ)' 한국어 버전 음원을 공개하고 '뮤직뱅크'에 출연해 한층 자연스러워진 한국어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익숙한 콘텐츠 전략도 눈에 띈다. 큐티 스트리트는 '엠카운트다운' 출연 후 개인 직캠, 릴레이댄스, K팝 가수들과 챌린지 영상 등 케이팝 팬덤 생태계에서 통용되는 포맷을 적극적으로 소화하며 한국 팬층 확보에 힘쓰고 있다.
큐티 스트리트
일본 가수들이 한국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의 성장이 있다. 특히 숏폼 댄스 챌린지는 언어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일본어 가사에 대한 거부감이 옅어진 10~20대 리스너들이 J팝을 자연스럽게 소비하게 됐고, 이것이 실제 공연 수요로 이어지는 흐름이 생겼다.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글로벌 팬 플랫폼의 역할도 크다. 특히 이마세, 요아소비, 카와이랩 등이 입점한 하이브의 글로벌 팬 플랫폼 위버스는 소통 뿐만 아니라 물류, 내한 프로모션 등 다방면에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며 일본 아티스트가 한국 팬들의 니즈에 맞게 비즈니스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하고 있다.
일본 가수들이 한국을 시장 개척의 관점에서 접근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 케이팝 Way, 즉 케이팝이 전 세계를 향해 갔던 것처럼 한국을 통해 탄탄한 팬층을 만들고, 나아가 다양한 국가로 뻗어가기 위함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큐티 스트리트 소속사 아소비 시스템의 나카가와 대표는 위버스 재팬 문지수 대표와 합동 인터뷰에서 "한국 음악방송에 큐티 스트리트가 노출되면서 인도와 북미 쪽 판매량도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며 "한국에서부터 확산하는 글로벌 시장도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쿠타 리라
일본 가수들의 내한이 늘어나는 흐름은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음악 시장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케이팝이 닦아놓은 팬덤 인프라와 플랫폼 생태계, 음악방송의 글로벌 노출 효과가 결합되면서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시장을 향한 발판으로 기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숏폼 콘텐츠와 글로벌 플랫폼의 확산에 힘입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엠카운트다운' 측은 앞으로도 일본 가수들의 음악방송 출연을 기대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향후에도 지역과 장르를 넘어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출연 가능성을 두고 있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한국 음악시장의 확장을 기대케 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리벳(LIVET), Siyoung Song, Kato Shumpei, Risa Nishimura, 스타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