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준 '멋진 신세계'로 맞은 전환점…로코도 합격이에요[인터뷰]
입력 2026. 06.22. 07:20:00

허남준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멋진 신세계'는 제 인생을 바꿔주고 올라갈 수 있게끔 받쳐준 작품이다. 뱉어야 하는 대사의 양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해 나가겠다"

첫 로맨틱 코미디 주연에 나선 허남준은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차세계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데뷔 후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멋진 신세계'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꼽으며 다음 걸음을 준비 중이다.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연출 한태섭·김현우, 극본 강현주)는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깃들어 '악질'이 된 무명배우 신서리(임지연)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로 불리는 재벌 차세계(허남준)의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허남준은 극 중 냉철한 재벌 3세 차세계와 대군 이현 역을 맡아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서사를 이끌었다.

4%대 시청률로 출발한 '멋진 신세계'는 6회 만에 두 자릿수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화제성 역시 뜨거웠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가 발표한 6월 1주 차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는 임지연, 허남준, 장승조가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이 잘돼서 기분 좋게 지내고 있다. 촬영장에 있다 보면 알아봐주시는 빈도도 높아지고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온다. 순수하게 작품이 재밌을 것 같았고, 나오면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첫 로코인 만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좀 더 섬세하게 연기해야 하고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극적인 지점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아서 초반에 고민이 많았다. 같은 글을 봐도 상상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작가, 감독님께 질문을 하면서 방향과 결을 맞춰나갔다"

특히 허남준이 연기한 차세계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들과는 다른 결의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처음 대본을 접했을 당시 적지 않은 고민도 있었지만, 자칫 유치하게 비칠 수 있는 설정과 대사마저 흔들림 없는 딕션과 섬세한 완급 조절로 소화하며 자신만의 차세계를 완성했다.

"대사를 보고 아주 잠깐 한숨이 나긴 했지만 해내면 재밌겠다는 도전 의식이 생겼다. 작가님이 초반부터 써놓은 글을 봤을 때 앞으로 펼쳐질 신들이 평범하지 않았다. 평상시 친구들을 만나면 매력적인 말투들이 있다. 같이 어울리고 동기화되면서 능글거리는 말투를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말투가 도움이 돼서 어렵진 않았다. 초반에 고민했던 건 로맨스 남자 주인공이 이렇게 직설적이고 까탈스러운 말투를 써도 되나 하는 점이었다. 그런데 차세계 입장에서는 사업적으로 빨리 진행해야 하고 세상을 다 믿으면 안 된다. 이런 말투 수위 조절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작가님이 촘촘하게 설계를 잘해주셔서 뒤로 갈수록 더 매력적으로 나올 수 있지 않았나"


허남준은 이 같은 결과가 탄탄한 대본과 연출 덕분이었다고 공을 돌렸다. 곳곳에 배치된 과감한 설정과 장면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치밀하게 짜인 서사 덕분에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을 살릴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글이 딥해질 것 같으면 산뜻해지고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 작가님이 설계를 촘촘하게 잘해주셨구나 느꼈다. 대사도 그렇고 장면들도 과감하게 쓰여 있을 때 되게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려운 만큼 잘 구현하고 해내면 재밌게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글 자체가 막혀 있지도 않고 로맨스도 잘 표현돼 있어서 흥미를 느꼈다. 차세계의 대사들도 해내면 되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극이 전개될수록 사랑을 통해 변화해 가는 차세계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허남준의 코믹과 멜로를 자유롭게 오가는 연기와 세밀한 감정 표현은 캐릭터의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극의 활력을 높였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코미디는 준비할 때도 신난다. 평상시에 나라면 안 쓸 법한 말들이다. 촬영장에 가서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뻔뻔하게 해봐야지 생각한다. 모든 스태프들의 반응이 어떨까 싶어 혼자 집에서 재밌어하면서 연습하다가 좋아해주시면 뿌듯하다. 이번에 그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가장 내심 뿌듯하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다. 임지연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허남준을 만난 건 기적"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애드리브에서 탄생한 장면들 역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임지연 누나와는 결이 너무 잘 맞았다. 거기에 성격까지 너무 좋으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최대한 밝은 현장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진짜 인상 깊었다. 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힘들어도 대사 NG 내는 걸 본 적이 없다. 리허설할 때도 대충한 적이 없다. 모든 신을 미리 생각해 와서 감독님과 상의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경력도 제일 낮고 당연히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잘하는 사람이 더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배우다. 힘들 땐 장난치면서 웃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촬영에 들어갔다. 정말 축복받은 파트너였다"

두 사람의 호흡 속에서 여러 명장면이 탄생한 가운데, 허남준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은 것은 손목 키스신과 손도장 계약 장면이었다.

"다른 작품에서 손목에 키스하는 걸 본 적도 없고 처음에 이거 괜찮을까 하면서 걱정했다. 바닷가에서 촬영해서 제 소리도 작게 들렸다. 걱정했던 것에 비해 편집이 되고 음악이 들어가면서 장면이 되게 잘 나왔다고 생각했다. 3화 엔딩 같은 경우도 제가 연기한 것보다 훨씬 멋있게 나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차세계와 이현을 연기한 허남준의 스타일링 역시 눈길을 끌었다. 완벽한 슈트 차림의 재벌 3세부터 한복 차림의 이현까지, 상반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차세계는 겉으로 완벽해 보인다. 밖에서는 갑옷을 입고 다니니까 슈트를, 집안에서는 하나의 사람 같은 느낌으로 목 늘어난 반팔티를 입는 식으로 설정했다. 어릴 적부터 사랑에 대해 미성숙하고 냉혈한처럼 살아가다가 뜻밖의 사람을 만나면서 온전한 사랑을 주고받는데, 그 과정에서 미성숙한 아이 같은 모습도 나온다. 이현은 자기 감정이 절제된 어른 같은 인물이다. 특별히 어떤 걸 표현하려 하지 않았다. 묵묵히 감수하려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른 표현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의 호평과 높은 화제성을 이끈 '멋진 신세계'는 허남준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남았다. 동시에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배우로서 한층 커진 책임감도 함께 느끼고 있었다.

"'멋진 신세계'는 제 인생을 바꿔주고 올라갈 수 있게끔 받쳐준 작품이다. 모든 작품이 그랬지만 이번에도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전작들처럼 최선을 다했고, 반응이 좋아 더 기뻤던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뱉어야 하는 대사의 양만큼 책임감 있게 해내고 싶다. 그런 분들과 함께했을 때 저마저도 연기가 좋아지는 걸 느꼈다. 앞으로도 본질에 집중하며 제 일을 프로답게 해내고 싶다"

그런 그의 차기작은 2021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새 드라마 '고래별'이다. 허남준은 극 중 독립운동가 송해수 역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든 작품을 할 때마다 부담감은 있다. 웹툰 그대로 구현하려고 연기를 하기 시작하면 1차원적일 수 있다. 팬들이 원하는 니즈를 어느 정도 맞출 수는 있겠지만 다 맞춰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원작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 안에서 하는 게 베스트지만 쉽지 않다. 캐릭터와 제가 가진 매력이 맞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치솔리드,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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