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밖으로 나온 가수들…'버스킹'은 왜 다시 마케팅 카드가 됐나[Ce:포커스]
- 입력 2026. 06.24. 14: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숏폼(릴스·쇼츠·틱톡) 마케팅이 가요계의 필수 공식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역설적으로 '길거리 버스킹'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을 다시 택하는 기획사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이펙스(EPEX), 빌리(Billlie), AxMxP, 박현규, 씨야 등 다수의 아티스트가 컴백을 앞두고 한강공원이나 도심 광장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대중과 직접 호흡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정교한 편집 기술이 더해진 영상이 넘쳐나는 '디지털 홍수'의 시대, 이들이 다시 가장 날것의 라이브 현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펙스
AxMxP
◆ 숏폼 시대, '기억'을 각인시키는 버스킹의 힘
최근 가요계에서 버스킹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철저히 계산된 연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숏폼이 음악을 짧은 시간 안에 노출해 '발견'하게 만드는 창구라면, 버스킹은 관객의 오감을 자극해 음악을 '기억'하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숏폼이 음악을 발견하게 만드는 창구라면, 버스킹은 음악을 기억하게 만드는 방식"이라며 "현장에서 관객들이 촬영한 영상이 자연스럽게 숏폼 콘텐츠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기획사가 버스킹 현장을 고품질 숏폼 콘텐츠로 재가공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현장에서 관객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과 목격담은 인위적인 홍보물보다 높은 신뢰도를 지닌다. 황상훈 C9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총괄 이사는 "업로드되는 버스킹 영상은 인위적인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 콘텐츠보다 진정성 측면에서 시청 집중도와 확산력 모두 유리하다"고 말했다.
빌리
◆비용 대비 효율, 그 이상의 가치
기획사 입장에서 버스킹은 현장 세팅부터 안전 관리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전략적 투자로 평가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온라인 마케팅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마케팅을 병행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라며 "하나의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수백 개의 파생 콘텐츠가 생성되는 구조인 만큼 정량적 수치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상훈 이사 역시 "온라인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마케팅을 병행해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규
◆ '팬'과 '대중'을 동시에 잡는 소통의 장
아티스트에게도 버스킹은 특별한 경험이다. 팬덤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벤트와 달리 버스킹 현장에는 아티스트를 처음 접하는 일반 대중도 함께한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거의 없는 거리 공연에서 아티스트는 관객의 표정과 반응을 더욱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황상훈 이사는 "아이돌이 팬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많이 진행하지만, 버스킹 현장은 팬덤과 일반 대중이 함께하는 공간인 만큼 반응의 폭이 훨씬 넓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팬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대중에게는 신곡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버스킹이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버스킹은 콘서트나 음악방송 무대와는 또 다른 긴장감이 있다"며 "아티스트에게는 좋은 경험이다. 현장에서 단 한 분이라도 함께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볼 때 큰 힘을 얻는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결국 오늘날의 버스킹은 과거의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섰다. '날것의 라이브'를 갈망하는 대중의 욕구와 온라인 바이럴의 확산력을 영리하게 결합한 현대적 마케팅 기법으로 진화한 것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형태의 오프라인 프로모션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9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미스틱스토리, SM C&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