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지웅, 배재고 5·18 조롱 논란에 "광주는 한 번도 동등하지 않았다" 일침[셀럽톡]
- 입력 2026. 07.01. 17:01:49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등학교와의 경기 중 지역 비하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이와 관련해 생각을 밝혔다.
허지웅
허지웅은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80년 5월 광주 중흥동에 있었다. 육개월 아기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린 시절 광주를 떠났다가 고등학교 시절 다시 광주로 돌아갔다며 "귀향이지만 이방인이었다"며 "거기서 처음 느낀 건 무기력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머물렀던 2년 6개월 동안 자부심이나 활기 같은 건 찾지 못했다. 어디든 고루 시골이었다. 그저 조용하고 고요했다"며 "수능을 치렀던 추운 날 김대중 정권이 탄생했다. 같은 해 광주를 떠나는 금호고속 안에서 창밖으로 희망이라 부를 만한 것들을 처음 보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결국 달라진 건 없었다. 통합의 대의 아래 피해자는 더 납작하게 엎드려야 했다. 끼워줄 테니 닥치고 있어. 강요된 화해는 그렇게 작동했다"고 전했다.
허지웅은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명칭 변화에 대해 "광주 사태는 광주 학살로 광주 항쟁으로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혼란스럽게 이름을 갈아치웠다"며 "당대를 살아낸 사람들이 명칭을 혼용하는 걸 저는 이해한다. 광주는 늘 깍두기였다. 멸칭과 모욕은 일상이었다. 한 번도 피해자로 합의된 적이 없다. 서로가 살아낸 시간과 공간이 다른 만큼 담아내는 언어가 다른 건 당연하다"고 적었다.
또한 "광주에 필요한 건 연민도, 동정도 지원도 아니다. 동의다.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5월의 광주와 전라도는 여전히 조롱거리다.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은 밈으로 소비한다. 말리면 억압이라 여긴다. 맥락은 몰라도 광주는 당연한 약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광주를 조롱하는 데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 오랫동안 참았으니까 앞으로도 참을 수 있지 않으냐는, 그런데 참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거냐는 비아냥도 섞여 있다. 긴 시간 동안 광주는 구호가 아니면 조롱이었다. 한 번도 동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배재고 야구부는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된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광주제일고와 경기하던 중, 일부 배재고 선수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해당 구호는 최근 논란이 됐던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배재고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 교육을 약속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이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