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IP의 시대…금토극 경쟁·연애 예능·트로트까지 안방 장악[2026 상반기 결산]
입력 2026. 07.09. 06:00:00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2026년 상반기 방송가는 '검증된 콘텐츠'의 힘이 더욱 두드러진 시기였다. 웹툰·웹소설 원작 드라마가 플랫폼과 지상파를 가리지 않고 대거 제작됐고, SBS와 MBC의 금토극 경쟁도 한층 뜨거워졌다. 여기에 연애 예능의 꾸준한 흥행, 힐링 예능의 약진, 식지 않는 트로트 열풍까지 이어지며 장르별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 검증된 IP 전성시대…웹툰·웹소설 원작이 방송가 주류

2026년 상반기 드라마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는 단연 '검증된 IP'였다. 이미 탄탄한 팬덤과 인지도를 갖춘 웹툰·웹소설 원작이 OTT와 방송사의 핵심 콘텐츠로 떠오르며 제작 경쟁을 이끌었다.

넷플릭스는 '사냥개들 시즌2', '참교육' 등을 선보였고, 디즈니+는 '블러디 플라워'를 공개했다. 티빙과 tvN은 '유미의 세포들 시즌3', '은밀한 감사',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을 통해 장르를 확장했고, JTBC 역시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신입사원 강회장'을 편성하며 원작 IP 경쟁에 가세했다.

지상파도 예외는 아니었다. KBS는 '은애하는 도적님아', MBC는 '판사 이한영'을 편성하며 원작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미 대중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IP를 통해 제작 부담을 줄이고, 기존 팬덤을 시청층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SBS는 오리지널 극본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신이랑 법률사무소'에 이어 강현주 작가의 '멋진 신세계'까지 연이어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원작 없이도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 지상파, 금토·주말극 경쟁 치열…흥행작 잇단 탄생

2026년 상반기에도 지상파의 금토극과 주말극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SBS와 MBC는 대작과 화제작을 전면에 내세워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기 위한 경쟁을 이어갔다.

SBS는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최고 시청률 4.2%, 이하 동일), '신이랑 법률사무소'(10.0%), '오늘도 매진했습니다'(3.3%), '멋진 신세계'(11.8%) 등을 선보이며 장르물과 로맨스, 판타지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특히 '신이랑 법률사무소'와 '멋진 신세계'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견인했다.

MBC 역시 '판사 이한영'(13.6%), '찬란한 너의 계절에'(4.4%), '21세기 대군부인'(13.8%), '오십프로'(6.0%) 등을 편성해 정통 드라마부터 로맨스, 시대극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판사 이한영'과 '21세기 대군부인'은 13%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SBS '김부장'(21.6%)과 KBS2 주말 미니시리즈 '결혼의 완성'(6.4%)이 같은 시간대 경쟁을 펼치면서 KBS까지 주말극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이에 따라 금토극을 넘어 토일극까지 지상파 3사의 경쟁 구도가 더욱 뚜렷해졌다.



◆ 연애 예능은 여전히 강세…힐링 예능도 존재감

연애 리얼리티의 강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넷플릭스 '솔로지옥5', ENA·SBS Plus '나는 SOLO(나는 솔로)', SBS Plus·ENA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나솔사계)' 등은 꾸준한 화제성과 높은 온라인 반응을 이끌며 장르의 저력을 보여줬다.

반면 채널A '하트시그널5'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했다. 여기에 일부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까지 겹치면서 이전 시즌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편 자극적인 설정보다 공감과 위로를 앞세운 힐링 예능도 꾸준히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KBS2 '보검매직컬', tvN '방과 후 태리', JTBC '구기동 프렌즈', TV조선 '산골총각 영웅' 등은 편안한 웃음과 따뜻한 정서를 내세우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 식지 않는 트로트 열풍…'무명전설'도 합세

트로트의 인기는 올해도 식지 않았다. TV조선 '미스트롯4', MBN '현역가왕3', '무명전설 시즌1' 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꾸준한 시청층을 확보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의 저력을 보여줬다. 중장년층의 충성도 높은 지지는 물론, 젊은 시청자들까지 유입되면서 트로트는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음악이 아닌 대중 예능의 핵심 장르로 자리 잡았다.

참가자들의 성장 서사와 감동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신예 발굴과 스타 탄생이라는 오디션의 공식도 유효했고, 트로트는 음악 예능을 대표하는 흥행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트로트는 이제 특정 세대를 위한 장르가 아니라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콘텐츠가 됐다"며 "검증된 포맷과 충성도 높은 팬덤을 기반으로 방송사들이 앞으로도 트로트 오디션을 핵심 예능 콘텐츠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플랫폼은 달라도 콘텐츠 전략은 '검증'

2026년 상반기 방송가는 플랫폼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지만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비슷했다. 흥행성과 화제성이 검증된 작품을 적극 활용하고 장르를 다양화해 시청층을 넓히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OTT에서 먼저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콘텐츠를 TV 채널로 확대 편성하는 사례도 잇따르며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OTT 오리지널의 TV 편성이다.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는 지난달 6일부터 tvN에서 방송 중이며,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엑스(X)'도 지난 6일부터 tvN 토일드라마로 편성됐다. 디즈니+ 오리지널 '킬러들의 쇼핑몰' 역시 지난 3일부터 MBC 금토드라마로 방송되고 있다. 앞서 MBC는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과 '카지노'를 편성하며 OTT 화제작을 지상파로 확장하는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질수록 중요한 것은 공개 플랫폼보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었다. OTT와 방송사는 각자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이미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한 작품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 반응이 확인된 작품은 제작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기존 팬덤과 신규 시청자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며 "플랫폼이 달라도 결국 좋은 콘텐츠는 여러 창구를 통해 다시 소비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해당 프로그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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