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감동에 더해진 무대 위 생동감…뮤지컬 '유미의 세포들'[리뷰]
입력 2026. 07.14. 19:20:05

유미의 세포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메가 히트 IP '유미의 세포들'이 이번에는 뮤지컬로 변신했다. 드라마에서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됐던 현실세계와 세포마을은 어떻게 한 무대에 펼쳐졌을까.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하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된 '유미의 세포들'은 5년 간의 긴 기획 및 개발 과정 끝에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512화라는 방대한 원작 웹툰의 내용 중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유미와 웅의 이별 과정을 다룬다. 유미는 홍보팀 이직 제안을 받고 고민하는 한편, 웅의 오랜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새이를 만나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함께 비상사태를 맞은 세포마을은 프라임 세포인 사랑세포의 지시에 따라 유미와 웅의 이별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뮤지컬에는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오리지널 캐릭터 109세포가 등장해 또 다른 서사를 그린다. 109세포는 이름이 없는 견습 세포로, 어느날 갑자기 유미의 세포 마을에 나타나 균열을 가지고 오는 캐릭터다.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세포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109세포의 여정은 원작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작품은 유미의 서사보다 109세포와 사랑세포의 갈등을 중심으로 세포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방점이 찍혀 있다. 프라임 세포인 사랑세포는 유미의 우선순위에 얽매이지 않는 109세포를 견제하고, 109세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미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자신의 이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연애, 이직 등 유미가 가진 현실적인 고민과 109세포의 존재론적인 고뇌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다룬다.


유미의 세상과 세포들의 세상이 병치되는 작품인 만큼 무대 위에서 두 세계가 어떻게 표현될지가 관전포인트였다. 이는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IP가 가진 고유한 특징이기도 해서, 드라마 제작 당시에도 가장 큰 도전으로 꼽혔던 부분이다.

뮤지컬에서는 '사랑' '이성' '감성' '불안' '명탐정' 등 각각의 이름을 가진 세포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의상과 분장, 캐릭터에 완벽하게 빙의된 연기로 어색함 없이 세포마을을 그려낸다.

무대 위에 펼쳐진 세포마을에 대한 첫 감상은 "멜라토닌 먹고 꾼 꿈 같다"였다. 놀이동산의 퍼레이드처럼 펼쳐지는 '우리가 만드는 세상'부터 응큼세포와 함께 하는 '응큼파티' 등 중독성 있는 넘버들과 함께 빠르게 진행되는 서사에 관객들은 낯설음을 느끼면서도 세포들의 세계로 흠뻑 빠져든다.

아기자기한 세포들의 분장과 유치한 듯한 가사가 어린이 뮤지컬 같은 인상을 준다. 그러면서도 작품이 다루는 주제와 곳곳에 배치된 응큼한 농담들은 어른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불협화음 같은 매력에 웃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무대 위 '유미의 세포들'은 더 깊은 감동을 준다. 타인이 아닌 자신의 세포들과 함께 스스로 성장하는 유미의 서사가 주는 뭉클함은 '유미의 세포들'이 가진 강력한 힘이다. 뮤지컬은 오직 유미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세포들의 모습을 배우들 통해 사실적으로 보여줘 감정을 배가시킨다.

세포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나의 세포들'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도 한몫한다. 작품을 '유미'라는 타인이 아닌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되는 시점에 찾아오는 위로는 앞서 이야기한 원작의 감동을 넘어선다. 그리고 유미를 위하기만 했던 세포들에 대한 찬사로 이어지며 따뜻함은 배가된다.


109세포 역을 맡은 최재림은 그간 선보인 무게있는 모습을 내려놓고 180도 다른 매력을 뽐낸다. 프레스콜 당시 최재림은 "견습을 빌미로 어리숙함과 귀여운 척을 하고 있다"라고 스스로 밝힌 바, 극강의 귀여움을 장착한 109세포로 분했다. 동시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과 유미를 위한 애정에 있어서는 진지한 모습을 잃지 않으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유리아는 사랑스러운 외형과 폭풍같은 가창력, 카리스마를 겸비한 사랑 세포로 변신했다. 오직 사랑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며 때로는 독단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끝내 유미와 함께 성장하며 작품의 감동을 더한다.

2023년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이후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김예원은 적은 분량에도 캐릭터의 감정선을 끝까지 유지하며 '유미의 세포들'의 큰 틀이 된다. 현실에서는 이별 과정 속 심화되는 감정을 선보이면서, 세포들의 시선에서는 과장되고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두 세계를 유연하게 오가는 연기력을 뽐낸다.

또한 작품 중간 원작자 이동건 작가에 대한 언급과 커튼콜에 깜짝 등장하는 반가운 얼굴도 '유미의 세포들'을 사랑한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준다.

지난 6월 30일 개막한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오는 8월 23일까지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샘컴퍼니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