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도깨비' 추억 재소환…'10주년 예능' 랠리 계속될까[Ce:포커스]
입력 2026. 07.20. 05:00:00

도깨비-응답하라 1988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아저씨 사랑해요" 애교 섞인 미소로 안방극장을 설레게 한 김고은이 다시 빨간 목도리를 둘렀다. "산타는 없다"는 말에 울음을 터트리던 김설은 훌쩍 자란 모습으로 쌍문동 가족들을 만나 눈물샘을 자극했다. 최근 '응답하라 1988'부터 시작된 10주년 특집 재결합 예능이 안방극장 문을 연속해서 두드리며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일 tvN은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방영 10주년을 기념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방송에서는 주연배우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를 비롯해 이엘, 박경혜, 김병철 등이 '도깨비' 촬영지였던 강릉 주문진을 다시 찾아 드라마 촬영 당시를 추억했다.

지난 2016년 12월 방송된 '도깨비'는 당시 최고 시청률 20.5%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도깨비 내외' '도깨비와 저승사자' '알바생과 사장님' '써니와 저승사자' 등 캐릭터 간의 남다른 케미는 팬들 사이에서 오래 회자됐으며, 배우들끼리도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한 콘서트에서 만난 공유, 이동욱, 김고은이 '도깨비' 10주년을 기념할 방법을 논의하면서 이번 10주년 여행이 성사됐다.

'도깨비 10주년 여행'은 배우들의 여전한 케미가 추억을 자극하며 TV 부문 비드라마 프로그램 화제성 2위에 올랐고, 이동욱, 공유, 유인나, 김고은 모두 출연진 화제성 톱5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앞서 방영된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10주년 특집과 더불어, tvN 개국 20주년 에디션으로 기획된 드라마와 리얼리티를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프로젝트다. 지난해 12월 방송된 '응팔 10주년'에는 성동일, 이일화, 라미란, 김성균, 최무성, 김선영, 유재명, 류혜영, 혜리,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 안재홍, 이동휘 등 당시 '쌍문동 신드롬'을 이끈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반가움을 샀다.

이러한 흐름에 KBS도 올라탔다. KBS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그달')의 10주년 특집 예능을 준비 중이다. 박보검, 김유정, 진영, 채수빈, 곽동연 등 주연 5인방이 참여를 논의 중이며, 촬영은 내달 초로 알려졌다.

'응팔' '도깨비' '구그달'의 공통점은 방영 당시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다. 또 세 작품 모두 주연 캐릭터를 넘어 조연 캐릭터들까지 사랑받았으며, 캐릭터 간의 케미가 작품의 맛을 더했다는 점도 공유한다.


드라마 팬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콘텐츠 업계에서는 흥행을 담보하는 인기 IP 확보와 활용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입장에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탄탄한 팬덤과 화제성을 유지한 드라마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올해 초 사회 전반에 나타난 '백투더 2016' 흐름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2016년 추억' 스티커가 520만 건 이상의 반응을 얻었고, 스포티파이 '2016' 플레이리스트 소비량은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르세라핌 허윤진, 아이브 안유진 등 셀럽들이 2016년 당시 사진을 공개하며 트렌드에 동참했다.

미국 매체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2016년에는 지금보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콘텐츠 수 자체가 적어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콘텐츠를 함께 시청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덕분에 대중문화를 매개로 한 유대감이 더 강했다"라고 짚었다. 당시 트위터가 아직 알고리즘으로 이용자를 세분화하지 않은 '대중문화 공용 대화창' 역할을 했고, 특정 화제의 장면이 전파되면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같은 순간을 지켜보는 경험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재결합 예능은 사회 전반의 복고 정서와 산업적 필요가 결합한 결과로도 분석할 수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재결합 예능이 줄지어 제작되는 것과 관련해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무난하게 어필할 수 있는 점에서 착안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더 이상 팬덤 문화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고, 이제 중장년층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기존 세대들이 즐길 만한 장르나 팬덤 문화가 적어지고 있어 재결합이 확산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지나치게 반복될 경우 새로운 시도보다 검증된 카드에만 의존하는 흐름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 평론가는 "새로운 시도보다 검증된 콘텐츠만 찾다 보니 유사한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는 상황이지만, IP를 파생 콘텐츠화해서 안정적인 수입모델을 확보하는 건 현실적인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젊은 세대도 즐길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시도를 해야 사업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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