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란 말 멋있어”…효린이 완성한 2026년형 Y2K ‘오리지널린’ [인터뷰]
입력 2026. 07.22. 07:00:00

효린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서머퀸’이라는 수식어는 여전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히트곡을 재현하는 대신 ‘효린다움’의 본질을 꺼냈다.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음악을 선택했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도 내려놨다. 데뷔 16년 차, 효린은 네 번째 미니앨범 ‘오리지널린(OriginaLyn)’을 통해 가장 솔직하고 가장 자유로운 자신을 노래했다.

효린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네 번째 미니앨범 ‘오리지널린(OriginaLyn)’ 발매를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리지널린’은 ‘오리지널(Original)’과 효린의 이름 ‘린(Lyn)’을 결합한 앨범명으로,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효린의 본질과 정체성을 담아낸 작품이다. 타이틀곡 ‘체크(Check)’를 비롯해 ‘오프라인(OFFLINE)’, ‘셔리(SHOTTY)’, ‘맛있게드세요’, ‘왓 유 라이크(What U Like)’, ‘유 앤 아이(YOU AND I)’, ‘스탠딩 온 디 엣지(STANDING ON THE EDGE)’까지 총 7곡이 수록됐으며, 효린이 다수의 곡 작사·작곡과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해 가장 ‘효린다운’ 음악을 완성했다.

“앨범 모티브는 제가 듣는 음악들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시작됐어요. 음악을 제일 열심히 듣고, 파고, 배우고, 공부할 때 즐겨듣던 음악들을 다시 최근에 찾아들었죠.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열정 있게 음악을 파고 달려 들었는데란 생각들이 떠올랐어요. 누군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기분 좋아질 만한, 나 혼자 기뻐하지 말고 같이 나눠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최근에 듣는 플레이리스트로 시대가 갔어요. 2026년 버전의 그때 그 감성을 살릴, Y2K 콘셉트의 음악을 만들고자 했죠.”



효린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익숙한 리듬과 감성을 오늘의 사운드로 재해석해 ‘2026년 버전 Y2K 팝’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추억은 불러오되 과거에 머물지 않는 것이 이번 앨범의 방향성이었다.

“요즘 음악의 흐름이 빠르잖아요. 장르도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해서 놓칠 수 없는데 그 안에서 제가 해보지 않았던 새롭게 해볼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어요. 제가 아예 접근 조차할 수 없는, 경험해본 적 없는 장르에 손대는 것 보다 저도 들으면 익숙하고 어디선가 들어본 리듬,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다시 재해석된 음악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플레이리스트를 보면서 무작정 이런 노래 만들어야겠다는 아니고, 제 귀가 자연스럽게 옛날 노래 찾아듣게 됐죠. 뭔가 그때 음악 들은 분들에게 향수 불러일으켜주면서 어깨 들썩이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타이틀곡 ‘체크’는 음악뿐 아니라 퍼포먼스에도 변화가 담겼다. 기존의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에 귀엽고 새침한 표정 연기까지 더하며 한 곡 안에서 다양한 매력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안무는 노래랑 잘 어울리기도 해야 하지만 특히 안무는 가사를 잘 표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음악 메시지와 음악에서 나오고 있는 가사를 얼마나 몸으로, 동작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가 중요하게 생각했죠. 이번에는 노래가 ‘체크’다 보니까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했어요. 다른 노래들이나 퍼포먼스 경우 이전에 냈던 스타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죠. 무게감, 여자 포스, 힙함 무드가 한 곡 전체로 진행되는데 이 노래는 저도 배우면서 재밌었어요. 어떤 부분은 새침하고, 멋있고, 파워풀하고, 예쁘게 표현하는 전환이 재밌었죠.”



특히 이번 활동에서 효린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요소는 오픈힐이었다. 스텝 필름에서도 오픈힐을 중심으로 한 연출을 선보였던 그는, 힘든 퍼포먼스 속에서도 힐만큼은 자신의 무대 자신감을 완성하는 중요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힐을 신으면 자신감이 올라가요. 키가 커지기 때문이죠. 공기가 달라져요. 하하. 힐을 신었을 땐 자세도 달라져요. 조금 더 여성스럽게, 서있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자신감 보이는 느낌이 좋은 것 같아요. 힐은 계속 신어오긴 했지만 늘 도전적인 부분이긴 해요. 조금 편한 신발을 신고 춤을 추면 덜 힘들 수 있는데 그 도전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1인 기획사를 운영하며 아티스트와 대표를 동시에 맡고 있는 만큼 앨범 제작 과정도 쉽지 않았다. 긴 시간 작업실에만 머물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그는 오랜 기간 쌓아온 곡들을 다듬어 이번 앨범을 완성했다.

“어려웠던 점은 작업할 시간이 조금 부족했어요. 제가 혼자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작업실에 몇 달 처박혀있고 해야 하는데 그런 시간이 부족했죠. 그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게 늘 걱정이 많이 되는 부분이에요. 곡은 늘 만들어야하니까. 이전에는 곡 작업도 계속 했어요. 2019년, 20년, 21년 때 만든 노래도 엄청 많아요. 이번 앨범 수록 노래 중 하나인 ‘맛있게 드세요’는 2021년인가 그때 만든 노래에요. 25년에 작가 언니랑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면 좋겠다고 스토리텔링 후 제 이야기를 담아보는 작업을 했죠.”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단연 ‘오리지널’이었다. 수많은 아티스트와 음악이 쏟아지는 시대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

“그때 그 시절과 향수를 꺼내오는 건 좋은데 돌아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타임머신을 타면 안 되고, 잠깐 느끼고 즐겼으면 했죠. 아예 돌아가지 않고, 지금의 트랜디함을 지키면서 나중에 봐도 촌스럽지 않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적절히 섞으려고 했죠. 한창 옛날에 많이 입은 ‘본터치’나 ‘트루릴리젼’을 살짝 섞었어요. 그 시절에 많이 입었던 나시, 바지를 일부러 골르기도 했죠.”

이어 그는 ‘원조’라는 단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털어놨다.

“촌스럽고 옛날처럼 들릴 수 있는데 그런 의도를 전혀 겸하지 않고, 딱 떠오르는 게 ‘오리지널’이었어요. 저는 원조라는 단어가 멋있어요. 음악은 너무 많고, 가수도 많잖아요. 어떠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던지 늘 떠올려 주시는 이미지가 있는 가수로서 삶이 저는 되게 특별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긴 해요. 그렇다 보니 제일 첫 번째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이걸 누가 시작했냐, 스타트를 끊었는지 중요하죠. ‘원조’ 단어를 좋아하다 보니까 ‘오리지널’ 단어가 떠올랐어요. 그동안에 솔로 활동하면서 나온 콘셉트가 다양한데 다 여름여름하진 않았거든요. 음악이 주는 무드를 효린이라는 아티스트를 입혀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게 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자신감을 가지고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는 효린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앨범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무턱대고 했어요. 원조이고 싶은 마음. 첫 번째이고 싶은 마음이 같이 들어간 거죠.”

2010년 씨스타로 데뷔한 효린은 ‘푸시 푸시(Push Push)’, ‘쏘 쿨(So Cool)’, ‘러빙 유(Loving U)’,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 ‘쉐이크 잇(SHAKE IT)’ 등 수많은 여름 히트곡을 남겼다. 씨스타19 활동까지 포함하면 ‘서머퀸’이라는 수식어는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과거의 영광을 반복하기보다 현재의 효린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 결과물이다. 무엇보다 이번 활동은 음악보다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이 됐다.



“이번에 이 변화를 가지고 앨범을 만들었어요. 준비 과정에서 활동을 포함해 내가 분명 좋아해서 했던 일인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러고 있더라고요. 약간 혼란스러운 시기가 있었어요. 내가 분명 좋아서 했고, 선택한 건데 이걸 왜 끙끙 앓고 힘들어하는 거지? 너무 모순적이더라고요. 근데 또 내려놓는 건 안 되고, 대충 못하겠고. 그래서 기로에 굉장히 오래 있었어요.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굉장히 크게 있었죠. 앨범을 준비하면서 ‘내가 내 일을 즐겁게 하지 않으면 누굴 위해 뭘 위해 하는 거지?’라고 깨닫는 시간이 있었어요. 변화된 부분이 이번에 컸죠. 예를 들면 뮤비 촬영 때 아파요. 촬영을 잘 해야하는데란 생각을 하니까 몸이 아픈 거죠. 음방 첫 주 ‘엠카’ 때 아파버려요. 모순적인 거예요. 행복한 무대를 하는데 스트레스 받고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아프다는 게. 이번 활동은 안 아픈 상태로 하고 싶어서 거꾸로 생각하기도 했어요. 내가 안 아프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해야 할까. 거꾸로 생각하다 보니까 제 자신을 갉아먹고 있구나를 깨달았죠. 어차피 인간은 완벽하지 않게 태어났는데 왜 완벽하려 했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건데. 로봇이라도 된 듯 완벽하게 하려하고, 목숨 걸고 갈아 넣으면서 했을까. 그런 부분들이 나를 옥죄이고 있는 걸 최근에 깨달았죠.”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 음악을 즐기는 것. 그것이 오히려 더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음악을 향한 그의 마음은 데뷔 초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음악은 저에게 직관적으로 말씀드리면 산소 같아요. 음악 없으면 살 수 없죠. 그런데 저는 또 안정형의 사람은 아니에요. 안정을 추구하기보다 불안정한 부분에 있어서 흔들리고 두려울법한데 음악을 빼면 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요. 음악이 없으면 스스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죠.”

인터뷰 말미, 이번 앨범을 준비한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효린은 잠시 고민하다 미소를 지었다.

“즐겁게 하려고 한 건 칭찬하고 싶어요. 즐겁게 해야지 한다고 해서 즐거울 순 없잖아요. 이번엔 달랐어요. 제 자신을 그만 옥죄고 싶었고, 풀어놓고 싶었어요. 자유로운 타입의 사람인데 결국 옥죄는 삶을 사는 것 같아서 숨도 막히고, 답답하기도 했는데 이번엔 그런 답답함을 느끼거나 스스로에게 가혹하지 않도록 임해줘서 고맙다고 하고 싶어요. 그래~ 수고했다. 요즘에는 재밌게 즐겁게 하고 있어서 좋아요. 걱정도 줄어들면서 설레는 마음이 더 커지고 있어 기쁜 것 같아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ReH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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