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의 세포들' 티파니 영을 움직이는 셀프러브[인터뷰]
- 입력 2026. 07.22. 16:32:55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라이선스 뮤지컬의 화려한 무대를 거쳐 온 배우 티파니 영이 이번엔 세포들과 손을 잡고 자신만의 '유미'를 찾아 나섰다.
티파니 영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평범한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사랑을 머릿속 세포들의 시선으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웹툰 속 이야기 중 유미와 웅의 이별 과정을 다룬다.
원작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티파니 영은 "'유미의 세포들'을 잘 알지 못했지만, 제안을 받으면 바로 리서치를 하는 타입이라 유료 결제까지 하며 웹툰 400화까지 모두 정주행했다. 드라마도 웅이와 바비의 이야기가 나오는 시즌1, 2까지 모두 챙겨봤다"며 "리서치 후에 유미가 굉장히 사랑스럽고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저 역시 유미를 아끼고 애정을 쏟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합류 계기를 밝혔다.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무대 위 유미를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내는 일은 쉽지 않은 숙제였다. 이에 티파니 영이 선택한 방법은 원작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해석을 더하는 것이었다.
"유미의 원작이자 뿌리인 웹툰에 가장 많이 기댔다. 두꺼운 가이드라인은 웹툰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드라마 '미생'을 비롯해 K-오피스물도 많이 찾아봤다. 무엇보다 가장 큰 도움은 배우들로부터 많이 받았다. 자유롭게 연기하면서도 양정웅 연출님이 꼼꼼하게 잡아주셔서 재밌게 작업했다."
뮤지컬 '페임', '시카고' 등 라이선스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티파니 영에게 이번 작품은 첫 창작 뮤지컬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은 설렘인 동시에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정말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다. 연출님, 감독님들이 계속해서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을지 연구했다. 저도 매 회차 할 때마다 관객들과 완성되는 게 창작 뮤지컬이라는 걸 깨달았다. 과정이 어렵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되고 즐거운 작업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작품보다도 프라이드를 느끼고, 팀워크도 그만큼 너무 좋다. 공연날마다 만나는데도 쉬는 날 서로 카톡방에 뭘 먹고 있는지 올릴 정도로 배우들끼리 화기애애하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았다. 마지막까지도 노래가 바뀌어서 8번이나 바뀌었는데, 여기서 저의 '파워 J' 성향이 빛을 발했다. 날짜별 버전을 다 모아놓고, 악보도 정리해서 어떤 버전의 장면을 할지 계속 얘기하면서 준비했다. 그만큼 다양하게 맞춰봐서 지금의 유미를 만날 수 있었다."
공연을 거듭하며 티파니 영이 그려내는 유미의 깊이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자신이 구축한 유미의 매력을 묻자 "여전히 찾아가는 중"이라면서도 세포들과의 완벽한 동기화를 핵심으로 꼽았다.
"저는 무대 위에서 최대한 세포들에게 귀 기울이고 있다. 극 중 109세포가 나와서 제게 뭐가 두렵냐며 자신있게 당당하게 물어보면 된다고 하는 대사가 있다. 저는 109세포가 어떤 배우인지에 따라서 에너지와 느낌을 비슷하게 맞춰서 연기한다. 세포들과의 동기화가 잘 이루어지는 게 저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에서는 세포들의 여정에 따른 유미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그려낸다. 이 때문에 서사상 세포들의 존재감이 유미보다 더 부각되기도 하지만, 티파니 영은 오히려 이 지점에서 작품의 본질적인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109세포가 무의식에서 튀어나와 영향을 주는 스토리라인이 제겐 매력적이었다. 스스로 어느 순간 자존감이 생기면서 다른 세포들도 성장하는 스토리라인과 메시지가 좋았다. 일이나 사랑에서 길을 잃고 삐걱거리더라도, 결국 스스로 길을 찾아내는 힘을 다룬 메시지는 그 어떤 뮤지컬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의 109세포를 찾아 당당하게 사랑을 펼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과 힘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유미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단연 '109세포'다. 109세포는 뮤지컬에서 새로이 등장하는 핵심 캐릭터로, 유미의 진정한 메인 세포로 성장해 나간다. 특히 이번 시즌 109세포를 맡은 배우 최재림은 뮤지컬 '시카고'에 이어 다시 한번 티파니 영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최)재림 오빠가 정말 제게 109세포처럼 등장해줬다. 오빠 덕분에 모두가 대본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덕분에 멋진 작품이 완성됐다. 모든 배우들과 스탭들을 잘 이끌어줬고, 저도 창작이 처음이라 현장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재림 오빠의 리허설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노트를 받아 적기도 했다. 그래서 따로 '오빠같은 선배님이 현장에 있어줘서 축복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더니 오빠도 감동하더라. 관객들과 함께 109세포로서 재림 오빠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여름이다."
그렇다면 티파니 영이 생각하는 '유미의 세포들'의 가장 큰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유미를 만나면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힐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작품 속에서는 유미를 대표하지만 결국 모두의 이야기고 따뜻한 이야기인 만큼 언제든 세포마을로 놀러 와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극 중 유미의 프라임 세포가 ‘사랑세포’인 것처럼, 지난 2월 배우 변요한과의 혼인신고 소식을 알린 티파니 영에게도 사랑은 가장 커다란 동력이 되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그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영감이 되어주는 변요한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어떤 일을 하든 제 인생과 커리어에 있어서 아낌없는 서포트를 해주고 있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도 당연히 많은 도움을 받았고, 첫 공연 날도 가장 먼저 달려와 응원해 줬다. '더 베어'라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거기서 모든 순간들이 다 합산된다는 의미의 'Every second counts'라는 말이 나온다. 그 말처럼 제 일상과 작업, 모든 순간에 스며들어 커다란 영감을 주는 존재다."
결혼 후 달라진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안정감과 시너지를 언급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일과 시간을 철저히 존중하면서도, 함께일 때 더 단단해지는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각자의 일과 시간을 잘 사용하면서도 그 안에서 함께하고 싶어서 만나게 됐다. 그 체계 속에서 더 시너지가 생긴다. 서로의 서포트 속에서 각자의 팀을 믿고, 선택을 온전히 응원해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정감도 찾아온다."
변요한 역시 2016년 뮤지컬 '헤드윅: 뉴 메이크업'를 통해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변요한의 향후 무대 복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티파니 영은 그의 음악적 재능을 높이 평가하며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했다.
"오빠도 뮤지컬에 여전히 관심이 많다. 제가 극장에 오고난 뒤에 '언젠가 나도 오빠가 서는 무대를 보러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곤 했다. 게다가 워낙 음악적 감각이 뛰어나다. 악기도 잘 다루고 목소리도 정말 좋다. 그래서 제가 좋은 영향이 되길 바라며 응원하고 싶다."
2011년 '페임'으로 뮤지컬에 첫발을 내디뎠던 티파니 영은 지난 2021년 '시카고'의 록시 하트 자리를 당당히 꿰차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세 번째 작품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첫 창작 도전작인 '유미의 세포들'이었다.
"'페임' 이후 소녀시대 활동이 바쁘다 보니 온전히 작품과 캐릭터에 시간을 쏟을 수 있을때 다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다 2021년 '시카고' 오디션을 최종 3차까지 봐서 합격했다. 그 어떤 작업보다 보람있고 성취감이 컸다. '시카고'를 통해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 안에서 장기간 공연한 덕분에 '유미의 세포들'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작품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간 음반 제작과 작사, 뮤직비디오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내공은 캐릭터 구축에서 탄탄한 밑거름이 됐다.
"스토리텔링이 있어 무대가 정말 좋고, 무엇보다 관객을 직접 만나는 라이브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관객들과 라이브로 만난다는 것은 정말 귀한 시간과 자리기 때문에 매회 매 순간이 소중하고, 앞으로도 그 마음으로 무대에 임할 것 같다. 특히 이번 첫 창작 도전을 앞두고 최정원, 정선아 등 선배님들의 조언을 많이 받았다. '티파니는 잘할 거다, 준비가 됐다'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 데뷔 연차가 쌓인 만큼, 이제는 K-오리지널 뮤지컬에 참여해 알리고 싶은 마음도 컸다."
뮤지컬 무대와 더불어 티파니 영은 본업인 가수로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티파니 영은 오는 8월 20일 첫 정규 앨범 '엣지 오브 캄(Edge of Calm)' 발매와 함께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다.
"이 타이밍을 놓치고 싶지 않아 11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을 준비했다. 늘 자리를 지켜주는 팬분들을 새로운 음악과 셋리스트로 만나고 싶어서 팬미팅 투어도 하게 됐다. 8년 동안 함께해 온 밴드 팀이 있어서 공연이 없는 날에는 늘 합주를 이어가고 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나름의 체계를 잘 구축해 둔 덕분에 무대와 앨범 준비를 병행할 수 있었다."
티파니 영은 이번 정규 앨범의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맡아 곡 수급부터 작사 등 전반적인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특히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속에서 깨달은 메시지가 이번 앨범의 콘셉트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영화적인 연출을 더한 뮤직비디오 촬영도 마쳤다. 앨범명인 '엣지 오브 캄'이 말해주듯, 저는 진짜 안정성이란 완전한 고요함에서 오지 않고 혼돈 속에서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줄 수 있는 것도 오직 자신뿐이다. 뮤지컬 속 유미를 통해 셀프 러브의 가치를 찾았는데, 이 메시지가 이번 앨범과 뮤직비디오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배우로서도, 아티스트로서도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는 티파니 영은 계속해서 달릴 예정이다. 끝으로 그는 차기작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은 물론, 언젠가 다가올 꿈의 무대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감사하게도 좋은 창작 뮤지컬 제안이 많이 들어와서 열심히 리서치하며 검토하고 있다. 곧 차기작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아이비 언니가 브로드웨이 '시카고' 무대에 선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저 역시 언젠가는 꼭 도전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물론 얼마나 어렵고 힘든 기회인지 잘 알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진짜 준비가 되었다고 느낄 때 저도 그 무대에 서고 싶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퍼시픽뮤직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