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수민 "소지섭 '나만 믿고 연기해' 한마디에 버텨…배우 인생의 시작"[인터뷰]
- 입력 2026. 07.28. 15:58:2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배우 서수민에게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단순한 데뷔작이 아니다. 배우라는 꿈을 확신하게 만든 작품이자, 카메라 앞에서 처음으로 '캐릭터와 하나가 되는 경험'을 안겨준 작품이다.
서수민
첫 드라마임에도 김부장(소지섭)의 딸 '김민지'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와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존재감을 남긴 서수민은 작품이 끝난 지금도 자신의 연기를 보며 아쉬움을 먼저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부족함마저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서 만난 서수민은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라며 '김부장'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수민은 사실 처음부터 연예인을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SNS를 시작했고, 직접 편집한 메이크업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원래는 조용히 평범하게 학생으로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회사에서 계속 연락이 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그런데 1년 동안 꾸준히 연락을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한 번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며 여러 기획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아이돌 기획사는 물론 배우, 모델, 인플루언서 분야까지 다양한 제안을 받았지만 그의 선택은 배우였다.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 그래서 배우 회사들하고만 미팅을 했고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정작 부모님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 준비 사실을 숨겼다. 계약을 앞둔 뒤에야 처음 꿈을 털어놨다.
"부모님이 정말 많이 놀라셨어요. 제가 갑자기 배우를 한다고 말할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반대라기보다는 당황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처음으로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리니까 '정말 하고 싶은 일이구나'라고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2007년생인 그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이 끝난 뒤 촬영장을 오갔다. 졸업여행도 포기해야 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김부장' 포상휴가를 가게 된 것도 저에게는 정말 기적 같은 일입니다. 졸업여행도 못 갔는데 첫 드라마 포상휴가를 간다는 게 아직도 감사할 뿐입니다."
첫 촬영장은 모든 것이 낯설었다. 수많은 카메라와 스태프들 앞에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캐릭터보다 카메라가 더 신경 쓰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민지에게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감정 연기는 가장 큰 숙제였다. "감정을 더 터뜨려야 하는 장면인데 생각만큼 표현이 안 될 때가 많았습니다. 호흡도 어렵고, 클로즈업에서 어떻게 감정을 써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감정이 무너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 장면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왜 안 됐지'라고 계속 붙잡고 있으면 다음 장면도 못 하게 됩니다. 결국 받아들이고 다음 장면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극 중 아버지였던 소지섭이었다. 운동장 감정신을 앞두고 긴장감이 극에 달했을 때 소지섭은 "나만 믿고 나만 보고 연기해라. 다른 사람은 다 없다고 생각해라"는 말을 건넸다. 서수민은 "그 말 한마디에 머릿속이 조금씩 정리됐다"며 "덕분에 마음을 진정시키고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소지섭에게 연기뿐 아니라 배우의 자세도 배웠다고 했다.
"연기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늘 겸손하고 감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선배 배우들의 도움도 잊지 않았다. 최대훈은 카메라 동선과 몸의 방향 등 기술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알려줬고, 윤경호는 위축될 때마다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소지섭은 묵묵히 뒤에서 기다려주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세 분의 도움이 모두 달랐습니다. 최대훈 선배님은 이성적으로, 윤경호 선배님은 감정적으로, 소지섭 선배님은 든든하게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극 중 부녀 관계는 실제 자신의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그는 "저도 아빠랑 정말 친한 딸이다. 엄마 몰래 둘이 놀러 가기도 하고요. 민지보다 훨씬 말이 많은 편이지만 아빠를 많이 의지하는 건 비슷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민지는 자신보다 훨씬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민지는 겉으로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안에는 상처가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날카롭게 말하는 것도 사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어요."
그는 대본을 읽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도 바로 부녀 관계였다.
"'까칠한 사춘기 딸이지만 결국 아빠를 가장 사랑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상처 주는 말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첫 작품인 만큼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
"TV로 제 모습을 보면 아직도 배우가 아니라 일반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이 보여 속상했어요."
하지만 선배들은 모니터링을 계속하라고 조언했다. "'끝까지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습관을 들이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김부장'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연기 자체를 사랑하게 된 순간이었다. 촬영 중 단 한두 번이었지만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던 경험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때는 카메라도 안 보이고 상대 배우와 저만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감정이 저를 덮어버리는 경험이었어요. 그 한두 번의 경험 때문에 연기를 포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화려한 스타보다 오래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차기 목표는 액션이다. 그는 "'김부장'은 액션 드라마였지만 저는 액션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액션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서수민은 마지막으로 "'김부장'은 연기를 많이 배우게 해준 작품인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준 작품"이라며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와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