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 서인국이 일을 사랑하는 방식[인터뷰]
입력 2026. 07.30. 16:35:47

서인국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내일도 출근!'의 강시우는 서인국에게 유독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한 캐릭터였다. 표현도 적고 말수도 없어 오해받기 십상인 인물이었지만, 서인국은 오히려 이 '비워둠' 속에서 인물이 지닌 진가와 매력을 찾아냈다.

tvN 월화드라마 '내일도 출근!'(극본 김경민, 연출 조은솔)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로, 일상적 권태기에 빠진 7년 차 직장인 차지윤(박지현)과 까칠한 상사 강시우(서인국)가 서로에게 스며들며 일과 관계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선을 현실감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극 중 서인국은 웃지 않고, 사람을 멀리하고, 쉽게 사과하지 않는 일명 '삼노(3NO)맨' 강시우 역을 맡았다. 하지만 차지윤을 만나면서 단단하게 쌓아 올렸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타인을 대하는 방식 역시 변화해간다.

서인국은 "말이 많이 없어서 좋았지만, 사실 캐릭터가 조금 어려웠다. 오히려 말이 없다 보니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성격 자체도 표현력이 강하지도 않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살짝 불리한 조건으로 시작하는 캐릭터였다. 무뚝뚝한 성향이어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다는 설명을 말로 하면 이해라도 할 텐데, 워낙 표현도 안 하고 말도 없다 보니 오해받기 좋은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인국이 바라본 강시우는 단순히 차가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사실 잘 들여다보면 강시우는 배려가 많은 사람이다. 회사에서 우는 직원에게 눈물은 독이라고 말해주는 것도 상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남들이 봤을 때는 차갑게 보여야 하니까 감독님께서 워딩을 살짝 세게 해달라고 하긴 했지만, 결국 상대를 위한 말이었다"며 "그래서 이건 오히려 조금 불리하게 가는 시작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오해하고 '도대체 쟤가 왜 저러나', '무슨 생각인가' 하게 되는 불리함을 가져가야 했다. 그래야 후에 캐릭터의 진가가 드러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서인국은 강시우에서 어떤 매력을 찾아냈을까. 그는 이를 보여주기 위해 초반의 오해받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가져갔다고 밝혔다.

"만약 강시우가 첫 등장부터 중반까지 까칠하고 신경질적이면 오히려 표현이 확실하게 있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첫 등장이 공항에서 업무 연락을 받는 모습인데, 거기서 강시우가 '일처리를 그 정도밖에 못하냐'라며 성질을 부렸다면 성깔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겠지만, 워딩은 세지만 화를 내지는 않는 일정한 톤으로 말을 한다. 그때 이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건 철저함을 가져가되 후반에 누군가를 만나서 이 성격에 어떻게 색이 더 입혀지는지라고 생각했다. 초반엔 무채색이라면 차지윤을 만나서 어떻게 다채로운 색이 생길까가 이 캐릭터의 관건이다. 그런 부분이 확실해서 제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원작 웹툰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 속 강시우는 조금 더 차갑게 그려졌다. 이에 서인국은 원작과 드라마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촬영 중인 '운명을 보는 회사원'까지 웹툰 원작의 작품은 총 세 작품 째다. 웹툰, 웹소설로 돼있는 원작과 제가 해야 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존재하더라. 감정 표현이나 상황의 연결성, 공감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만화와 웹소설에서 허용되는 것과 실사에서의 차이가 있다"며 "그래서 각색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생기는 거고, 그 과정에서 원작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면 오히려 대본을 헷갈릴 때가 종종 생긴다. '내일도 출근!'을 할 때도 대사가 헷갈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최대한 원작을 인지는 하되 현 각색의 부분을 집중하자고 지현이와도 얘기했다. 일부러 대본 작업이 들어가면 참고 정도만 하고 원작을 안 본다."

서인국은 드라마 속 강시우가 가진 차가움의 이유를 '방어기제'라고 해석했다. 그는 "강시우는 원래 차가운 성격은 아니었지만, 방어기제가 그런 성향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곁을 안 주려고 하는 일도 일종의 방어기제다. 그게 무너지기 시작한 게 차지윤이고, 그러면서 더 성장하고 팀원을 아끼고 챙겨준다. 초반에 차가운 모습으로 팀원들을 챙겨주는 것과 나중에 웃으며 챙기는 모습이 정말 다르다. 분명히 차지윤을 만나면서 거기서 벗어나고, 결국 따뜻한 본래의 본인을 잃지 않고 성장한 시우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실제 서인국과 강시우의 닮은 점은 무엇일까. 서인국은 의외로 "크게 닮은 점은 없다"고 답했다.

"굳이 찾자면 일할 때 확실히 해야 하는 정도다. 오히려 강시우의 삶은 제게 없는 부분이라 부럽기도 하다. 남들이 볼 때는 제가 일도 많이 하고 일중독자처럼 보이겠지만, 강시우는 잠까지도 삶의 패턴인 사람이다. 저는 그 정도로 계획적이진 않고, 즉흥적인 면이 있다. 예정된 스케줄은 확실히 하지만 그 외의 시간은 즉흥적으로 산다. 그런 의미에서 강시우는 제게 존경스러울만한 삶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공감하는 지점이 있었다. 서인국은 "일을 사랑하는 점은 비슷한데, 사실 모두가 그러잖냐. 누구나 가끔씩은 '쉬고 싶다', '놔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일을 하던 중에 도파민이 터질 때가 생긴다. 저도 일을 하다가 생각보다 연기를 잘 했다, 노래를 잘했다 생각이 들 때 그런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출연한 넷플릭스 '월간남친'의 박경남도, '내일도 출근!'의 강시우도 모두 일에 있어 완벽주의적인 면모를 가진 캐릭터였다. 실제 서인국 역시 과거엔 비슷한 성향이었으나, 최근 일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겪게 됐다고.

"예전에는 저도 그랬는데, 완벽의 기준이 없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본인 기준의 완벽은 너무 높다. 그래서 제일 이상적인 완벽이 저 높이 있어도 그 밑에까지밖에 가지 못하니, 그 사이의 공백이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연차가 생기고 여유가 생기다 보니 완벽이라는 건 기준이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제게 있던 그 기준을 없앴다. 그러면 더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지금은 저에게만 집중하기보다는 더욱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물론 저 스스로가 무조건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편하고, 하고 싶은 것들과 참아야 하는 것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 마냥 욕심만 부리지는 않는 것 같다."

서인국은 '내일도 출근!'을 통해 강시우라는 캐릭터가 남긴 의미도 전했다. 그는 "강시우 캐릭터의 단단함을 많이 엿보게 됐다. 저 또한 일을 하면서 감정에 휩쓸릴 때가 많다. 단순하게 그날 내가 시간에 쫓겨서 밥을 못 먹어서 예민할 수도 있고, 잠을 못 자서 예민할 수도 있다. 그런 예민함은 알다가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그럴 때일수록 강시우는 오히려 본인을 더 다잡는다. 사실 우리들은 그게 제일 힘들지 않냐. 그러다가 의도치 않게 상처도 주고, 싸우기도 하고, 내가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런 부분에서 강시우는 정말 명확하게 선을 잘 지키면서 스스로가 컨트롤을 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시우가 안타까운 건 혼자 해결하려고만 한다는 점인 것 같다. 그런 방어기제의 차가움이 안타까웠다. 다행인 건 차지윤이라는 사람을 만나서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챙기고 리드하는지 배우고, 한층 성장하게 된다. 저 또한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9년 방송한 '슈퍼스타K'에서 우승하면서 데뷔한 서인국은 2012년 '사랑비',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주군의 태양', '고교처세왕', '38 사기동대',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어느덧 데뷔 17년 차가 됐다.

그는 배우로서 시간이 쌓일수록 작품을 대하는 책임감 역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인국은 "연차가 쌓일수록 그 생각은 더 커진다. 같이 하고 있는 스태프분들이 있고, 그래서 이 드라마가 제작될 수 있는 모든 단계에서 책임감을 가진다"며 "결국 우리가 정말 잘 만들어야 시청자분들이 우리를 위해 시간을 쓴다. 그 시간에 만족감을 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만들려고 하는 것 같고, 책임감이 커진다. 또 내 것만 보지 않고 시야가 더 넓어지면서 신경이 더 쓰인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서인국은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의 존재를 가장 먼저 꼽았다.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 제 작품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있어서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없으면 할 수 없다. 요즘 해외 팬미팅을 다니는데 그것도 해외 팬분들이 기다려주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거잖냐. 그것처럼 지금 제 드라마를 기다려주는 분들이 있고, 감사하게도 그걸 더 힘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같이 하시는 분들도 그런 부분들을 보고 믿고 함께 하자고 해주시는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더 완벽하게 더욱 재밌게 일을 할 수 있다."

서인국은 데뷔 이후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며 꾸준히 변화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캐릭터 변화에 있어 별다른 목표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연기 변화가 나이에 따른 시선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변화였던 것 같다. 20대, 30대에 했던 작품, 그리고 지금 하는 작품들의 장르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캐릭터의 서사가 딱 맞아떨어진다. 제가 이제 40대를 시작하면서 바라보는 시각이 대본 속 캐릭터에 공감하는 시선과 맞다. 강시우에게는 단단함과 기다릴 줄 아는 느낌이 있다면, 20대엔 '응답하라 1997', '고교처세왕', '쇼핑왕 루이'처럼 파이팅 넘치게 많이 뛰어다니는 캐릭터들이 많다. 30대에는 뛰어다니기보다는 감정이 있지만 누르고 해결하는 인물들을 많이 만났다. 제가 목표를 정했다기보다는 현재 시점에 맞게 움직이는 시각으로 인한 변화인 것 같다. 자연스럽게 40대에 들어가면 거기에 맞는 캐릭터를 만나게 되고, 다음 작품에서는 그거에 대한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약 10년 뒤 50대의 서인국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을까. 그는 앞으로 만나게 될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땐 애 아빠를 자연스럽게 연기하지 않을까.(웃음) 굉장히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을 물어보실 때 항상 말씀드리는 게 있는데, 저는 욕심이 많다. 세상에 직업이 정말 많지 않냐. 저는 없어지는 직업의 속도보다 새롭게 생기는 직업의 속도가 빠르다고 본다. 그리고 그 직업들의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색깔이 있다. 그걸 드라마, 영화 등으로 표현해보고 싶은 게 저의 욕심이다. 그러려면 분주히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토리제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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