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 '김부장' 소지섭, 롱런의 비결[인터뷰]
입력 2026. 07.31. 13:09:32

소지섭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배우 소지섭이 '김부장'을 통해 전직 비밀요원부터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까지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또 하나의 대표작을 완성했다. 데뷔 30년 차를 맞은 그는 변함없는 열정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제2의 전성기'를 입증했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영, 이소은)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23.4%, 전국 23.0%, 순간 최고 시청률 27.1%를 기록했다. 이로써 '김부장'은 10회 연속 동시간대 전 채널 1위를 차지했으며, 2026년 방송된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 기록을 다시 쓰며 압도적인 흥행을 입증했다.

극 중 소지섭은 과거를 숨긴 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전직 비밀요원 김부장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그는 고등학생 딸을 둔 아버지 김부장의 서사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심했다.

"'광장'을 찍고 나서 오랜만에 액션을 해보니 또 액션이 하고 싶었다. 그때 '김부장' 대본이 들어왔다. 읽다 보니 김부장이 가진 서사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고등학생 딸을 둔 아버지라는 설정도 흥미로웠다. 내가 그려낼 김부장의 모습이 궁금했다. 배우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쉽지 않은데, 시청자분들께는 색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김부장'은 지난 2020년 17세 연하의 아나운서 출신 조은정과 결혼한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 역할에 도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실제 자녀가 없는 그는 부담도 있었지만, 극 중 딸 민지 역을 맡은 서수민과 가까워지기 위해 먼저 하트 모양 사탕을 건네며 어색함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딸 역할을 맡은 수민 양과 둘이 있는 장면이 많아서 처음에는 괜찮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어색하지 않고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힘을 얻어 연기했던 것 같다. 오히려 제가 수민 양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민 양 아버지가 제 또래이시라 실제 아버지에게 하는 말투나 행동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는데, 그게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딸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많이 준비해 와서 그런 부분이 작품에 잘 녹아든 것 같다"

소지섭이 연기한 김부장은 말보다 행동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대사보다 눈빛과 표정, 몸짓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었지만, 오히려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연기 방식이었다고.

"원래 제 연기 스타일이 그렇다. 오히려 대사를 줄이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말보다는 행동과 눈빛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좋아한다. 다행히 김부장은 딸이 사라지는 순간 인물의 감정이 이미 충분히 설명된다. 그래서 이후의 액션도 액션 자체보다 그 사람의 감정이 먼저 보였으면 했다. 그런 점 때문에 액션이 더 크게 와닿은 것 같다. 저는 감정이 먼저 보이고 그다음에 액션이 이어지는 방식을 좋아한다. 물론 드라마적으로 필요한 액션은 있었지만, 단순히 지나가는 액션들은 최대한 빠르게 정리하고 많이 덜어냈다"

또한 평범한 가장의 절절한 부성애와 전직 에이스 비밀요원의 카리스마를 오가며 극의 중심을 잡은 그는 김부장을 '색이 없는 사람'처럼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딸에게 위기가 닥친 순간부터 감정선을 놓지 않는 데 가장 공을 들였고, 액션 역시 감정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완성하고자 했다고 회상했다.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기보다, 딸을 잃기 전까지의 김부장은 평범하면서도 외롭고 홀로 딸을 키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무채색, 색이 없는 사람처럼 표현하려고 했다. 민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직감한 순간부터는 딸을 찾을 때까지 이성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감정은 계속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딸을 찾는 여정이 길다 보니 그 감정선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액션은 평소 운동을 좋아해 항상 준비가 돼 있었고, 감독님께서 저에게 잘 맞는 동선을 짜주신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김부장'만의 차별점은 무엇이었을까. 소지섭은 이번 작품의 액션은 단순한 볼거리보다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감정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였다고 설명했다.

"'광장'과 비교하면 '광장'은 죽을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액션이다. 내가 죽어야 끝나는 액션이었다. 반면 '김부장'의 액션은 살아남아 딸과 함께하기 위한 과정이다. 자세히 보면 상대에게 고통은 주지만 죽이지는 않는다. 김부장의 목적은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총을 쏘더라도 대부분 다리나 팔을 겨냥하는 디테일을 담았다. 액션이 중요한 작품이긴 하지만, 결국 감정이 먼저이고 그다음이 액션이었다"

최대훈, 윤경호와 함께 만들어낸 브로맨스 역시 작품의 또 다른 축이었다. 소지섭은 세 배우의 서로 다른 연기 스타일이 좋은 시너지를 냈다며 작품의 성공을 동료 배우들의 공으로 돌렸다.

"'김부장'이 잘된 데에는 그 친구들의 역할이 정말 컸다고 생각한다. 워낙 연기도 잘하고 준비도 많이 해왔다. 셋이 모이면 항상 장면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이야기만 했던 것 같다. 다행히 세 사람의 연기 스타일이 모두 달라서 그 조합을 시청자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

'김부장'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넷플릭스 공식 집계 사이트 투둠(Tudum)이 지난 29일 발표한 최신 순위에서는 공개 5주 차 만에 글로벌 누적 시청 시간 약 2억7000만 시간을 기록했다. 이에 소지섭은 예상하지 못했던 큰 사랑에 감사하면서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웃어 보였다.

"너무 감사하다. 제 인생에서 첫 번째 작품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빼놓을 수 없다. 이제는 '김부장'이 두 번째 작품이 된 것 같다. 제가 나이도 있고, 이제는 '미사'를 못 본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더라. 요즘은 '김부장'이라고 많이 불러주신다. 늘 다니던 곳만 다니는데도 예전에는 아는 척 안 하시던 분들이 '김부장'이라고 불러주셔서 신기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불릴 것 같다"


종영 이후 스태프 전원에게 1억 원 상당의 금을 선물한 일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번 작품은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며,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오래 기억될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는 진심을 전했다.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저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더 많이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까 말까다. 그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어려울 때 팔아서 쓰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함께한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정말 모두에게 감사하다. 추운 날 촬영하면서도 누구 하나 싫은 내색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던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김부장'을 통해 다시 한번 '액션 장인'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소지섭. 그는 상에 대한 욕심보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은 결과를 얻고, 자신 역시 꾸준히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정말 상에 대한 욕심은 하나도 없다. 진심으로 저를 믿고 함께해 주신 분들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에 좋은 결과가 따라오면 더 좋을 것 같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잘되는 게 좋고, 제가 다음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리암 니슨처럼 액션으로 독보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요즘 TV에서 '주군의 태양'을 다시 방송하더라. 예전 생각도 나고 재미있게 봤다. 다만 저희 또래가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좋은 대본이 있다면 충분히 고민해볼 생각이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51K,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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