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가요계 대세는 '절친 시너지'…십란→성시경 친구들, 합동 콘서트가 뜬다[Ce:포커스]
- 입력 2026. 08.09. 06: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단독 콘서트 중심이던 공연 시장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게스트를 초대하는 수준을 넘어 아티스트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팀처럼 호흡하는 '합동 콘서트'가 새로운 흥행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음악적 교감은 물론 오랜 우정과 서사까지 무대 위에 녹여내며 관객들에게 '이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공연'이라는 희소성을 선사하고 있다.
십란
올해 하반기 공연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십센치와 소란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십란'을 비롯해 성시경이 동료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자, 오늘은', 먼데이 키즈와 DK의 합동 공연까지 장르와 세대를 넘나드는 협업 무대가 잇따라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특히 최근 공연들은 과거처럼 메인 아티스트 공연 중간에 게스트가 등장하는 형식과는 결이 다르다. 두 팀 이상이 공연 전체를 함께 설계하고 서로의 대표곡을 바꿔 부르거나 새로운 편곡과 듀엣 무대를 선보이며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 1~2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Best Friends 십란 : MINTPAPER 20th SPECIAL LIVE'가 있다. 민트페이퍼 20주년 프로젝트로 기획된 이번 공연은 10CM 권정열과 소란 고영배가 각각의 단독 무대를 이어 붙이는 대신 '십란'이라는 하나의 밴드로 공연을 완성했다.
공연에서는 서로의 대표곡을 새롭게 해석하고 예상치 못한 선곡과 편곡을 더했으며, 리쌍의 'TV를 껐네' 랩 무대처럼 기존 공연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도전도 이어졌다. 공연 내내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애드리브와 호흡으로 하나의 팀다운 모습을 보여줬고, 팬들 역시 10CM 팬덤 '센치너'와 소란 팬덤 '소라너'를 넘어 '십라너'라는 이름으로 함께 공연을 즐기며 새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었다.
◆'친한 조합' 아닌 하나의 밴드…공연 전체를 함께 만들었다
기획진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을 '관계성'에 뒀다고 설명했다. 공연 관계자는 셀럽미디어에 "십란은 단순히 친한 두 아티스트를 한 무대에 세우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음악을 해온 두 팀이 하나의 밴드처럼 공연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우정'과 '함께 만들어온 시간'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조합이 필요했고, 공연 일부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하는 '원밴드' 콘셉트가 기존 합동 공연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객들은 단순히 두 팀을 한 자리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음악을 함께 해석하고 새로운 구성으로 선보이는 무대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며 "익숙한 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고, 각 아티스트 팬들이 서로의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공연 이후까지 관심이 이어지는 확장성이 합동 공연만의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게스트는 공연의 한 장면을 특별하게 만드는 역할이라면 십란은 공연 전체를 하나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런 프로젝트는 공연을 단순한 소비가 아닌 '이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경험'으로 만들고 브랜드 경쟁력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십란
◆"좋아하는 두 사람을 한 번에"...관객도 체감한 시너지
실제 관객 만족도 역시 높았다. 제주도에서 공연을 찾았다는 한 관객은 "평소 가장 좋아하는 두 팀이라 단독 공연은 거의 다 보는데,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한 팀으로 함께 노래한다고 해 안 갈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소란의 '넌 행복해'를 권정열이 부른 무대였다. 원곡과 또 다른 감정이 느껴졌고, 'TV를 껐네'와 AAA 랩을 서로 소화한 것도 앞으로 다시 보기 어려울 특별한 무대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정말 절친이기에 가능한 공연이었다. 서로의 음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서 상대의 노래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며 "매년 이어졌으면 좋겠다. 두 팀 공연을 각각 보러 다니기 어려운 입장에서는 '1타 2피' 같은 공연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디셈버XDK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경쟁력…확장되는 협업 공연 시장
이 같은 협업 공연 흐름은 이미 공연 현장에서 흥행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 먼데이 키즈와 DK는 합동 콘서트 '디데이'를 통해 발라드는 물론 다양한 장르와 이벤트 무대를 함께 선보이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각자의 대표곡뿐 아니라 듀엣 무대와 유쾌한 퍼포먼스를 더해 단순한 릴레이 공연이 아닌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성시경은 오는 9월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2026 성시경 with friends [자, 오늘은]'을 개최한다. 양희은, 이재훈, 원미연, 김장훈, 거미, 권진아, 김광진, 인도네시아 가수 라이사 등 다양한 세대의 뮤지션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야외 피크닉형 공연을 예고하며 공연 공간과 관람 경험까지 확장한 브랜드 콘서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시경
◆'누가 나오느냐'보다 '왜 이 조합인가'
공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러한 협업 공연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는 "최근 공연 시장은 유명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것만으로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이제는 어떤 이야기와 관계성을 담고 있는 공연인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협업 공연은 단순히 출연진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아티스트 간의 서사와 음악적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형태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누가 나오느냐'보다 '왜 이 조합이어야 하는가'를 관객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합동 콘서트는 공연 시장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히 유명 가수를 한 무대에 세우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이제 공연의 경쟁력은 '관계성'에서 나온다. 오랜 시간 함께 음악을 만들어온 아티스트들의 서사와 호흡, 그리고 그 안에서만 탄생할 수 있는 새로운 무대가 관객들의 발걸음을 공연장으로 이끌고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민트페이퍼, 먼데이 키즈 컴퍼니, 에스케이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