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영, 증조부 친일 의혹에 미흡한 초기 대응…강동원·이지아는 어땠나[셀럽이슈]
- 입력 2026. 08.11. 10:52:5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과거 가족의 친일 이력으로 홍역을 치렀던 배우 강동원과 이지아의 대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영
논란은 하영이 방송에서 가족사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할아버지가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를 소개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안상호는 1898년 일본 도쿄자혜의원의학교에 입학해 1902년 의술 개업 시험에 합격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1919년 고종이 덕수궁 함녕전에서 쓰러졌을 당시 진료에 참여한 이력도 전해진다.
특히 1918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는 안상호가 일본인 아내와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에게 일본어만 사용하게 하는 등 '일본인화된 가정'의 사례로 소개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다만 안상호가 고종에게 독약을 올렸다는 의혹 등 일부 주장은 명확한 증거가 없어 역사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사실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상호의 이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안상호 선생이 하영의 증조부가 맞다"면서도 친일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하루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 소속사 측은 11일 추가 확인 결과를 밝히며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이어 "의도치 않게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배우 본인도 매우 마음이 무거운 상태"라며 "역사적 사실과 인물의 이력을 전달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깊이 깨달았다"고 사과했다.
논란의 핵심은 하영 개인이 아닌 선조의 행적이지만,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속사가 먼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초기 대응을 둘러싼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연예계에서는 스타 본인이 아닌 가족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친일 논란이 불거진 사례가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강동원과 이지아다.
강동원은 영화 '1987' 개봉을 앞두고 외증조부 이종만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강동원은 과거 인터뷰에서 이종만을 대동기업 회장이자 금광 사업을 한 인물로 소개했지만, 이종만은 일제강점기 광산과 교육 분야에서 부를 축적한 친일 인사로 분류돼 있던 인물이었다.
특히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1987'의 개봉을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논란은 더욱 커졌다.
강동원은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어린 시절부터 외증조부의 미담을 들으며 자라왔다"며 "2007년 인터뷰 당시에는 그분의 잘못된 행동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사와 관련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숙하게 대응한 점을 사과했다. 이후 박종철·이한열 열사 유족을 직접 찾아 사과하는 등 논란을 외면하기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신의 책임을 돌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이지아 역시 조부 김순홍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며 곤혹을 치렀다. 김순홍은 일제강점기 대지주로 일제에 국방금품을 헌납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오른 인물이다.
이지아는 논란이 불거진 뒤 자신이 두 살 때 조부가 세상을 떠나 조부에 대한 기억이 없으며, 친일 행위 역시 관련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민족문제연구소를 직접 찾아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공부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특히 조부의 헌납 기록을 확인한 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 나아가 논란이 된 안양 소재 토지가 일제강점기 취득 재산이라면 국가에 환수돼야 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자신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부의 행위를 감싸기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처럼 강동원과 이지아는 가족의 과거 행적과 자신을 분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논란이 된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긋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하영 측은 처음에는 친일 의혹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추가 확인을 거쳐 관련 기록의 존재를 인정했다. 물론 선조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후손에게 묻는 것과 별개로 사실관계에 대한 신중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초기 대응 과정에서 입장이 뒤집히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영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힐지도 관심사다. 하영은 오는 14일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관련 인터뷰를 앞두고 있다. 소속사의 사과와 별개로 하영이 취재진 앞에서 가족사 논란에 대해 직접 설명할지 주목된다.
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불거진 가족사 논란인 만큼, 하영 측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