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친일 증조부’ 사과→감독들은 ‘좋아요’…때 아닌 의리 논란 [셀럽이슈]
입력 2026. 08.13. 09:42:37

하영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에 고개를 숙였지만 후폭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하영과 작품을 함께했던 감독들의 SNS ‘좋아요’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영은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과 관련해 사과했다. 하영은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그동안 가족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증조부를 자랑스럽게 언급해온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것은 사과문이 올라온 이후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를 연출한 이도윤 감독과 ‘참교육’의 홍종찬 감독이 해당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알려졌다. 하영은 ‘중증외상센터’에서 천장미를, ‘참교육’에서는 최가윤을 연기하며 두 감독과 각각 호흡을 맞춘 바.

물론 SNS의 ‘좋아요’ 하나에 담긴 의도를 제3자가 단정할 수는 없다.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행적 자체를 옹호한다는 의미인지, 논란에 대해 사과한 하영의 태도에 힘을 실어준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두 감독이 별도의 입장을 밝힌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행동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이유는 ‘좋아요’가 찍힌 게시물의 성격과 시점 때문이다. 단순한 근황이나 작품 홍보 게시물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당사자가 사죄한 글이다. 더구나 광복절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다. 공개된 SNS 공간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남긴 반응인 만큼 개인적인 친분에서 비롯된 격려였다고 하더라도 대중에게는 또 다른 메시지로 읽힐 여지가 생겼다.

논란의 출발점은 하영이 직접 꺼낸 가족사였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증조부에 대해 일본에서 양의학을 공부하고 한양에서 처음으로 양의원을 열었으며 고종을 진료했다고 설명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과 함께 그의 과거 행적이 거론됐다. 안상호가 1916년 조직된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대정친목회를 1916년 서울에서 조직된 친일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관련 연구에서도 대정친목회가 조선총독부 정책에 협력하고 내선융화를 추구한 단체였다는 평가가 확인된다.



논란 초기 대응도 일을 키웠다. 하영 측은 처음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가 이후 이를 번복했다. 하영 역시 사과문에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본 뒤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몰랐다는 사실만으로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 없다며 후손으로서 사죄한다는 뜻을 전했다.

증조부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후손에게 그대로 물을 수는 없다. 하영 역시 태어나기 전 벌어진 증조부의 행적 자체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는 아니다. 다만 이번 논란이 커진 핵심에는 하영이 방송에서 해당 가족사를 먼저 자신의 자랑으로 소개했고, 의혹이 불거진 직후 소속사 측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부인했다는 과정이 자리한다.

그런 점에서 뒤늦게 나온 사과문은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그런데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감독들이 공개적으로 ‘좋아요’를 누르면서 시선은 다시 사과의 내용보다 이를 둘러싼 업계의 반응으로 향했다.

SNS의 ‘좋아요’는 클릭 한 번이면 끝나는 가벼운 기능이다. 그러나 사회적 논란의 한복판에서는 반드시 가볍게만 소비되지 않는다. 특히 역사 문제처럼 사회적 의미가 큰 사안에서는 유명인의 ‘좋아요’ 역시 공개적인 의사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두 감독에게 하영은 함께 작품을 만든 동료 배우일 수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에게는 개인적인 의리와 공개적인 지지가 반드시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사과문에 대한 공감인지, 동료를 향한 위로인지 두 감독의 진짜 의도는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이를 ‘친일 옹호’로 단정하는 것 역시 지나친 해석이다. 다만 논란의 무게를 고려했을 때 굳이 공개적으로 흔적을 남긴 행동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에서는 자유롭기 어렵다.

하영은 사과문에서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어렵게 꺼낸 사과가 논란을 정리하기도 전에 예상치 못한 ‘좋아요’ 두 개가 또 다른 논쟁거리가 됐다. 사적인 응원이 필요했다면 얼마든지 다른 방식도 가능했다. 공개 SNS에서의 클릭 하나가 때로는 말보다 선명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짚어볼 대목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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