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영 증조부, 친일파라 할 수 있다”…민족문제연구소가 밝힌 친일 행적
- 입력 2026. 08.13. 11:40:33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의사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일인명사전’ 집필에 참여한 민족문제연구소 측이 “친일파라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없는 것은 친일 행적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전이 적용한 엄격한 등재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영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처장은 13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과 친일인명사전 미등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방 사무처장은 2009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 집필에 참여한 인물이다. 친일인명사전에는 총 4389명이 수록됐지만 안상호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방 사무처장은 “그 당시 기준으로 안상호는 지금 알려져 있는 친일 행적 이외에도 여러 친일 행적 사실을 밝혀냈지만 저희 기준에 약간 미달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친일인명사전은 단순히 친일 행위가 한 차례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인물을 등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분야별로 기준을 달리하되 친일 행위의 적극성과 지속성,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역사적 책임을 물을 대상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안상호의 친일 행위 자체는 분명하게 확인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방 사무처장은 안상호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이후 경성에서 열린 이토 히로부미 추모대회의 준비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경성부협의회 의원으로 활동했으며, 항일운동 방해와 내선융화 등을 내세운 동민회에도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대정친목회 활동 역시 안상호의 친일 행적 가운데 하나로 언급했다.
방 사무처장은 “다른 당시 친일 반민족 행위자에 비해 적극성이 떨어지고 반복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수록 기준에는 맞지 않아 등재는 안 했지만, 여전히 친일 행적의 팩트는 계속 확인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친일 행적은 있지만 친일파는 아니라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친일파라고 할 수 있다. 친일파라고 할 수 있지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친일 행적까지 부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방 사무처장은 사전이 ‘현행범을 잡는 것’이 아닌 역사적 책임을 묻기 위한 작업인 만큼 오히려 수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영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방 사무처장은 증조부의 행적으로 후손인 하영을 비판하는 것이 과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과하지는 않다”면서도 하영 개인에게만 비판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과거사를 공개하고 들여다보는 목적이 특정 집안이나 후손을 낙인찍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역사를 돌아보고 성찰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하영 개인에 대한 비판을 넘어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친일 문제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과거의 행위뿐 아니라 이후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성하느냐는 점도 짚었다.
방 사무처장은 친일 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故 임종국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일제강점기의 친일 행위만큼이나 해방 이후 참회와 반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영을 향해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자신의 가족사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공적인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방 사무처장은 “연예인은 어쨌든 공인으로서 연예인이 먹고 자고 생각하고 하는 것들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그런 식의 공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라며 “하영 씨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성숙한 훌륭한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서 하영은 방송에서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며 증조부 안상호의 이력을 언급했다. 이후 안상호의 친일 단체 활동 이력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고, 하영은 지난 12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