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에 심야까지 붐빈다…올여름 극장가 '극캉스' 활기[Ce:포커스]
- 입력 2026. 08.14. 15:44:2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여름 휴가를 극장에서 보내는 이른바 '극캉스'가 새로운 여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면서 대작 영화부터 가족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작품이 흥행세를 이어가는 한편, 멀티플렉스 업계도 심야 상영과 시즌 메뉴 등 관객들의 극장 체류 경험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올여름 극장가의 흥행을 이끄는 중심에는 영화 '오디세이'(14일 기준 누적 304만),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651만), '호프'(443만)가 있다. 대형 블록버스터와 화제작을 중심으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올여름에는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특별관과 다양한 포맷을 활용해 극장만의 경험을 즐기는 관객도 늘고 있다. CGV 데이터전략팀이 지난 7월29일부터 8월9일까지 여름 성수기 관람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영화시장 관람객 규모는 약 955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이후 여름 성수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CGV 방문 고객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했다. 특히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와 '오디세이'가 SCREENX, 4DX, IMAX 등 특별관 흥행을 견인하면서 포맷별 차별화된 관람 경험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실제 해당 기간 CGV 방문 고객 가운데 2회 이상 영화를 관람한 고객은 11.3%를 차지했으며, 이들 가운데 56.8%는 두 작품을 모두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CGV 측은 폭염과 함께 극장을 찾는 관객과 특별관 이용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CGV 관계자는 "올해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특별관 관람객은 126.7% 증가하는 등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성과 콘텐츠 영향도 함께 작용했지만, 무더운 날씨 속에서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도 여름 극장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이날 오전 누적 관객 50만 명을 돌파하며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 CGV 골든에그지수 97%를 기록한 데 이어 한국 영화 예매율 1위, 전체 영화 예매율 3위를 기록하며 가족 관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바다로 사라진 엄마를 구해야 하는 로미와 하츄핑의 기적 같은 모험을 그린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객은 물론 자녀와 조카, 손주와 함께 극장을 찾는 가족 관객들의 관람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CGV 측은 올여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고르게 소비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관계자는 "대작 블록버스터부터 가족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작품이 고르게 사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객들이 자신의 취향과 동행 구성에 맞춰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면서 극장가 전반에 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극장가의 변화는 관람 시간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시네마에 따르면 올해 심야 입장객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으며, 해당 시간대 좌석점유율도 전 구간에서 함께 상승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낮 시간대 관람이 여전히 가장 두터운 핵심 시간대지만, 올해는 특히 심야 시간대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늦은 밤 더위를 피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새로운 관람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CGV에서도 심야 관람 수요 증가세가 확인됐다. CGV 관계자는 "특정 시간대에만 수요가 집중되기보다는 낮과 저녁,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관객 유입이 활발한 편"이라며 "특히 올해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심야 시간대 관람 수요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관객들의 극장 방문이 늘어나면서 멀티플렉스 업계도 영화 관람 외 즐길 거리를 확대하고 있다. CGV는 8월14일과 15일 양일간 템퍼시네마에서 심야 특별 상영 프로그램 '올무비나잇 with TEMPUR'를 진행한다.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50분까지 이어지는 연속 상영회로, CGV용산아이파크몰·압구정·센텀시티 등 전국 3개 템퍼시네마에서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연속으로 관람할 수 있다. 여기에 14일 관람객에게는 여행용 목 베개, 15일 관람객에게는 수면 안대를 증정하는 등 심야 시간대에 맞춘 혜택도 마련했다.
심야 프로그램에 대한 관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CGV 관계자는 "'올 무비 나잇'과 같은 심야 프로그램은 열대야로 밤 시간을 활용하려는 관객들의 니즈와 맞물리면서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영화 관람 자체를 넘어 색다른 경험을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시즌별 기획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극장 내 F&B 역시 여름철 관객을 붙잡는 요소로 떠올랐다. 롯데시네마는 수박주스, 샤베트, 밀크컵빙수,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무더위를 겨냥한 여름 시즌 메뉴를 선보였다. 월드타워에서는 초코탄팝콘을 한정 판매하고,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와 협업한 닭강정 메뉴도 마련해 영화 관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선택지를 확대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심야 상영, 여름 시즌 한정 메뉴, '롯캉스'와 같은 극장형 체험 이벤트에 대한 관객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며 "무더위를 피해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즐기고, 동시에 특별한 F&B 메뉴와 이벤트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폭염 속 극장을 찾는 관객이 늘면서 극장의 역할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극장이 단순한 영화 관람 공간을 넘어 '복합 여가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변화를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며 "심야 시간대와 특별관 이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 이는 관객들이 단순히 영화를 보러 오는 것을 넘어 무더위를 피해 오래 머물며 쾌적함을 즐기는 공간으로 극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CGV, 롯데시네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