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작 영화 6개월간 못 본다?…'홀드백 제도' 둘러싼 쟁점은[Ce:포커스]
- 입력 2026. 08.17. 05: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최근 극장에서 개봉한 신작 영화가 OTT로 향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휴민트'는 개봉 49일, '와일드씽'은 58일 만에 OTT를 통해 안방을 찾았다.
심지어 '군체'는 극장 상영이 끝나기도 전에 OTT로 향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전지현, 구교환 등 화려한 캐스팅과 스타 감독 연상호의 만남으로 이목을 끌었으나, 극장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얻자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러한 선택을 내렸다.
실제로 이러한 작품을은 OTT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넷플릭스 투둠 웹사이트에 따르면 '휴민트'는 공개 후 닷새 만에 1100만 시청수를 기록했다. 극장에서 190만 관객에 머물렀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이러한 탓에 최근 신작 영화가 IPTV나 OTT에 공개되기까지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는 '홀드백'은 영화산업의 뜨거운 감자다. '홀드백'에 대한 논쟁은 지난해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본격화됐다.
'홀드백' 법제화는 OTT 플랫폼의 강세 속 극장 산업을 지키겠다는 취지로 논의가 시작됐지만,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극장업계와 제작·배급 업계, OTT 업계 등을 건들이면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극장업계는 대체로 '홀드백' 제도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영화관객 및 매출액이 위축된 만큼, 홀드백 법제화를 통해 영화 산업의 근간인 극장 수익을 확보한다면 투자/제작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기본 질서를 회복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모든 영화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 극장업계 관계자는 "필요성은 있으나 일률적인 기간 적용이 아닌, 영화관을 비롯한 모든 플랫폼에서 콘텐츠의 최대가치를 일으킬 수 있는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제작·배급 업계는 대체로 법제화에 반대하고 있다. OTT나 IPTV 등 다양한 유통경로로 눈을 돌려 수익 보전에 나서고 있는 만큼, 6개월이라는 기간에 묶여 버리면 오히려 투자와 제작이 위축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정책의 목적성이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기간, 내용 등에서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영화가 극장 산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극장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만나는 것을 여전히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라면서도 "각 콘텐츠가 가진 생명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러 플랫폼으로 이어가며 만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일괄적인 적용에는 무리가 있어보인다"라고 이야기했다.
제작자들의 반대는 더욱 격렬하다. 지난 4월 봉준호 감독 등 영화인 581명은 홀드백 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6개월 홀드백은 관객의 선택권을 저해하는 '블랙아웃' 법안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제작·배급사는 6개월 후 잊힌 영화를 다시 마케팅해 알려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제작비 회수 기간은 늘어나고 회수액은 급격히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시에 극장 침체의 원인을 OTT로만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발간한 '영화콘텐츠 소비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극장 관람 감소 이유 1,2위는 '관람비 부담'(25.1%), '볼 만한 영화 부족'(21.5%)이다. OTT 관련 요인은 17~18% 수준으로 그보다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월정액제 구조로 어떤 작품을 접하든 저항이 낮은 OTT에 비해 편당 티켓값을 지불해야 하는 영화관은 관객의 눈을 높일 수 밖에 없다.
결국 큰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티켓값이라는 심리적 장벽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홀드백' 논쟁 역시 작은 파이를 누가 더 많이 갖게 되느냐에 대한 싸움에 힘을 빼기보다 함께 나아가는 방향으로 마무리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중 '홀드백' 세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약 1년을 이어온 '홀드백' 논쟁이 과연 어떤 결론을 맺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NEW, 셀럽미디어DB,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