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S 보이콧에 그래미 한발 물러서나…'아시안 팝' 부문 재검토 시사
- 입력 2026. 08.17. 10:27:27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가 방탄소년단(BTS)의 보이콧 선언으로 논란이 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래미가 해당 부문 신설을 발표한 지 약 두 달, BTS가 출품 거부 의사를 밝힌 지 약 보름 만이다.
방탄소년단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 의도와 무관하게 일부 아티스트들이 아시안 팝 부문이 자신들이 힘들게 만든 음악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음악인 출신으로서 이를 가슴 깊이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뮤지션들이 진정으로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래미 시상식 부문이 100개를 넘어선 만큼 우리의 노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신설 부문의 운영 방식 등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부터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K팝과 J팝, C팝 등 아시아 대중음악을 대상으로 하며,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로 제작된 음악을 후보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해당 부문이 아시아 대중음악을 별도의 지역 부문에 가두고,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주요 부문에서는 배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K팝을 비롯한 아시아 대중음악이 이미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오히려 별도 부문으로 분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BTS의 보이콧 선언이었다. BTS 멤버 7명은 지난달 29일 각자의 SNS를 통해 "올해 그래미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며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BTS는 그동안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도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이번 보이콧 선언은 단순한 출품 거부를 넘어 그래미의 아시아 음악 분류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레코딩 아카데미는 아시아 음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빌보드 등에 따르면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를 비롯한 레코딩 아카데미 관계자들은 BTS 소속사 하이브를 포함해 한국·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 각국의 음악 관계자들과 만나 해당 부문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사회와 시상·후보위원회 역시 관련 사안에 대한 자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년 2월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당장 해당 부문의 시상 자체가 폐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출품 접수가 지난달 7일 시작됐으며 오는 21일 마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논의를 통해 향후 후보 선정 기준이나 부문 운영 방식 등이 변경될 가능성에는 관심이 쏠린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