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선수에서 팬심까지…야구 예능, 연애까지 영역 확장[Ce:포커스]
- 입력 2026. 08.20. 06: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프로야구를 향한 관심이 경기장을 넘어 방송가와 OTT 콘텐츠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 야구를 소재로 선수들의 경기와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응원팀과 팬심, 직관 문화 등 야구 팬덤 자체를 콘텐츠의 중심에 놓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제는 야구 팬덤과 연애 예능을 결합한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며 장르 확장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티빙 오리지널 연애 프로그램 '원수는 외야석에서♥'다. CJ ENM은 라이벌 구단 팬들의 직관 로맨스를 담은 '원수는 외야석에서♥'를 오는 9월 공개한다.
'원수는 외야석에서♥'는 응원하는 팀이 다른 남녀가 야구장에서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인연을 찾아가는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참여자의 이상형을 제작진이 파악해 매칭하고, 실제 경기 상황에 따라 요동치는 관중석의 열기 속에서 라이벌 팬들의 신경전과 애정 전선을 담는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야구를 단순한 배경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한다는 사실 자체를 연애의 변수로 설정했다. 실제 야구장에서 첫 만남부터 데이트, 선택까지 이뤄지는 만큼 일반적인 연애 예능에서는 만들기 어려운 감정의 변수가 발생한다.
연애와 야구를 결합한 독특한 규칙도 마련됐다. 두 사람이 서로를 선택하면 커플이 성사되지만, 한 사람만 상대를 선택할 경우 선택받은 참가자에게 KBO 리그 시즌권이 주어진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선택하지 않으면 커플도 시즌권도 얻지 못한다. 사랑과 시즌권이라는 보상을 둘러싼 선택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야구 팬덤을 콘텐츠의 전면에 내세우는 흐름은 최근 OTT와 방송가의 콘텐츠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티빙은 KBO 리그 중계와 함께 야구 특화 콘텐츠를 강화하며, 경기 자체를 넘어 팬들이 야구를 소비하고 즐기는 방식까지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티빙은 2026시즌 개막과 함께 매주 주말 팬들과 함께하는 '팬덤중계'를 운영하고 있다. 구단별 호스트와 야구팬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응원팀의 경기를 함께 즐기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응원팀별 해설을 제공하는 '팬덤중계'를 비롯해 주요 경기를 차별화해 보여주는 '티빙 슈퍼매치', 실시간 소통 기능인 '티빙톡', 경기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야구 특화 숏폼 등을 선보이며 시청 경험을 다각화하고 있다. 경기 직후 하이라이트와 야구 관련 프로그램도 별도로 제공하며, 단순한 경기 중계를 넘어 팬들의 응원과 소통, 재시청까지 아우르는 야구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원수는 외다리나무에서
야구 팬덤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는 예능에서도 확인된다. 채널A '야구여왕2'는 국내 여자 야구단 블랙퀸즈의 성장기를 다루며 팬덤 '까망이'를 형성했다. 프로그램은 8월 1주 차 'TV 비드라마 화제성' 6위, 'TV-OTT 비드라마 화제성' 7위에 올랐고, 비드라마 목요일 화제성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오프라인에서도 3차 직관 이벤트에 약 3200명이 신청하는 등 프로그램 자체를 넘어 팬덤의 참여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최근 야구 콘텐츠의 변화는 '야구를 보여주는 것'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기 결과나 선수들의 활약만이 아니라 어떤 팀을 응원하는지, 팬들이 어떻게 직관을 즐기는지, 응원팀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까지 하나의 콘텐츠 소재가 된 것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야구 팬덤의 가장 큰 매력으로 규모와 충성도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도 팬덤의 규모가 크고 충성도가 높은 데다, 응원팀을 중심으로 팬들의 정체성과 일상적인 관심이 형성돼 있어 콘텐츠 업계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형성된 고정 팬층을 콘텐츠 시청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안정적인 이용 수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원수는 외야석에서♥'은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팬심 자체를 연애의 변수로 활용해 기존 야구 예능과도 차별화 포인트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야구여왕
야구 팬덤이 연애 예능까지 진출한 것은 팬심이 단순한 스포츠 소비를 넘어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 일상적인 관계까지 연결되는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특히 응원팀이 다르다는 설정은 연애 과정에서 갈등과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연애 예능과 차별화된 장치가 된다.
향후에는 야구 팬덤을 활용한 콘텐츠의 장르가 더욱 다양해질 가능성도 있다. 야구장이라는 공간과 팬덤이라는 소재가 결합하면 연애뿐 아니라 여행, 리얼리티, 관찰 예능 등으로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 역시 "KBO 리그의 인기가 날로 상승하고 있기에 비슷한 시도는 이어질 것"이라며 "야구 자체를 다루는 것을 넘어 연애나 여행, 리얼리티, 관찰 예능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하는 방식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야구 팬덤이 곧바로 모든 콘텐츠의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관계자는 "아직은 강력한 고정 팬층을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 단계인 만큼, 야구 팬덤이 실제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시청층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티빙, 채널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