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카르페 디엠'으로…무대 위에 오른 '죽은 시인의 사회'[리뷰]
입력 2026. 08.20. 17:51:32

죽은 시인의 사회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위대한 드라마가 펼쳐지고 그대 또한 한 줄의 시가 될 것이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1959년 미국을 배경으로 아이비리그 진학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명문학교 웰튼 아카데미에 새로운 영어 교사 키팅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을 그린다. 199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톰 슐만(Tom Schulman)의 원작 극본을 바탕으로 한다.

억압적인 교육 현실 속에서 "시와 아름다움, 낭만,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라 말하던 키팅의 대사는 개봉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현재까지 많은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으로 남았다.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가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기억에 살아있는 이유는 "네 마음을 따라 살아가라"는 따뜻한 메시지 때문만은 아니다. '나'라는 존재를 알아봐주길 바라는 말 못한 소망을 실현해주고, 현실과 갈망 사이에서 어떻게 나의 길을 찾아갈 것인지 깊게 고민하게 만드는 힘 때문이다.

개봉 36년 만에 한국 무대에서 펼쳐진 키팅의 인생 수업에서도 원작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여기에 더해 무대 위 배우들의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생동감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죽은 시인의 사회' 한국 초연의 가장 큰 매력은 서투르고 투박한 진심이다. 차인표, 연정훈 등 매체에서 긴 경력을 쌓은 배우들도 이 무대에서는 새내기다. 배우 이종혁의 아들로 화제를 모은 이탁수를 비롯해 시우, 김주민, 강희수 등 이 작품을 통해 입봉하는 배우들도 많다. '처음'이라는 키워드가 관통하는 만큼, 배우들의 간절함과 진심이 무대 위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또한 학교 생활을 다룬 작품인 만큼 학생 역을 맡은 젊은 배우들만이 꾸려가는 장면이 많다.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소년들의 이야기는 무대 위 신인 배우들이 지나고 있는 여정과 자연스레 겹쳐지며, 이 배우들이 앞으로 어떤 '시'를 써 내려갈지, 기대를 품게 만든다.


따뜻한 이야기로 기억되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 결말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키팅 선생은 떠났고, 웰튼 아카데미는 여전히 '일류'가 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소년들을 가르친다.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난 자유가 지나간 자리에는 남은 닐과 찰리의 빈자리만 더욱 크게 느껴진다. 겉으로 보기에 학교는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사건 이후 통제는 더 견고해졌을 뿐이다.

하지만 더이상 시를 품은 소년들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다. 학교를 떠나는 키팅 선생님을 향해 소년들은 책상 위에 올라서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친다. 장난스럽게 나누던 인사는 일종의 선언으로 치환된다. 소년들의 서시는 변한 것 없는 현실 속에서도 당신의 가르침을 절대 잃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쓰여질 것이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오는 9월 13일까지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마스트 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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