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민, 하영, 홍민기, ‘만약에’를 적용한다면?
- 입력 2026. 08.23. 09:00:00
- [유진모 칼럼] 최근 연예계에서 부정적인 이슈로 연일 이름이 오르내린, 대표적인 화제의 인물을 들자면 배우 황정민, 배우 하영, 그리고 배우 홍민기일 것이다. 황정민이야 워낙 슈퍼스타이기 때문에, 하영과 홍민기는 지명도를 떠나 그 내용 탓에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으며 그만큼 대중에게 피로감을 안겨 주기도 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일일까?
황정민-하영-홍민기
황정민은 사실 어느 정도 답이 보인다. 대다수의 대중도 그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사람 일은 모른다. 결국 법이 시시비비를 가려 줄 때까지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하영은 답이 나와 있다. 그녀가 또래의 웬만한 여자들보다 미모인 것은 사실이지만 유사한 등급의 여배우들 중 월등한 연기력을 보유한 것도, 티켓 파워가 대단한 것도 아니다. 특히 인식론이 매우 의심된다.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반민족행위처벌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친일 반민족 행위를 한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 증거와 사료는 차고 넘친다. 100보 양보해서 하영이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집안 자랑을 했다고 해도 무지의 소치라는 비난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집안을 자랑할 정도인데 고작 거리가 증조부밖에 안 되는 조상의 친일 행각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과 차이가 있다.
홍민기의 사례는 하영과는 완전하게 다르다. 황정민과 유사한 듯하면서도 차이가 크다. 일단 그는 황정민과 지명도 면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대한민국에서 오지에 살지 않는 한 황정민을 모를 성인은 그리 많지 않다. 홍민기는 온라인의 댓글에서 알 수 있듯 황정민에 비교하면 거의 ‘듣보잡’ 수준이다. 하지만 구설의 내용이 심각하다.
그의 불법과 부도덕 등을 폭로하고 있는 전 연인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A 씨에 대해 데이트 중 폭행, 성관계 중 폭행, 원하지 않는 임신을 시킨 후 낙태 강요 등 천인공노할 악행을 저질렀다. 그녀의 폭로 내용을 보면 남녀가 데이트를 하면서 남자가 여자에게 행할 수 있는 불법과 부도덕과 무책임의 모든 잘못을 저질렀다고 할 수 있는 총체적 악질이다.
이미 한 광고주가 홍민기가 등장하는 광고를 비공개로 전환하는가 하면 홍민기는 최근 열린 한 드라마의 뒤풀이 회식에 불참했다. 분위기는 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여론이 부정적인 것도 맞는다. 그렇다면 이제 24살의 신인 배우 홍민기는 피지도 못하고 스러질 것인가? 모든 이슈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만약에’와 역지사지를 대입시킬 필요가 있다.
잘잘못이 가려지기도 전에 여론 재판에 의해 한 사람의 인생이 낭떠러지로 밀려 떨어진다면 그것은 올바른 사회의 질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공명정대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 책무이다. 먼저 A 씨의 주장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사건을 바라보자.
지난 4개월 동안 그런 버라이어티한 학대를 자행했다면 홍민기는 악의 화신이다. 연예계는 당장 홍민기를 퇴출시켜야 하는 게 지극히 당연하며, 검찰과 경찰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물론 A 씨는 충분한 증거와 자료를 준비해 경찰에 제출해야 한다. 홍민기가 그런 사람이었다면 그에게 양심이니 준법정신이니 그런 걸 바랄 필요도 없다. 그냥 법과 연예계의 혼연일체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
다시는 그가 나오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대중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A 씨는 도대체 지난 4개월 동안 그런 쓰레기를 왜 만났으며, 피해를 왜 감내한 것일까? 그녀의 주장이 100% 맞는다고 가정할 때 그런 인간 말종과 만나고, 성관계를 하며, 연인이라고 정의를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매우 정상적인, 보편적이고 타당한 사유의 소유자라면 홍민기가 비상식적인 악행이나 상소리를 했다면 처음에야 실수려니 했겠지만 두 번, 혹은 세 번 했을 즈음 잘못을 지적하고 따지거나, 지인들에게 알려 도움을 청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4달 동안 그 괴롭힘과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으면서 왜 참았던 것인가?
그녀의 주장이 너무나도 다양하고 총체적이어서, 도저히 홍민기를 인간이라고 보아줄 수 없는 참혹한 내용이어서, 오히려 그녀에 대한 신빙성이 살짝 떨어지는 면이 없지 않은 배경이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를 상정해 보자. 만약 홍민기 소속사의 반격대로 A 씨의 주장 중 아주 많은 내용이 거짓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A 씨라는 인간에 대해 역시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
시선을 홍민기로 돌려 보자. 그의 나이 이제 24살. 아직은 자신의 직업, 즉 배우에 전념해도 성공할까, 말까 하는, 매우 중차대한 시기이다. 그런 그가, 연기력을 닦는 데 매진해도 시간이 부족할 그가 제정신이 아닌 여자랑 술 마시고, 침대에서 나뒹구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그 결과 그녀의 주작과 조작에 공격을 당하고 있다?
그를 향후 대한민국의 영화, OTT, 드라마에서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그래서 K-콘텐츠로 국위를 선양할 '될성부른 떡잎'으로 봐야 할까? 연예 관계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경우의 수를 두어 가며 잘 판단해야 한다. 언제, 어느 곳에서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게 온라인이 최고조로 활성화된 현 매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이다.
홍민기의 주장이 모두 맞는다고 할지라도 그는 시작부터 엄한 데 단추를 끼웠다. 24살의 신인인 그가 먼저 발을 담가야 할 곳은 예술의 세계이지, 욕망의 도가니가 아니었다. 그리고 많은 연예 관계자들은 그런 그의 ‘싹수’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패착이 없을 것이다. 결국 홍민기에 대한 결론은 법이 쥐고 있지만 여론은 다른 곳을 보기도 한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NA, 페이블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