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뭐가 달라졌나…火 개막→화려한 라입업[종합]
- 입력 2026. 09.01. 17:35:02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층 확장된 라인업으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보다 공식 초청작 규모가 커진 가운데 세계적인 거장과 아시아 주요 배우들의 참석이 이어지며 국제영화제로서의 면모를 한층 강화했다. 특히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스타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여성 영화인과 애니메이션 관련 프로그램까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지하 2층 국제회의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영덕 마켓위원장, 박광수 이사장, 정한석 집행위원장, 박가언 부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59개국 246편의 공식 초청작을 비롯해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9편 등 총 315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공식 선정작은 지난해보다 5편 늘어난 246편으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기존 수요일이었던 개막일을 하루 앞당겨 10월 6일 화요일에 막을 올린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화요일에 개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개막일 변경에 대해 "개막일을 수요일에서 화요일로 당긴 것은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하는 관객들의 패턴을 살펴보니 개막일부터 주말까지 영화제를 많이 방문하고 관람 일정을 계획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들에게 주말을 포함한 물리적인 관람 기간을 조금 더 늘려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그런 이유로 개막일을 하루 앞당기게 됐다"고 밝혔다.
관객이 가장 많이 찾는 기간에는 상영 횟수도 늘린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흘간 기존 하루 4회차 상영에서 5회차 상영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정 집행위원장은 "관객들이 가장 많이 밀집하는 기간이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인 만큼, 하루 4회차로 운영하던 상영을 5회차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관객들이 더 많은 영화를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제 기간을 늘리고 상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고민이 많았다"며 "스태프들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세계적인 영화인들의 참석 확대다. 올해 부산에는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매기 질렌할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양자경 역시 15년 만에 부산을 방문한다. 이자벨 위페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배우 크리스틴 하킴, 이란의 거장 마지드 마지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린타로, 필리핀의 라브 디아즈, 홍콩의 허안화,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대만의 차이밍량 등도 부산을 찾는다.
아시아 스타 라인업도 한층 화려해졌다. 중화권에서는 서기, 저우쉰, 판빙빙이 참석하며, 일본에서는 나가사와 마사미를 비롯해 에모토 타스쿠, 쿠로키 하루, 요코하마 류세이, 야마자키 켄토, 마츠시타 코헤이, 사와지리 에리카, 마루야마 류헤이, 나가야마 에이타 등이 부산 관객과 만난다. 여기에 미치에다 스케와 안자이 세이라 등 한국에서도 팬층을 확보한 젊은 스타들이 합류한다. 슈화, 미셸 마오, 진 하, 다위까 호네 등 글로벌 활동을 이어가는 배우들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일본 배우들의 존재감이 커진 점이 올해 라인업의 특징으로 꼽힌다. 박가언 부집행위원장은 개막식 레드카펫에 일본의 주연급 남녀 배우들이 다수 참석하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특정 의도보다는 작품을 초청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확인된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배우 라인업 역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유해진, 이민호, 현빈, 정우성, 우도환, 조여정, 이희준, 손석구, 김신록, 정성일, 유재명, 류승룡, 김도현, 박지현, 김재원, 김혜자, 조이현 등 국내 배우들이 대거 부산을 찾는다. 개막식은 배우 김민하가 단독 MC로 진행한다.
김종관 감독의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배경도 밝혔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김종관 감독의 연출력을 꼽았다. 정 집행위원장은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인 만큼 인물과 공간을 다루는 연출이 매우 중요했다"며 "김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 기획과 공간 감각이 돋보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을 이끄는 배우들의 호연과 캐스팅의 의미를 강조했다. 정 집행위원장은 "출연 배우 8명이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연기를 펼쳐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다"며 "특히 이번 8인의 멀티 캐스팅은 한국영화의 미래와 비전을 보여주는 젊고 매력적인 조합으로, 대중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상업 영화가 아닌 작품을 개막작으로 택한 점에 대해서는 작품 자체의 대중성과 가치를 분명히 했다. 그는 "작품의 규모나 제작비와 무관하게 모든 영화는 저마다의 독창적인 매력을 지닌다"며 "개막식 현장을 찾을 4,500여 명의 관객 모두가 편안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라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경쟁부문도 지난해 신설 이후 두 번째 해를 맞아 라인업의 층위가 두터워졌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경쟁부문은 올해 최종 14편으로 구성됐다. 임하연의 '그날의 태주', 히로세 나나코의 '비트윈 투 러버스', 가토 타쿠야의 '일요일 다음날', 천지원의 '디센던트', 구유의 '처음 만난 외로움', 마지드 마지디의 '빵과 책', 김정훈의 '면도' 등 아시아 각국의 신예부터 중견·거장 감독까지 폭넓게 포진했다.
애니메이션의 약진도 올해 새롭게 두드러진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장·단편 13편을 선보이는 대형 특별전을 마련했다. 여기에 미드나잇 패션에서는 '올나잇 애니메이션'을 신설해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을 밤새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포럼 비프에서도 아시아 애니메이션 산업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단순히 애니메이션 작품을 상영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산업적·문화적 흐름으로 조명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확장한 셈이다.
거장들의 최신작을 모은 아이콘 섹션 역시 지난해 33편에서 올해 35편으로 확대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다시 경신했다. 올해 칸영화제 주요 수상작을 포함해 15편의 칸영화제 작품이 포진했으며, 베를린국제영화제 주요 작품과 국내외 아시아 거장들의 신작도 대거 합류했다. 이창동의 '가능한 사랑', 홍상수의 '눈 둘 데가 없네', 차이밍량의 '더스트', 라브 디아즈의 '마키키란 포'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영화 라인업도 부흥을 향한 흐름을 강조한다. 개막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시작으로 정주리의 '도라', '정가네', '세대유감', '사피엔스', '여전히 찬란하게', '최종면접' 등 다양한 장르와 색깔의 한국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영화제 측은 올해를 활성화되고 있는 한국영화의 현장으로 규정하며 국내 영화인들의 참여 역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인업뿐 아니라 관객이 작품을 접할 기회도 확대됐다. 올해 영화제는 사상 처음으로 화요일에 개막하며, 관객이 많이 몰리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상영 횟수를 기존 4회차에서 5회차로 늘린다. 작품 수 증가와 함께 상영 기회까지 확대한 것이다.
결국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라인업의 핵심 변화는 '더 많은 작품'에서 나아가 '더 다양한 영화인과 세대, 지역을 아우르는 구성'으로 요약된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과 아시아 스타들의 참여가 확대되는 동시에 경쟁부문과 애니메이션, 한국영화까지 각 영역의 존재감이 커졌다.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선정된 데 이어, 작품과 게스트 양쪽에서 국제적 위상을 확인시키는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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