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부터 김원훈·조진세까지…'스타 오디오 도슨트'이 뜬다[Ce:포커스]
입력 2026. 09.08. 10:00:00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미술관과 전시장을 찾으면 작품을 설명하는 익숙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최근에는 전문 도슨트뿐 아니라 배우와 가수, 예능인 등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들이 전시 해설에 참여하며 오디오 도슨트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스타의 목소리와 이미지가 전시 경험에 더해지면서 새로운 관람 방식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배우 박보검은 여러 차례 미술 전시의 오디오 도슨트 및 오디오 가이드 내레이터로 참여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박보검은 2023년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전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을 비롯해 2024년 고(故)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소개한 ‘박서보 화백 X 폴앤바니’ 아트 스페이스, 2025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BEYOND TIME’ 등에 참여했다. 2026년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서도호 개인전의 오디오가이드에 이름을 올리며 전시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특유의 따뜻하고 안정적인 목소리로 작품과 작가의 세계를 전달해온 박보검은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의 목소리가 전시 콘텐츠와 결합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만들어왔다.

배우뿐 아니라 예능인과 크리에이터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숏박스’로 활동하는 김원훈과 조진세는 최근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에서 열린 맥스 시덴토프 개인전의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 전문적인 작품 해설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에게도 친숙한 목소리와 캐릭터를 통해 전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씨엔블루 이정신은 기후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에 목소리를 보탰다. 이정신은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의 2026 기획전 ‘지구 앞에 서다-위태로운 경계에서’의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 전시의 기획 의도와 취지에 공감해 목소리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한 것으로, 녹아내리는 빙하와 삶의 터전을 잃은 인간과 동물 등의 모습을 통해 환경 문제를 다루는 전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배우 류승룡도 오디오 도슨트로 관람객을 만났다. 서울 신사하우스에서 열리고 있는 몰입형 전시 ‘가우디: 서울에서 다시 태어나다’에서 류승룡은 전시 동선에 맞춰 구성된 오디오 도슨트의 목소리로 참여한다. 안토니 가우디의 철학과 작품 세계를 관람객에게 안내하며 시각적 콘텐츠에 음성 해설을 더한다.

드라마 IP와 박물관이 결합한 사례도 있다. tvN 새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은 서울역사박물관과 함께 특별전 ‘1932년 경성, 밀정이 되다’를 선보였다. 드라마의 세계관을 현실 공간으로 확장한 이번 전시에는 실제 촬영 소품과 가구를 활용한 공간이 마련됐으며, 서울역사박물관 3층 상설 전시관에서는 드라마 출연 배우들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 도슨트도 운영됐다. 드라마와 연관된 주요 유물과 전시품을 배우들이 직접 소개하며 작품과 박물관 관람을 연결했다.

다만 실제 관람객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관람객은 익숙한 목소리와 유머가 전시를 보다 편안하게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지만, 작품 설명보다 출연자의 개성이 지나치게 두드러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20대 관람객 A씨는 "기존에 봤던 도슨트는 작품 설명에 집중하는 방식이었는데, 최근에 관람한 전시의 오디오 도슨트 내용은 유머와 유행어가 많이 섞여 있었다"며 "작품에 대한 설명보다 출연자 간의 대화나 농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 구간도 있었다. 유머가 해설을 돕는 정도라면 좋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유머가 주가 되고 작품 설명이 부가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라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반면 30대 관람객 B씨는 스타 오디오 도슨트의 장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B씨는 스타가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는 기사를 접한 뒤 흥미를 느꼈다며 “이어폰만 끼면 자유롭게 설명과 함께 전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스타들이 참여했다고 하면 오디오 도슨트를 들을 때 조금 더 친숙한 느낌이 들어 편안하다”고 했다.

B씨는 스타와 전시의 협업이 새로운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봤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한다면 해당 전시를 찾게 될 것 같다면서 "오디오 도슨트 역시 하나의 콘텐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타들의 오디오 도슨트 참여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전시를 보다 친숙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미술관이나 전시가 어렵고 전문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익숙한 목소리를 통해 작품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스타의 팬덤을 전시 관람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평소 미술 전시에 관심이 없던 관객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참여를 계기로 전시장을 찾을 수 있고,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작가와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스타의 참여 자체가 전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관심을 환기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스타의 캐릭터와 작품 해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과제로 남는다. 스타 특유의 유머나 개성이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작품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타의 친숙함을 살리면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면 기존 오디오 가이드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오디오 도슨트 자체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작품의 제작 배경이나 미술사적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전시의 성격과 스타의 목소리를 결합해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는 양상이다. 관람객은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동시에 익숙한 목소리를 통해 전시의 서사를 따라가며 보다 입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의 오디오 도슨트 참여는 전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기존 관람객과 다른 층의 유입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단순히 스타의 인지도에 기대기보다는 전시의 주제와 작품에 맞는 목소리와 진행 방식을 선택하고, 스타의 개성과 전문적인 작품 해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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