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비, 익숙한 ‘워터밤 여신’ 벗고 새로움 입었다 [인터뷰]
입력 2026. 09.10. 14:43:24

권은비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워터밤 여신’, ‘서머퀸’. 가수 권은비에게 대중적인 인지도를 안긴 강력한 수식어다. 하지만 권은비는 익숙해진 하나의 이미지에 머무르는 대신 또 다른 자신을 꺼내 보이는 길을 택했다. 그렇다고 ‘서머퀸’의 왕관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아니다.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낸 그는 이제 화려한 이미지 너머 자신의 음악과 아직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겠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권은비는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새 디지털 싱글 ‘데자부(DEJAVU)’ 발매를 앞두고 앨범 작업 과정과 소속사 이적 후 변화, 앞으로의 음악 활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자부’는 권은비가 약 1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이자 RBW로 소속사를 옮긴 뒤 처음 발표하는 음악이다. 동명의 타이틀곡 ‘데자부’는 단조로운 일상을 잠시 잊게 만드는 산뜻하고 감각적인 디스코 팝 트랙으로,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경쾌한 기타 사운드에 권은비의 보컬을 더했다. 처음 마주한 순간임에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낯설고도 익숙한 끌림을 담았다.

특히 이번 앨범은 새로운 소속사에서 작업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권은비는 RBW로 이적한 뒤 음악 작업 과정에서 느낀 변화를 언급하며 보다 폭넓어진 음악적 환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음악 회사다 보니까 대표님이신 작곡가님이 다양한 의견을 주셔서 배웠어요. 내부 프로듀서도 너무 많아서 노래 수록할 때도 수월했죠. 이 회사에 와서 일본에 가서 세션도 하고, 곧 미국에 가서도 하는 음악적인 서포트가 커진 것 같아 잘 작업하고 있어요.”



그 첫 결과물이 바로 ‘데자부’다. 권은비는 완성된 신곡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너무 만족스럽다”라고 답했다.

“회사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음악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아티스트 권은비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했을 때 진정성 있게 나눈 미팅이라 와 닿았어요. 이 회사에 오면 다양한 앨범 작업을 해볼 수 있고, 시도할 수 있어 선택하게 됐죠. 결과물은 너무 만족스러워요. 정말 하고 싶었던 장르였거든요. 본연의 권은비이자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수 있어 만족해요.”

‘데자부’에는 권은비의 취향과 의견도 곳곳에 녹아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재킷과 뮤직비디오, 콘셉트 포토부터 댄서들의 의상, 마케팅과 챌린지에 이르기까지 앨범을 둘러싼 세세한 부분에 직접 의견을 내며 자신의 색을 더했다.

“디테일하게 의견을 냈어요. 재킷, 뮤직비디오, 무비 필름, 콘셉트 포토, 댄서 의상부터 디테일하게 참여했죠. 마케팅이나 챌린지를 누구랑 하는지부터 세세하게 참여했어요. 하고 싶은 게 많았고, 다양하게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그렇게 완성된 ‘데자부’는 그동안 권은비가 보여준 음악과는 또 다른 결을 품고 있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무대로 대중에게 각인돼 온 권은비지만, 이번에는 힘을 덜어낸 편안한 음악과 섬세한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미 잘하는 모습을 반복하기보다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또 다른 취향을 꺼내 보이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간결하고 화려한 것들을 많이 보여드렸잖아요. 이번에는 감정이 섬세하고 편안한 느낌의 음악이에요. 이런 장르도 굉장히 좋아해요. 안 보인 걸 하고 싶었고, 또 다른 추구미였어요. 뭄바톤 같은 다른 곡들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했을 때 재미를 느끼기도 해요. 다음 챕터 앨범은 제가 했을 때 만족하는 장르를 하고 싶고, 무대를 재밌게 하고 싶어요. 이번에는 아예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게 됐어요. 뭄바톤은 이미 잘하고 있고, 제가 잘하는 걸 아시니까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새로운 도전은 장르 선택에만 그치지 않았다. 권은비는 익숙한 보컬 스타일에서도 변화를 꾀했다. 고음을 앞세우기보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숨소리와 이전과 다른 톤을 연구했고, 비주얼 역시 기존의 권은비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중이 이번 활동을 보며 ‘지금까지의 권은비와 다르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이번 도전의 목표였다.

“제 음악을 들으면 고음이 많다고 하시는데 이번에는 고음도 없어요. 몽환적인 느낌을 내려고 숨소리나 다른 톤을 연구했고, 다른 느낌을 주려고 녹음을 진행했어요. ‘어떻게 불러야 다르게 느껴질까’, ‘어떤 이미지를 보여야 하지?’ 고민하면서 준비했죠. ‘지금까지의 권은비랑 다른데?’라고 느끼신다면 개인적으로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권은비에게 변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워터밤 여신’, ‘서머퀸’이라는 수식어다. 2023년 워터밤 무대를 계기로 크게 주목받은 뒤 여름을 대표하는 솔로 가수 중 한 명으로 존재감을 굳힌 만큼 강렬하고 화려한 이미지 역시 권은비를 설명하는 하나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권은비는 이 같은 이미지가 소모됐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얻기 어려운 수식어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그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컸다.

“소모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워터밤, 서머퀸으로 알려져서 감사하고 책임감이 있어요. 수식어를 얻는 게 힘드니까 너무 감사하죠. 그 외에도 다채로운 모습의 권은비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싶어요. 갇히지 않고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 보니 제 음악보다 보여지는 것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제 첫 번째 우선순위는 앨범, 음악을 알리는 게 중요했어요. 그렇다고 썸머퀸을 내려놓는 건 아니고 계속 가지고 있을 거예요.”



‘서머퀸’이라는 왕관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순간도 있다. 특히 여름이면 자연스럽게 권은비의 활동을 기대하는 대중의 반응을 마주할 때다. 다만 그 기대가 앨범의 방향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지는 않았다. 수식어를 의식하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과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꺼내놓는데 집중했다.

“부담감과 책임감도 있어요. 여름에 앨범이 안 나오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럴 때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왕관이 무겁다면 ‘여름인데 왜 활동 안 하냐’고 하실 때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수식어 자체에 대한 부담감은 사실 없어요. 그런 생각을 잘 안 하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아이즈원 활동이나 솔로 활동 때 보여드린 카리스마 있고 열정적인 이미지 말고도 다채롭게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콘셉트나 장르적으로도 그렇고요. 보여드리는 게 비슷하다 보니 하나의 이미지가 생겼는데 아직은 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그래서 수식어를 생각하면서 앨범을 준비하기보다 ‘다음 앨범이 나오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지’라는 마음이 더 강해요. 제 앨범을 준비할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데자부’는 ‘서머퀸 권은비’를 지우기 위한 앨범이 아니라 그동안 무대 위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또 다른 권은비를 꺼내놓는 작업에 가깝다. 무대 위에서는 강렬하고 화려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평소의 밝고 털털한 성격과 자연스러운 표정까지 앨범에 녹여내고자 했다.

“예를 들어 무대에서는 센 이미지, 열정적이고 화려한 이미지라면 원래 저는 무대 아래에서 에너지 있고, 밝고, 털털해요. 그걸 자연스럽게 이 앨범에 어떻게 녹일까 고민했어요. 제가 웃음도 많은데 그전 콘셉트에서는 간혹가다 살짝 웃어야 했거든요. 이번에는 100% 편안하게 풀로 웃었어요. 자연스러운 권은비의 모습을 녹이고 싶었어요.”



화려한 무대와 이미지 너머 결국 권은비가 가장 바라는 것은 자신의 ‘음악’이 대중에게 닿는 일이다. ‘언더워터(Underwater)’라는 대표곡이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노래를 모르는 대중이 많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누구나 함께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 그것이 권은비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성공 기준이다.

“제 앨범과 노래가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으면 해요. ‘권은비’라는 이름을 알린 게 크다면 대중들이 아는 노래는 ‘언더워터’잖아요. 그런데 ‘언더워터’를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앨범과 노래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있어요. 같이 따라 할 수 있는 게 잘되는 기준 아닐까요. 남녀노소 많은 분들이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다면 잘된 게 아닐까 싶어요.”

그 열망만큼 가수로서 스스로 채워온 부분도 있다. 춤을 전공한 권은비에게 처음부터 보컬이 자신 있는 영역은 아니었다. 그룹 활동 당시 주어진 파트를 소화하며 하나씩 경험을 쌓았다면, 솔로 가수가 된 뒤에는 혼자서 한 곡을 온전히 이끌어야 했다. 3분여의 시간을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지루하지 않게 채우는 과정에서 보컬리스트로서의 성장을 체감했다.

“제가 전공이 춤이다 보니까 보컬을 시작했을 때는 자신감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어쩌다 파트를 맡게 돼서 채워갔는데 지금은 솔로 활동을 하면서 3분을 채워야 하잖아요. 그 부분에서는 성장했다고 느껴요. 3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감정으로 다채롭게 들을 수 있게 하는 게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그런 과정에서 그때보다 나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앨범도 그렇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기대하고 있어요.”

이번 활동을 통해 권은비가 가장 듣고 싶은 반응 역시 ‘새롭다’는 말이다. 기존의 이미지를 내려놓기보다는 자신 안에 있던 또 다른 모습을 꺼내 보인 만큼 대중에게도 그 변화가 신선하게 다가가길 바랐다.

“‘되게 의외다’, ‘새롭다’ 이런 반응이면 좋겠어요. ‘좋다’는 반응은 너무 좋지만, 이번에는 새롭게 느껴주셨으면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RBW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