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 또 해냈다…‘가능한 사랑’, 韓영화 최초 베니스 심사위원대상
- 입력 2026. 09.13. 10:13:19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이창동 감독이 24년 만에 다시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품에 안았다.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한국 영화 최초 심사위원대상이라는 새 역사까지 썼다.
이창동 감독
이창동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이 감독은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은 2002년 이후 24년 만에 다시 은사자상을 거머쥐게 됐다. 특히 한국 영화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것은 ‘가능한 사랑’이 처음이다.
무대에 오른 이 감독은 올해 심사위원이자 시상자로 나선 두기봉 감독으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이 감독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다림과 인내가 없었으면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작품을 함께한 배우와 스태프, 넷플릭스에 감사를 전했다. 특히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을 언급하며 “이 영화에 생명을 준 네 분에게 감사드린다. 이 상은 여러분들의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어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라며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라고 밝혔다.
‘가능한 사랑’은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남편 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과 감춰진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주연을 맡았다.
시상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작품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영화가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종 영화가 타인의 고통 또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져오면서 소비하는 요소가 많은데 과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영화에 담아야 되는지 그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도 하고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 두기봉 감독도 ‘가능한 사랑’을 향한 호평을 전했다. 그는 “이창동 감독이 만든 작품들 중 이 영화가 가장 성숙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스타일도 매우 섬세하고 은은하다. 영화 속 모든 디테일과 그 안에 담긴 성찰들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은사자상 수상으로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앞서 지난 11일 경쟁 부문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을 수상한 데 이어 공식 경쟁 부문 주요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감독이 베니스에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받은 것 역시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이다.
‘가능한 사랑’은 지난 6일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뒤 약 7분간 기립박수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이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의 연기 앙상블을 비롯해 작품이 다루는 계층과 관계, 상처와 욕망 등에 대한 해외 평단의 호평도 이어졌다.
현재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현지에 머물고 있는 주연 배우들도 이 감독의 수상을 축하했다.
전도연은 “이번 수상이 감독님께서 다음 작품을 써 내려가시는 데 큰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고, 설경구는 “이 영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조인성은 “작품이 큰 상을 받게 돼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라며 한국 영화를 사랑해준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조여정 역시 “멋진 영화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 하루빨리 더 많은 분들과 만나 이 영화가 주는 깊은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에 베니스 경쟁 부문으로 돌아와 또 한 번 은사자상을 거머쥔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을 통해 건재한 저력을 입증했다. 국제비평가연맹상에 이어 심사위원대상까지 거머쥔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극장에서 개봉하며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