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벨제붑의 노래', 화려한 손기술 대신 관계에 집중한 마지막 한판[씨네리뷰]
입력 2026. 09.17. 14:28:04

타짜: 벨제붑의 노래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20년간 이어진 '타짜' 시리즈가 마지막 한판을 꺼내 놓았다. 앞선 세 편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 포커와 일본·베트남을 배경으로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익숙한 시리즈의 문법을 덜어낸 만큼 진입장벽은 낮췄지만, 기존 '타짜' 시리즈에서 기대했던 화려한 기술과 긴장감을 기대한다면 다소 다른 결의 작품으로 느껴질 수 있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한 장태영(변요한)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영화다.



앞선 '타짜' 시리즈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이야기의 독립성이다. 1편 '타짜', 2편 '타짜: 신의 손', 3편 '타짜: 원 아이드 잭'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만큼 전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타짜'라는 이름만 알고 있던 관객도 새로운 작품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구성이다.

화투 대신 포커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변화다. 여기에 무대는 서울을 넘어 일본과 베트남으로 확장됐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태영'의 인생이 도박판을 중심으로 얽히면서 영화는 도박 기술 자체보다 두 사람의 관계와 배신, 복수에 보다 집중한다.



그렇다고 20년 시리즈의 흔적을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니다. 극 중 시즌1을 떠올리게 하는 오마주 장면이 등장해 '타짜' 시리즈를 꾸준히 따라온 관객들에게 반가움을 더한다. 새로운 이야기로 출발하면서도 오랜 팬들이 알아볼 수 있는 요소를 남겨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를 환기한다.

특히 변요한과 노재원의 연기 대결은 영화에서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지만 극과 극의 삶을 살게 되고, 결국 서로를 향한 감정이 거대한 갈등으로 번진다. 두 배우는 각자의 방식으로 인물의 욕망과 감정을 쌓아 올리며 맞붙는다. 이름만 같은 두 사람의 대비가 선명할수록 두 배우의 연기 역시 더욱 돋보인다.

'타짜' 특유의 손기술이나 화려한 도박 장면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영화가 승부 자체의 화려함보다 인물 간 관계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포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기본적인 포커 룰을 어느 정도 알고 본다면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따라가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대신 일본과 베트남으로 확장된 공간은 영화에 새로운 볼거리를 더한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도박판으로 무대가 넓어지면서 전작들과는 다른 규모감을 보여준다. 여러 국가를 오가는 이야기와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면서 시리즈 마지막 작품다운 외형도 갖췄다.



다만 폭력성과 수위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범죄오락물로서 과감한 표현을 선택했지만, 일부 장면은 필요 이상으로 적나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야기의 긴장감을 위한 장치라고 볼 수도 있지만, 몇몇 폭력 장면은 관객에 따라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을 염두에 둔 작품은 아니다.

결국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앞선 세 편을 답습하는 대신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시리즈의 마지막을 완성하려 한다. 화려한 손기술과 도박판의 쾌감보다는 두 남자의 관계와 배신, 복수에 초점을 맞춘 만큼 전작과는 결이 다르다.

그럼에도 20년 동안 이어진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분명하다. 기존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오마주 장면을 발견하는 소소한 반가움과 함께 익숙한 이름의 마지막 이야기를 확인하는 작품이면서, 전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독립적인 범죄오락물로 접근할 수 있는 영화다. 과연 '타짜'가 마지막 한판에서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지는 오는 23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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