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아냐?” 6·25 ‘한미 커플’…아들이 밝힌 러브스토리 (‘유퀴즈’)[종합]
- 입력 2026. 09.23. 21:30:5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6·25 전쟁 당시 ‘한미 커플’ 사진의 주인공 박유선과 랄프 스미스의 사연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가족을 찾는 과정에서 가까워져 부부가 됐고, 약 40년 만에 헤어진 가족을 찾기까지 했다.
'유퀴즈'
23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박유선과 랄프 스미스의 아들 찰리 스미스가 출연해 부모의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젊은 시절 박유선과 랄프가 함께 찍은 흑백사진이 큰 관심을 받았다. 사진을 본 유재석 역시 “AI가 아닌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을 처음 온라인에 공개한 것은 찰리의 딸이었다. 찰리는 “딸이 옛날 사진들을 파일로 남겨두면 좋겠다고 했다”라며 가족앨범에 있던 사진 8장가량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반응은 컸다.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수 6만 회를 기록했고 이후 두 사람의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6·25 전쟁 당시였다.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진 박유선이 미군이었던 랄프에게 가족을 찾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찰리는 “두 분이 군용 차량을 타고 산골을 돌면서 어머니의 가족을 본 적이 있는지 수소문하고 다녔다”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가족을 찾지 못했지만 오랜 시간 함께 다니면서 서로에게 마음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랄프는 박유선을 만나기 위해 군 규율을 어기기도 했다. 허용된 시간보다 오래 함께 있다 부대로 몰래 복귀하던 중 적발돼 군사재판을 받고 계급까지 강등됐다는 것. 이후에는 부대에서 자재를 가져와 두 사람이 함께 머물 오두막을 만들기도 했다.
랄프가 28세, 박유선이 21세였을 때 두 사람은 아들 찰리를 낳았다. 전쟁 중 치른 찰리의 돌잔치 사진도 이날 공개됐다.
찰리에 따르면 당시 부부는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늘이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가진 돈을 들여 아들의 첫돌을 준비했다.
전쟁이 끝난 뒤 미국으로 향하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전쟁 중 박유선의 출생 기록이 사라지면서 신원을 증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랄프는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갈 방법을 찾기 위해 약 2년 동안 노력했고, 이후 가족은 미국에 정착했다.
미국에 간 뒤에도 랄프는 아내와 처음 만났던 이유를 잊지 않았다. 박유선의 가족을 찾기 위해 매년 적십자사에 편지를 보내며 수소문을 이어갔다.
그러던 1990년 박유선에게 북한에 살고 있던 큰오빠의 편지가 도착했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금전을 노린 사기일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편지에는 남매만 알 수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함께 불렀던 노래가 적혀 있었다.
이를 통해 친오빠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박유선은 이듬해인 1991년 헤어졌던 형제들과 약 40년 만에 다시 만났다.
방송에서는 박유선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남편에게 남긴 음성도 처음 공개됐다. 박유선은 남편에게 지난 53년 동안 자신을 아껴준 데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당신이 참 좋고 정말 많이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찰리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 역시 크게 힘들어했다고 회상했다. 랄프는 박유선이 세상을 떠난 지 약 넉 달 뒤 별세했다.
이날 찰리는 부모의 이야기뿐 아니라 삼 남매의 근황도 전했다. 찰리는 반도체 회사 등을 거쳐 아마존에서 재무 관리자로 근무한 뒤 은퇴했으며 둘째 진은 건축가, 막내 마가렛은 미술감독으로 활동했다. 마가렛은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유퀴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