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두렵지 않아” 양자경, 아시아 배우의 한계 넘어선 40년[31st 부국제](종합)
입력 2026. 10.07. 11:57:17

양자경

[부산=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배우 양자경이 아시아에서 시작해 할리우드와 세계 영화계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자신의 여정을 돌아봤다.

양자경은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양자경 갈라프레젠테이션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15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양자경은 “정말 멋지다.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게 돼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오랜 시간 영화의 길을 걸어왔다”며 “아시아에서 출발해 세계로 나아가고, 영화를 통해 문화를 나누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할리우드 진출 당시 겪었던 어려움도 털어놨다. 양자경은 “처음 할리우드에 갔을 때 가장 큰 충격은 내가 소수자라는 사실이었다. 아시아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한정됐고, 그마저도 전형적인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영화 ‘007 네버 다이’로 세계적인 작품에 출연했지만 한계는 여전했다. 그는 “아시아 배우가 유명한 첩보 영화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문이 열렸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배우에게 기대하는 전형적인 역할이었다”며 “‘와호장룡’ 이후 유리천장을 깼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비슷한 역할만 계속한다면 결국 그 이미지로만 소비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할의 폭을 넓히고 아시아 여성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양자경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그는 윤여정이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것을 언급하며 “윤여정 배우가 아시아 배우들의 위상을 높였다. 이런 성취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자경은 '가능한 사랑'을 언급하며 “이창동 감독과 꼭 작업해보고 싶다.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과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정우성과의 작업 경험을 언급하며 “K팝, K드라마, 한국 음식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을 정말 좋아한다”고 한국에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 영화에 대해서는 “정말 잘하고 있다. 아시아 영화인들이 배울 수 있는 좋은 모범 사례를 세웠다”며 “자부심을 갖고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양자경이 주연을 맡은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이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그는 작품에 대해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수 있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결국 가장 큰 질문은 '내 삶은 내 것인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그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창작자들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양자경은 “저는 겁이 없어서 신진 감독, 작가들과의 작업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대본을 처음 봤을 때도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다”며 “신진 감독들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앞으로도 새로운 이야기를 가진 창작자들과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는 내 인생”이라며 “배우로서 다양한 인물의 삶을 살아보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영화는 제 삶과 연기에 큰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저를 매일 배우게 만드는 존재”라고 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자주 BIFF에 올 수 있길 바란다. 환대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양자경은 앞서 지난 6일 개최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2026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 아시아 영화인에게 매년 수여된다.

한편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부터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59개국 246편의 공식 초청작을 비롯해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9편 등 총 315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공식 선정작은 지난해보다 5편 늘어난 246편으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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