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영 논란에 편성까지 흔들린 '승산 있습니다'…동료 배우들·제작진은 무슨 죄[셀럽이슈]
- 입력 2026. 10.19. 10:32:28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차기작 하차에 이어 드라마 편성 조정으로까지 번졌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후속 시즌에서는 하차가 결정됐지만, 이미 촬영을 마친 SBS '승산 있습니다’는 작품 공개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하영
SBS 측은 19일 셀럽미디어에 "'승산 있습니다’의 편성이 조정된 것이 맞다"며 "수많은 스태프와 출연진이 함께 제작한 작품인 만큼 다각도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편성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승산 있습니다’는 전직 변호사 출신 사무장 권백이 오합지졸 팀원들과 함께 승산 없는 싸움을 승산 있는 싸움으로 바꿔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하영과 이제훈 등이 출연하며, 당초 내년 상반기 SBS 드라마 라인업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주연 배우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편성에도 제동이 걸렸다.
문제는 작품이 이미 촬영을 마쳤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촬영을 종료한 '승산 있습니다’는 하영의 출연 분량을 그대로 활용할지, 편집을 통해 비중을 줄일지, 재촬영을 검토할지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제작비와 일정, 작품의 완성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영의 차기작이었던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후속 시즌과는 처지가 다르다. 넷플릭스는 지난 1일 “배우의 입장을 존중해 하영은 '중증외상센터’ 후속편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촬영 전 출연 계획을 변경할 수 있었던 넷플릭스와 달리, SBS는 이미 상당한 제작 자원을 투입한 작품을 두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다고 제작진의 부담만을 앞세우기도 어렵다. 작품에 참여한 배우와 스태프가 하영의 개인적인 논란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노력과 시간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제작을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논란의 여파를 작품과 무관한 문제처럼 취급할 수도 없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하영이 직접 밝힌 가족사였다. 그는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4대째 의사 집안에서 자랐으며, 증조할아버지가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과거 행적을 둘러싼 친일 논란이 불거졌다. 하영 측은 지난 10일 친일 행적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다음 날 입장을 번복했다.
하영 측은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영 역시 직접 사과했다. 그는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며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기를 지닌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논란은 수습되지 않았고, 결국 '중증외상센터’ 후속 시즌 하차와 '승산 있습니다’의 편성 조정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물론 증조부의 과거 행적 자체를 후손인 하영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만 논란이 불거진 뒤 처음 내놓은 입장을 번복했고, 이후 사과와 차기작 하차에 이르기까지 그 여파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배우 개인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주연 배우의 이름과 얼굴을 내걸고 작품을 준비해 온 제작진으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드라마는 한 배우만의 결과물이 아니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오랜 시간 함께 준비하고 촬영한 작품이다. 편성이 미뤄지거나 공개 방식이 달라질 경우 그 피해 역시 특정 배우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작품을 기다려 온 시청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영을 둘러싼 논란이 다른 배우와 스태프의 노력에까지 부담을 지우게 됐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남는다.
더욱이 편성 조정은 문제의 끝이 아니다. 작품을 방송하려면 출연 분량과 편집 방향을 정해야 하고, 포스터와 티저·예고편 공개, 제작발표회 등 홍보 계획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하영이 주연인 만큼 그를 배제한 채 작품을 홍보하는 일도 간단하지 않다. 반대로 기존 계획대로 작품을 공개한다면 논란에 대한 충분한 대응 없이 방송을 강행한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SBS가 마주한 과제는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을 어떻게 방송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출연진과 제작진의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다. 현실적인 제작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논란에 대한 설명과 책임 있는 대응을 대신할 수는 없다.
하영의 개인적인 논란이 동료 배우와 스태프의 부담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제작진만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영 측 역시 사과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작품에 미친 영향까지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 배우를 둘러싼 논란이 한 작품의 편성까지 흔들었다. '승산 있습니다’의 향후 방송 여부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작품을 기다린 시청자와 묵묵히 촬영에 참여한 동료들의 노력이 불필요한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SBS와 하영 측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후속 대응을 내놓아야 할 때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