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강태오, 마침내 결실…그리고 쉼표 [인터뷰]
입력 2022. 09.03. 08:00:00

강태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강태오가 인생 캐릭터를 다시 썼다. 한 걸음 뒤에서 로맨틱 힐링의 진수를 보여준 강태오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렸다. 데뷔 9년 만에, 마침내 강태오가 대중에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그리고 바로 숨을 고르기 위한 쉼표를 찍게 된 강태오는 이제, 배우로서 2막을 열게 됐다.

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연출 유인식)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 지난 18일 자체 최고 시청률 17.5%(유료가구 기준/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 뜨거운 흥행 열풍 속 막을 내렸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굿데이터 TV화제성 드라마 부문 순위, 8주 연속 1위, ENA채널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 달성,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5주 연속 1위 등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올해 방영된 드라마들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흥행으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우영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대 이상의 인기였다.

“배우들, 감독님이랑 촬영하면서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지금도 꿈속에 있는 기분인데 그만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변호사 사무실과 법정이 주 배경으로 등장한 ‘우영우’의 장르를 대충 봐서는 법정물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본다면 ‘우영우’는 사람 간의 ‘정’이 담긴 인간적인 이야기다. 매 에피소드마다 사랑, 우정, 가족 등을 녹여내, 때로는 감동과 속 시원한 한 방을 날려주었다. 때문에 낯선 법률 용어들이 등장해도 결코 어렵지 않았다. 강태오도 이러한 부분에 감명을 받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법정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 어렵고 잘 안 읽히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과 다르게 가볍고 단순하게 쏙 들어오더라. 마지막에 늘 풀리는 시원하고 짜릿한 맛과 중간에 감동을 주는 소소한 행복이 너무 잘 느껴졌다. 평소에 연출을 너무 잘하시기로 유명한 감독님과 만나면 얼마나 좋은 작품으로 탄생할까 기대감이 있어서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

강태오는 극 중 법무법인 한바다 송무팀 직원이자 우영우와 로맨스를 그려간 이준호로 분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로맨스를 다루는 만큼 접근하는데 있어서도 기존의 로맨스물과는 마음가짐이 달랐을 터. 하지만 오히려 강태오는 어느 하나도 다름을 생각하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순수한 감정에만 집중, 준호의 마음에만 충실하고자 했다는 강태오다.

“준호 입장에서 영우와 로맨스를 담당하는 인물인데 사랑이라는 감정에 앞서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사람과 연애, 사랑을 구분 짓는 게 맞나 싶었다. 과한 배려나 조심스러움이 오히려 그들로부터 더 불편함을 만들 수 있지 않나. 오히려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역차별적인 생각 같아서 개개인에 사람이 갖고 있는 매력이 뭐가 있을까 접근했지 특별히 조심스럽게 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준호가 영우에 스며들어가는 일련의 모습들도 설렘을 유발했다. 영우에 대한 호의로 시작한 준호의 마음은 점차 호감으로 젖어들었다. 누구에게든 분명한 선을 긋는 준호가 어느 순간, 영우 앞에선 ‘철벽남’ 기질이 무뎌지고 눈빛, 표정 등도 사랑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는 준호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한 강태오의 전략이 녹아있었다.

“기승전결이라는 큰 틀을 잡았다. 준호가 영우를 첫 만남에서 대할 때는 평소에도 친절을 베풀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배려있고 스윗한 친구였는데 준호가 웨딩드레스 입은 영우를 보고 첫눈에 반하면서 그때부터 서서히 눈길이 가는 영우를 대하는 표정들을 큰 틀로 나누어서 매신 마다 하나하나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준호와 영우도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영우와 함께있는 준호를 보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은 둘의 관계에 대해 한마디씩 거들곤 했다. 이는 결국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에 강태오는 준호를 사람들의 개인적인 반응은 받아들이지만 큰 의미를 두진 않았을 거라고 봤다.

“준호가 영우에 대한 감정이 커지면서 주변 사람들 반응, 누나나 친구가 술 먹고 하는 말들에 대해서 정말 어떠한 물체, 주제가 있을 때 모든 사람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민초단이나 파인애플 피자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들이 있듯이 나는 내 감정이 중요했다. 참고는 했지만 내가 느껴지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준호가 느끼는 영우에 대한 마음 거기서 비롯된 거 같다. 준호 성격상, 남 눈치를 안 보고 감정에 솔직한 인물이라 저는 그런 생각이 얼핏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박은빈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장에서 바라본 박은빈에 대해 강태오는 인간적으로, 선후배로서 존경심을 드러냈다. 사소한 것 하나마저도 섬세하게 헤아릴 줄 아는 박은빈에 전적으로 의지했다는 강태오. 덕분에 영우와 준호 투 샷도 더욱 아름답게 담겨졌다.

“실제로 나이 차는 얼마 나지 않는 누난데. 경력으로 따지면 대선배님이시고 그게 현장에서 많이 느껴졌다. 심지어 ‘연모’가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현장에 투입된 시점이라 같은 대본을 보지만 대사량이라든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았을 거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실수나 피곤한 내색 하나 없었다. 준호와 케미스트리를 생각해서 매 신마다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해준 조언들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이슈가 됐던 장면들도 그런 면들이 더 풍성해져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우영우’가 궁극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강태오는 준호와 영우의 첫 만남을 빗대어 설명했다. 준호가 영우에게 먼저 그의 눈높이에 맞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처럼, 그는 ‘우영우’를 통해 모두에게 좀 더 따뜻한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랐다.

“왈츠를 추는 장면도 인상깊었던 게 영우가 휭 도는 회전문을 보면서 통과 못하는 모습을 보고 준호는 같이 왈츠를 추면 어떠냐고 하면서 극복해나가지 않나. 어떻게 보면 옆에 이 문으로 나가셔도 된다고 말 할 수 있는데 ‘우리 함께 왈츠 추면서 같이 헤쳐나가자’는 표현이 너무 좋았다. 그 장면을 예시로 들면 우리 함께 성장해가고 힘든 일이 있다면 서로 응원하면서 같이 해나가자는 추상적인 표현이 아닐까.”

강태오는 항상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를 만날 때면 ‘인생작, 인생캐릭터’라 생각하고 임해왔다고. 이에 그는 필모그래피에 쌓인 작품 중 어느 하나를 으뜸이라고 꼽지 않았다. 다만 ‘우영우’는 강태오에게 큰 변곡점을 안겨준 작품임은 분명하다. 쉼표를 찍고 또 다음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와 배우로서 나아갈 방향성을 짚어주었다.

“거대한 가치관이나 나만의 철학 같은 건 없다. 연기를 시작한 이유는 연극부에 있을 때 무대 위에 섰던 짜릿함이 좋아서였고 지금은 매체 연기를 하지만 연기하고 방송에 나오는 내 모습이 너무 짜릿하고 좋다. 그 소소한 게 너무 좋아서 연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생각해보면 ‘우영우’가 너무 관심을 받고 강태오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전에 찍었던 영상들도 다시금 올라오는 걸 보면서 느낀 게 3~40년이 지나 내가 언제까지 연기할지 모르겠지만 인생을 달리는 일이 영상으로 남아서 나만의 발자취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그걸 뒤돌아봤을 때 과거의 나를 보면서 부끄럽지 않은 필모그래피와 길이 완성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 작품으로 시청자 분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올해 가장 ‘핫한’ 배우 대열에 이름을 올리며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강태오. 하지만 그럴수록 강태오는 침착함을 유지하고자 했다. 지금의 인기에 머물러 안주하고 있기 보다 강태오는 성장의 자극제로 받아들였다.

“연기적으로 배운 게 있다. 준호는 액션보다 리액션이 많은 친구다. 순간, 찰나에 요구되는 장면이 많았는데 능동적인 연기보다 순간 느껴지는 감정적인 선을 많이 배운 것 같다. 과하지 않게 눈빛으로 설득시키는 것들, 감독님을 통해서 공부했다 생각한다. 전에도 절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셨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훨씬 더 많아진 만큼 더 잘하라는 경각심을 가져다주는 발판이 됐다. 스스로를 객관화시키면서 냉정하게 받아보려고 한다.”

‘우영우’를 마친 강태오는 곧바로 군백기를 맞게 됐다. 누구보다 가장 아쉬운 사람은 강태오 본인이겠지만, 그는 오히려 덤덤했다. 인터뷰 현장에서도 강태오는 지금의 아쉬움을 드러내기보단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할 일들을 생각하며, 여유롭게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다. 무엇보다 박수를 받으며 떠나 홀가분하다는 강태오에게 2022년은 어느 때보다 행복한 해였다.

“감사하게도 좋은 연락들이 왔는데 아쉽게도 당장 이어서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공백기라 감사한 마음을 뒤로 하고 고사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너무 아쉽지 않나. 안타깝다고 말씀하시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다. 아쉽다 하면 밑도 끝도 없이 아쉽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 잘돼서 가는 거니까 관심 속에서 기분 좋게 든든한 마음으로 잘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2022년에 저는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다. 많은 사랑을 가져다주셔서 너무 행복하고 철들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더 큰 사랑 받을 수 있게 잘하고 오겠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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