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니' 허광한, 대만 스타→친한 배우로 나아갈 행보 [인터뷰]
입력 2022. 09.06. 13:51:01

허광한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메가 히트 드라마 ‘상견니’의 주역 허광한(許光漢)이 드디어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의 상친자(상견니에 미친 자)들의 염원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국내에서 ‘상견니 신드롬’이 불면서 탄탄한 팬덤이 형성됐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팬들은 허광한의 내한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지만, 그럼에도 ‘상견니’는 꾸준히 입소문을 타며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갔다.

이에 마침내 허광한은 국내서 데뷔 첫 단독 팬미팅을 개최, 다양한 내한 일정들을 소화하며 한국 팬들에 응답했다. 허광한은 내한 후, 이례적으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사실상, 첫 공식 내한 행사이자, 통역을 거쳐야 했으나 인터뷰는 순조로웠다.

팬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들뜬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허광한은 작품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사뭇 진지했다. 한국어로 말한 질문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없어도 허광한은 눈을 맞추고 세심히 귀 기울이며 모든 질문에 정성껏 대답했다. 조심스럽게 말하는가 하면 때로는 가벼운 농담도 던지며 허광한은 인터뷰 분위기를 위트있게 풀어냈다.

지난달 28일 입국 이후, 한국에서 첫 번째 밤을 보내고 취재진들을 만난 허광한은 “잘 잤어요”라고 한국어로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전날 허광한은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입국했다. 공항까지 찾아온 수많은 팬들을 보고 나서 국내에서의 인기를 몸소 실감했다는 허광한이다.

“한국에 일로 오게 됐지만 굉장히 기쁘다. 공항에 도착하니까 한국 팬분들이 진짜 많이 나와주셨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놀라기도 했지만 많이 감동 받았다.”

허광한은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앞서 SNS를 통해 그의 한국 여행이 재조명되기도. 오랜만에 온 한국에 허광한은 또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열띤 인기에 힙입어 내한한 허광한의 눈에 비친 한국은, 세월이 지난 달라진 풍경과는 또 달랐다.

“7년 전에 제일 처음 한국에 왔었다. 그때는 누나 두 분이 워낙 한국을 좋아해서 왔고 누나들이 일정도 다 짜서 따라다녔는데 이번에는 일로 와서 마음가짐이 다르기도 하지만 또 그때와는 한국의 다른 면모를 보게 돼서 색다른 느낌이다. 오래 전이라 여행 때 기억은 잘 안 나서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이번에 오니까 모든 게 다 새롭게 보인다.”

중화권 스타 반열에 오른 허광한이 데뷔 첫 단독 팬미팅을 한국에서 열게 된 사연도 특별하다. 이는 팬들에게 받은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고자 선물 같은 시간을 전하고 싶었던 허광한의 마음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내한이 어렵던 상황에도 한국 팬들끼리 나누던 다양한 이벤트를 보면서 허광한은 팬미팅을 결심하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 팬분들과 직접 대면하는 행사가 취소돼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그런 와중에 친구가 ‘상견니’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고 알려줬다. 저도 검색해보니 한국에 계신 팬분들이 ‘상견니’ 카페 이벤트도 하고 굿즈를 만들어 교환도 하시고 모임도 하는 걸 보고 너무 귀엽다고 느꼈다. 스스로 감동도 받아서 그 감동 기억이 제 마음에 남아있었다. 그래서 계속 생각해오다가 이번에 한국 측에서 좋은 제안을 주시고 코로나 상황도 조금 풀려서 한국 팬들을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됐다.”

2019년 대만서 방영된 직후 큰 인기를 끈 ‘상견니’는 이듬해 4월 한국서 방송, 10월 국내 넷플릭스에도 공개,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드라마 팬층을 넓혀갔다. ‘상견니’가 국적, 언어 등의 장벽을 뛰어넘어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허광한은 누구든 몰입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의 공감대를 강조했다.

“아무래도 여러 이유가 있지 않을까. 스토리 자체가 가지는 힘도 있지만 감독님이 연출을 워낙 잘해주셨고 배우 분들 연기도 훌륭했다. 또 드라마 자체가 그냥 봤을 때는 로맨스물 같지만 서스펜스와 반전도 있다. 특이한 주제이긴 하지만 국경 없이 모든 나라에서 이해할 수 있는 주제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사랑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상견니’와 영화 ‘여름날 우리’으로 단숨에 국내서도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게 된 허광한. 스스로의 인기 비결에 대해 묻자 허광한은 부끄러워하며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상견니’의 리쯔웨이, 왕취안성으로 캐스팅됐던 이유를 빗대어 답했다.

“모르겠다. 제가 밝은 면도 있는데 약간 어둡거나 우울해 보이는 면도 있다고 한다. 또는 친절하다든지 친근감을 주는 면모가 있어서 좋아해주시는게 아닐까라고 추측해본다.”

더불어 ‘과몰입’을 유발한 ‘상견니’에서 허광한도 여운이 오래갔는지도 물었다. 앞서 대만서 진행됐던 ‘상견니’ 행사 당시, 캐릭터와의 이별을 두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 바. 이에 허광한은 망설임 없이 한국말로 답하며 안도했다.

“네! 3년이 지나서 이제야 빠져나온 것 같다.(웃음)”

그러나 한국 넷플릭스에서 ‘상견니’를 시청할 수 있는 날은 오는 27일이 마지막이다. 이에 벌써부터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은 바. 이를 전해 듣자 허광한도 아쉬움을 내비치며 ‘열일’ 행보를 약속했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래서 많은 작품이 넷플릭스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허광한은 그간 SNS,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수준급의 가창력을 자랑, 남다른 음악적 재능도 드러내왔다. ‘다시 나를 보려고 하지마’, ‘Soufflé’, ‘I Couldn't Care Less’, ‘Greg Han’ 등 여러 앨범도 발매하며 가수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배우 혹은 가수로서 활동에 임하는 마음도 조금씩 다를 터. 허광한이 엔터테이너로서 추구하는 색깔은 무엇일까. 그는 연기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음악에도 애정을 표했다.

“아무래도 연기는 좀 더 제 본업에 가까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뭐든 직업을 잘 즐겨야겠지만 좀 더 잘해나가는 욕심이 많은 것 같다. 노래는 본업보다 취미 영역에 가깝다. 노래는 저에게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이다. 자주 만나지 않아도 오랜만에 만나도 너무 좋고 여전히 친근감이 있는 오래된 친구같다.”

대중에게는 ‘상견니’로 각인됐지만 사실 허광한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다. 청춘물 외에도 스릴러, 액션 등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캐릭터을 맡으며 연기 변주를 거듭했다. 이는 그의 연기관과도 맞닿아있었다. ‘지앙선생의 딜레마’, ‘경계선의 남자’ 등서 보여준 선 굵은 역할에 부담감은 없는지에 허광한은 재빠르게 한국어로 답했다. 그러면서 허광한은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며 선호하는 장르들도 언급했다.

“네(한국어). 연기할 때마다 저를 ‘나는 이런 이미지를 유지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자신을 깨뜨리고 항상 다른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드라마든 영화든 담아내는 스타일이 다르기 한데 기본적으로 저는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 실화에 관심을 가지는 편이다. 블랙코미디나 몽환적인 그런 느낌의 장르도 좋아한다.”

지난 2013년 ‘잠입람중람(潛入藍中籃)’으로 데뷔한 허광한은 올해 어느덧 데뷔 9년 차를 맞았다. 지금, 신인 시절의 허광한을 돌아봤을 때 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20대 초에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제법 숨도 고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배우 허광한으로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 당시에는 나이가 어리다 보니까 도전 의식이 충만한 젊은 청년이었다. 그때는 뭘 해야지 구체적인 목표 없이 열심히만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연기와 배우라는 일에 접하면서 ‘내가 이 영역에 적합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은 많이 안정적인 심리로 바뀐 것 같다.”

20대의 허광한은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이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고 묵묵히 배우로서의 길을 걷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거다. 다만 이제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다. 이를 발판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기에 허광한은 더 구체적인 목표도 세우지 않았다.

“처음에 구체적으로 목표가 없었다고 말한 이유가 제가 어느 부분을 잘할 수 있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열심히 했고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란 걸 알고 있고 연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제 능력치를 알고 있는 힘이 생겼다. 하지만 어디까지 해야겠다 정도는 없다. 대신 오는 작품마다 한 작품 한 작품 저의 큰 노력을 기울여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처럼 허광한이 밝힌 연기관은 그가 그동안 쌓아 올린 필모그래피에도 녹아있다. 겹치지 않는 장르들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도전을 거듭해 온 허광한. 연기를 향한 그의 에너지는 결코 예사롭지 않았다. 연기를 하면서 허광한이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연기를 처음 접했을 때 가진 초심을 강조했다.

“초심이라는 게 환경이 바뀌면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는 연기를 처음 접했던 그 당시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환경이 달라졌다고 해도 그때 초심과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처음부터 저에게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면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그 순간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스토리에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인물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그 생각대로 열심히 하는 것이 연기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는, 변하지 않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상견니’ 촬영 당시 28살이었던 허광한은 어느덧 30대에 들어섰다. 배우로서도 느끼는 큰 변화가 있을까. 허광한은 장난스러운 농담을 던진 뒤, 답변으로 정정했다. 허광한에게 ‘상견니’는 배우로서 나아갈 방향을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돼주었다. ‘상견니’로 단번에 라이징스타 반열에 오르면서 높아진 기대와 관심으로 성장통을 겪기도 했지만 덕분에 허광한은 자신을 더 되돌아보게 됐다. 더불어 연기자로서 마음 가짐도 다잡았다고.

“가장 큰 변화는 수입의 변화? Just Kidding(농담이다). ‘상견니’라는 작품을 거치면서 제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제가 연기자로서 나아갈 방향을 더 잘 알게 됐다. 아무래도 ‘상견니’를 통해서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보니까 감사한 마음이 크고 주목받으면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과정을 지나치면서 균형감을 갖고 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좀 더 확실하게 정체성을 확립해 간 것 같다. 연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방향성인데. 아무래도 나의 역할을 한계를 어디까지 제한을 두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간의 작품들과 캐릭터 중에 가장 애착이 가거나, 자신의 모습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을까. 허광한은 잠시 고민하다가 신중하게 말을 이어갔다. 연기할 때에도 자신의 모습이 다 담아있기에 허광한이 지금껏 맡아온 모든 캐릭터에는 다 각기 다른 그의 매력이 맞닿아있었다.

“하나만 고르기 어렵다. 모든 작품이 중요하고 저에게 각기 다르게 중요해서 하나만 고르기 어렵다. 닮은 것도 하나만 찍기 어려운데 모두 역할들마다 교집합처럼 저랑 비슷한 부분이 있다. 얼마나 더 닮냐, 덜 닮냐 차이지 딱 하나의 역할이 저와 비슷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배우들은 직업 특성상, 일을 할 때와 안 할 때 모습의 격차가 크기도 하다. 물론 어느 모습이든 자기 자신이지만, 그럼에도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혼자만 아는 ‘나’의 모습도 있을 터. 배우 혹은 인간 허광한으로서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허광한은 꾸밈없이 일상을 보내고 소소한 하루를 지낼 때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한동안 일한다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 보니까 집에 있을 때 빨래하고 청소할 때 굉장히 나답다고 생각한다. 집안일하는 과정 자체가 힐링도 되고 내가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느낀다.”

그동안 K-콘텐츠에도 관심을 보여온 허광한은 한국에서의 활동에도 늘 열린 마음을 드러냈다.

“Of course(물론이죠.) 기회가 있다면 굉장히 큰 영광일 것 같다. 저한테 기회를 주신다면 어느 영역이든 제한 두지 않고 해보고 싶다. 만약에 한국에서 괜찮은 제안이 있다면 꼭 응할 생각이 있다.”

끝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허광한은 잠시 고민하다가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지금까지 걸어온 대로 허광한은 앞으로도 어디서든, 변함없는 연기활동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Wow It's so serious(와 심각한데요). 영화든 드라마든 상관없이 관객들 단 한 명이라도 제 작품이나 연기를 봤을 때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럭키제인타이틀 제공]

인터뷰 최신기사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