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들의 쇼핑몰' 박지빈, 30대가 기대되는 이유 [인터뷰]
입력 2024. 03.01. 07:00:00

박지빈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30대가 빨리 되고 싶었어요. 20대는 행복을 알기엔 너무 어린 나이 같기도 하고, 저의 30대가 더 기대가 됐거든요. 스스로 기대하는 만큼 열심히 뭔가를 해보고 싶어요. 기대했던 제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주어진 바에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죠."

아역으로 마주했던 배우 박지빈은 20대를 지나 30대의 문 앞에 섰다. 그는 '궁금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30대를 맞이한 자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은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물이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공개 이후 4주 간 플릭스패트롤에서 디즈니+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콘텐츠 커뮤니티 키노라이츠에서도 1위에 올랐다. 박지빈은 "사실 촬영이 끝난지 오래 돼서 찍어놓고 저희도 정말 궁금해서 빨리 보고 싶었다"며 "막상 나왔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에게 먼저 홍보하거나 알리지 않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재밌다는 반응이 많더라. '킬러들의 쇼핑몰'을 보는데 네가 나오더라는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웃음) 끝까지 계속 추측하면서 이것저것 알려달라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드라마를 재밌게 봐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지빈은 극 중 뛰어난 해킹 실력으로 쇼핑몰의 정체를 파헤치는 지안의 동창생 '정민' 역으로 분했다. 극 초반에는 지안을 돕는 듯 하지만, 중반부 본색을 드러내며 지안의 대척점에 서게 된다.

"4부 엔딩 전까지는 사실 그냥 '쟤는 뭘까' 싶은 의심을 할 수는 있다. 정민이 나쁜 캐릭터라는 포인트가 아예 없었다. 지안 옆에서 봉변을 당하면서 답답해 보이고, 바보 같이 말하는 모습을 그려내려 했다. 그게 실제로 정민이의 성격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민은 3부에 나온 집안에서 폭격을 맞고 총알받이가 되고, 드론들에게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숨기는 것 없이 그래도 보이려고 노력했다."

정민 캐릭터에 대한 감독님의 요구는 '입체적'인 것이었다. 박지빈은 "감독님이 많이 말씀하셨던 것은 입체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는데, 너무 어려운 표현이었다. 어떻게 하면 입체적일까 생각했고, 그게 좀 어려웠던 숙제였다"며 "그래서 오히려 1차원적이어야 더 입체적으로 그려질 것 같았다. 컨펌도 많이 받았고, 감독님의 요청에 그렇게 따라가려 했다"고 전했다.

극 중반부 브라더(이태영)가 등장하면서 정민의 정체가 처음으로 드러날 위기에 처한다. 이에 대해 박지빈은 "브라더랑 정민이 있고, 지안이 그 사이에서 헷갈려 하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이 세 캐릭터나 흐름에 있어서 중요했던 신"이라고 말하며 "그 부분을 기점으로 지안은 정민에게 신뢰를 주게 되고, 브라더는 쫓겨나게 된다. 그 이후로 전개가 이뤄진다. 지안이 정민을 선택해서 반전이 더 극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감독님도 그 부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정민의 본색이 확실히 드러나는 포인트는 "시체는 처리해 주시나요"라는 대사였다. 친구의 죽음을 앞두고도 정민은 자신의 편의를 더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캐릭터였다.

"감독님께서도 그 부부을 통해서 나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포인트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친구의 죽음이 공포스러웠던 친구는 아니다. 정민은 그저 자신의 방이 더러워지고 집에 나뒹구는 게 싫었던 거다. 그런 부분들이 정민의 캐릭터성이 드러나게 하는 신이었다."

이와 같은 정민의 캐릭터성과 연결되지만 담기지 않았던 장면도 있었다. 결벽과 강박이 심한 캐릭터였던 만큼 최후에서 속옷 차림으로 나오려고 했던 것.

"사실 배정민의 엔딩 장면에선 원래 팬티바람으로 나오려고 했다. 원래 정민이는 결벽증과 강박증이 있는 인물인데, 그런 모습이 작품에 충분히 드러났다면 마지막에 옷을 벗고 등장하는 모습이 납득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 같았다. 정민이가 팬티바람으로 등장하는 순간 몰입이 깨질 것 같았다. 만약 정민이가 깔끔을 떨었다면 그 장면에서 이해가 될 텐데 '왜 벗었나' 싶을까 봐 그게 조금 걱정이었다. 다행히 촬영 당일 감독님이 오셔서 옷을 입고 촬영하자고 하시더라."

또한 촬영 중 어려웠던 장면에 대해서는 거꾸로 매달려 있던 신을 꼽았다. 그는 "계속 매달려있다가 컷하는 순간 와이어만 잠깐 내려서 쉬었다. 그리고 다시 슛하면 올라가는 식이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촬영했던 액션신은 지안과 같이 도망다니는 게 다였다. 타 배우분들에 비해서는 육체적으로 고생을 덜 했다"면서 "사실 제가 촬영할 때 본 액션들은 너무 힘들어 보여서 부럽지 않았다. 매번 촬영장에서 모두 '정민이는 또 기절해?'라고 그랬다. 파편이 튀고, 총도 쏘는데 또 기절했냐고 그러더라. 아무래도 촬영하면서 좋은 액션신을 많이 구경한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01년 뮤지컬 '토미'로 데뷔한 박지빈은 어느덧 데뷔 23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꾸준히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계속해서 얼굴을 비쳐왔다.

"제가 선택했던 직업이었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연기를 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면서 계속 해왔는데, 오히려 저는 군대 때 좀 별 생각이 없었다. 온전히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었던 시기였어서 '연기를 계속해야 되나', '난 연기밖에 할 수 없는 아이인가' 이런 생각도 되게 많이 했었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모든 기록들이 남아있지만, 이걸로 인해서 계속해야 연기를 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다. 고민의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군대를 갔다 오면서 현장이 그리워지기 시작하고, 금방 웹드라마 '두부의 의인화'를 찍었었는데 그때 현장이 참 즐거웠었다. '맞다, 내가 이걸 좋아했었지' 하고 즐거움을 되찾게 해줬던 작품이었다. 그 이후로 즐겁게 촬영을 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박지빈은 지금껏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났지만 그중에서도 '청춘물'에 대한 작은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그냥 살아가는 청춘들의 얘기 같은 걸 하고 싶다. 저는 20대를 지났기 때문에 그 감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23살에 청춘 연기를 하는 것과 20대를 지난 지금 하는 것과는 표현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지금 20대 연기를 한다고 하면 우리 모두가 살아 지나온 얘기들을 공감할 수 있게끔 잘 표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이에 박지빈의 '청춘'을 묻자 오히려 "딱히 제겐 청춘이 없었던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요즘 다들 살아가기 바빠서 청춘을 즐길 수 있나 싶다. 어떻게 보면 꿈과 같다. 지나고서야 청춘을 안다고들 하지 않냐"면서 "제가 군대 갔을 때 가장 하고 싶었던 게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그러고 잇으면 하루가 무료하고 현타도 온다. 사실 지나고 보면 그런 시간도 필요하고 나를 충전하기 위한 시간이 되는데, 막상 쉬어가고 있을 땐 제자리 걸음만 하는 것 같다. 그런 걸 지나고서야 아는 것 같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큰 목표를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박지빈은 '궁금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는 "일단 배우도 상품이니 그 상품가치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배우가 돼야 한다. 이 친구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있어야 쓰임이 있을 거다. 쓰임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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