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1958' 이제훈, '시리즈물 대명사'가 되기까지 [인터뷰]
입력 2024. 05.22. 16:30:00

이제훈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시그널 음악만으로도 5060세대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수사반장'. 프리퀄 '수사반장 1958'이 이들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배우 이제훈의 존재였다. 레전드 수사극과 '믿보배' 이제훈의 만남은 말 그대로 보장된 성공이었다.

'수사반장'은 1971년부터 18년 간 방영됐던 드라마로, 880회를 방송하고 최고 시청률 70%를 넘은 한국형 수사물이다. '수사반장 1958'은 '수사반장' 프리퀄로,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이제훈) 형사가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영한 형사가 서울에 부임한 1958년을 배경으로 한다.

'수사반장 1958'은 첫 회부터 시청률 10.1%(전국 유료 가구, 닐슨코리아)로 MBC 금토드라마 첫 회 역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3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0.8%를 기록하고, 최종회까지 9~10%대를 유지하며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자랑했다.

이제훈은 "보통 미니시리즈들은 16부작이라서 처음 10부작 기획인 것을 들었을 때 정말 신선했다. 용기 있고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촬영을 마치고 1회부터 쭉 보는데, 중반부터는 왜 이렇게 짧나 생각되더라. 너무 금방 끝나는 것 같아 아쉬움도 많이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수사반장 1958'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전부 최불암 선생님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이야기를 끝내면서 정말 크게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사랑 받았던 작품의 프리퀄인 만큼, 원로배우 최불암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이제훈에게는 큰 부담이 있었다. 이제훈은 1984년생으로, 1971년부터 방영된 원작 '수사반장'을 직접 볼 수 없었다. 그는 먼저 남은 자료들을 통해 최불암의 연기들을 따라 해보면서 작품에 접근했고, 이후에는 최불암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들여다보며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선생님의 걷는 자세, 표정, 제스처 등을 계속 보면서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왜 똑같지가 않지' 생각되면서 많은 불안감과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돌파구, 해결책이 좀 필요했고, 그때부터 선생님의 존재 자체, 이미지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MBC '그대 그리고 나'의 애청자였는데, 그 작품 속에서 선생님은 이 시대의 아버지 그리고 로맨티시스트로서의 모습이 있었다. 또 '최불암 시리즈'에서는 굉장히 코믹스러운 연기를 하셨다. 그 모습들을 보며 천진난만하면서도 장난스러운 꾸러기 같은 모습을 담아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KBS '한국인의 밥상'까지 보면서 선생님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화하는 모습, 태도와 마음들을 닮아가려고 노력을 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이 사람처럼 똑같이 행동하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가 살아온 어떤 모습들과 비교했을 때 닮은 구석이 있다고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불암이 직접 건네준 조언들도 이제훈의 캐릭터 해석에 큰 도움이 됐다. 최불암이 이제훈에게 줬던 박영한의 포인트는 "내면에 화가 가득한 사람"이었다.

"첫 대본 리딩을 끝나고 나서 선생님께서 저한테 해주셨던 말이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박영한이라는 사람이 그 안에 화가 좀 가득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영한은 범인을 잡지 못해서 화가 있고, 또 동시에 범인을 잡고 싶어 하는 의지도 드러났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것을 마음에 담고 더욱 많이 표출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다른 작품들보다 캐릭터에 더욱 희노애락이 많은 느낌이다. 처음에는 오히려 순진무구한 청년의 모습을 담으면서 넉살 좋은 캐릭터로서 표현하고 싶었다. 원작에서 최불암 선생님이 범인을 잡고 싶어 하는 냉철한 카리스마를 온전히 녹여냈는데, 그 부분은 제가 성장하는 말미에 보여주려고 했다. 이 모든 생각에 대한 과정과 준비는 모두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박영한 형사의 풋풋한 로맨스도 눈길을 끌었다. 긴장감 넘치는 수사 과정 속에서도 박영한과 이혜주(서은수)의 로맨스가 틈틈이 등장해 힐링을 선사했다.

"대본을 보면서 저도 더욱 애정하는 장면이 됐었다. 박영한의 개인적인 부분을 로맨스로 표현하는데, 그 시절 사람들은 이렇게 표현하고 행동하면서 데이트 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굉장히 어리숙하면서도 조심스럽고, 부부가 되어서도 존댓말을 하면서 서로 존중해 주는 모습이 정말 예쁘고 아름다웠다. 근데 10부가 너무 짧아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끝나게 돼서 아쉽더라. 서은수 배우와 함께 하는 장면들은 큰 어려움 없이 예쁘게 잘 만들었던 것 같다."

또한 '수사반장 1958'에서는 원작 주연배우인 최불암이 특별출연해 화제가 됐다. 최불암은 노년 박영한을 연기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했고, 이와 동시에 이제훈은 박영한의 손자 '준서' 역할까지 1인 2역을 소화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 외할아버지가 모두 돌아가셔서 '할아버지'라는 존재가 없이 성장했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최불암 선생님을 두어 번 뵙고 촬영 현장에서 뵙게 됐는데 내가 만약에 실제로 할아버지가 되시면 이런 모습일 것 같다고 생각됐다. 저를 정말로 손자처럼 바라봐 주시고 챙겨주시는 모습에서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그래서 첫 촬영 현장에서 포옹처럼 대본에 없는 행동과 대사를 넣어 선생님에 대한 애정을 표현을 했었다. 선생님께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하는 신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표현을 해줌으로써 우리에 대한 관계가 더 잘 설명이 된 것 같다면서 잘했다고 해주시더라. 칭찬까지 해주시니 정말 감사했다. 또 6부에 나오는 장면을 찍으면서도 연기를 한다기보다 선생님과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넋두리를 하는 마음으로 표현했다. 저를 편안하게 받아주시고 바라봐 주시고 들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훈은 이제 시리즈물의 대명사인 배우가 됐다. '모범택시', '시그널' 등은 다음 시즌 제작을 확정했고, '수사반장 1958' 역시 많은 사랑에 비해 짧은 10부작으로 끝났기에 시즌2에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작품을 보고 나서 그 이후의 이야기도 보고 싶어 하는 대중의 니즈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 니즈가 있다면 저 역시 안 할 이유가 없다. 사실 반복되는 이미지 소비가 걱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제가 다른 작품을 통해 극복해야 되는 문제다. 이렇게 시리즈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국내에서는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다. 한 인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성장하는 모습과 함께 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결국 시청자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된다. 시리즈물을 통해 배우와 대중들이 교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앞선 작품들부터 '수사반장 1958'까지, 이제훈이 모두 정의를 쫓는 인물을 연기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문제 아닌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저의 현재 외모가 계속해서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에 이게 휘발되기 전에 하루 빨리 로맨스, 멜로를 찍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로맨스 장르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예정된 작품들은 있는데 로맨스 장르가 아니라서 빨리 차기작으로 로맨스 작품을 하고 싶다. 정말 희망하고 있고 실제로도 찾고 있다"며 "많은 제작진분들께서 제가 이미 정해진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작품을 제안하려는 생각을 안 하신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근데 그렇지 않다. 예정된 작품을 미뤄서라도 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훈은 '수사반장 1958' 이후에도 쉬지 않고 달린다. 다양한 드라마, 영화 등의 촬영, 개봉을 앞둔 그는 남은 2024년 하반기에도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당장 이번 주 내로 차기작 드라마를 촬영하기 시작한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7월에는 구교환 배우와 함께한 영화 '탈주'가 개봉한다. 극장으로 돌아온 게 3년 만이라서 벌써 두근거린다. 홍보도 열심히 하면서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아 볼 수 있게 또 힘내보려 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컴퍼니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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